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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생아에서 노인까지 누구나 10종 이상 백신 투여

B형 간염에서 독감 백신까지

 

독감 바이러스


2백여년 전 제너가 천연두 백신을 개발한 이후 현재까지 50종류 이상의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여러 종류의 백신을 접종받는다. 백신 부작용에 의해 영아가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작용에 비해 득이 더 많기 때문에 백신은 반드시 접종받아야 한다.

백신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유전자 이상과 같이 우리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 문제가 생겨 발생한 내인성 질병에 대해서는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단지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 등에 의해서 유발되는 외인성 질병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B형간염백신부터 시작


생백신의 경우 병균이 독성을 다시 획득해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사진은 생백신을 만들기 위해 콜레라균을 시험관에서 배양한 모습.


우리는 대한소아과협회에서 발표한 예방접종표에 따라서 태어나면서 성인이 되기까지 10종 이상의 백신을 투여받는다. 나이에 따라 약기운에 견딜 수 있는 정도를 고려해 접종표가 구성된다. 백신접종은 누구나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기본접종(BCG, B형간염,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홍역, 풍진, 볼거리, 소아마비, 일본뇌염 등)과 부모나 본인의 선택에 따라 할 수 있는 선별접종(장티푸스, 콜레라, 폐구균 등), 그리고 돌발적인 유행이 있는 경우 그 유행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임시접종(수두, 뇌수막염, 유행성 독감, 유행성 출혈열 등)으로 구분된다.

태어나자마자 처음 접종받는 것은 B형간염백신이다. 어머니가 간염보균자일 경우에는 특히 빠른 시간 내에 백신과 항체를 같이 투여해야 한다. B형간염은 급성으로 발병된 후에는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어릴 때 B형간염에 걸릴 경우 만성간염으로 이전될 확률이 높다.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와 간암으로 변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따라서 백신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이지만 10명당 1명꼴로 백신을 투여해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있어 투여 후 항체 유무를 검사해 그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좋다.

생후 4주 이내에는 BCG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이는 결핵 예방백신으로 선진국에서는 많이 사라진 질병이지만 우리나라는 ‘결핵왕국’으로 불릴만큼 아직 결핵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서 전파되고 주로 호흡기 계통(특히 폐)에 가장 많이 침범한다. 결핵은 어릴 때 걸릴 확률이 높고 걸리면 폐뿐 아니라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어 약간의 부작용은 감수하고 백신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에도 투여한다고 모두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을 줄이거나, 걸린다 해도 콩팥이나 뇌로 퍼지는 심한 결핵을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이다.

생후 2개월부터 5회에 걸쳐 투여하는 DTaP는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의 3가지를 예방하는 백신이다. 디프테리아는 디프테리아균에 감염돼 5 - 9일 간의 잠복기를 거쳐 목구멍 안쪽의 인후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심장마비, 심근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또 백일해는 백일해균이 호흡기를 통해 직접 전파돼 기도염과 함께 심한 기침을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질병이다. 한편 파상풍은 파상풍균이 칼이나 못에 찔린 상처를 통해 신경계통에 침입해 전신에 경련발작을 일으키는 병이다. 신생아 파상풍 사망률은 무려 60% 이상에 달한다. 현재는 모든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DTaP 예방접종을 실시하기 때문에 발생이 적지만, 그렇다고 백신을 맞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소아마비는 폴리오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질병으로 중추신경과 척수의 신경세포에 급성염증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감염은 증상 없이 경미하게 지나가지만, 급성감염증은 어린 아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소아마비(급성회백수염)를 일으킨다. 예전에는 발병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드물어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백신의 효력을 실감케 해준다. 이 백신은 보통 생후 2개월부터 접종한다.

임시접종도 시기가 중요

생후 12-15개월과 4-5세에 투여하는 MMR이라는 혼합 백신이 있는데, 요즘 이 백신을 투여한 아이가 사망했다는 보고가 종종 눈에 띈다. MMR은 홍역, 풍진, 볼거리에 대한 혼합 예방백신이다.

홍역은 홍역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으로 10 -11일 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콧물, 기침과 같은 감기 증상으로 시작돼 발진(좁쌀 모양의 종기가 생기는 현상)을 일으킨다. 폐렴, 중이염,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며,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환자의 배설물로 오염된 물건을 통해 간접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

풍진은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가벼운 발열과 함께 작은 발진이 온몸에 퍼지는 병으로, 특히 임신중인 산모가 풍진에 걸리면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높아진다. 12-15개월 때 접종한 예방백신은 10-15년이 지나면 그 효과가 떨어지므로 여자의 경우 13-15세 때나 결혼과 출산 전 풍진 예방접종을 한번 더 하는 것이 좋다.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는 15세 이하의 아이에게 흔히 걸리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접촉이나 침을 통해 전파된다. 처음에는 귀가 아프고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있는 것으로 시작해 귀가 붓고 오한, 미열의 증상이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고환염, 난소염,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MMR 백신을 접종받으면 95%이상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일본뇌염은 뇌염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으로 더운 여름철에 주로 발병한다. 일단 발병하면 두통, 구토, 고열, 경련, 혼수상태를 유발하며 20-30%의 사망률을 보인다. 회복이 돼도 뇌성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와 같은 심한 후유증이 남는다, 따라서 3세 이후의 아이에게 반드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임시접종을 실시할 때도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수두는 전신에 붉은 발진과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백신을 접종하면 90% 이상 예방이 가능하다. 대개는 생후 12개월 이후에 접종하지만 수두가 유행할 때는 좀 앞당겨 접종하는 것이 좋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일반 감기와는 달리 심한 통증과 기침, 설사, 구토, 근육통 등 전신의 이상 증상을 일으킨다. 저항력이 약한 아이나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매년 독감으로 2만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고, 독감이 심하게 유행할 때는 수십만 - 수백만명의 사상자를 낼 수 있다. 독감바이러스는 자신의 모습을 자주 바꾸며 독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백신을 거의 매년 맞아야 하며 독감의 유행이 시작되는 시기를 감안해 매년 11월경 접종하도록 권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백신은 70-80%의 예방효과를 나타낸다.

나라별로 종류 차이

유행성출혈열은 한탄바이러스에 의해서 발병되며, 주로 등줄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은 고열, 두통, 복통, 출혈 등이며 심한 탈수나 쇼크, 폐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만든다. 군인이나 농부처럼 이 바이러스에 노출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하지만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 외에도 장티푸스, 콜레라, 폐구균 등의 예방에 사용되는 백신이 필요에 따라 선별적으로 쓰이고 있다. 각 나라에 따라 접종되는 백신의 종류가 조금 다른데, 그 이유는 역학조사결과를 토대로 그 나라에 적합하게 조정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안정성이 검증된 백신을 노인에게 접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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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성백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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