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의약품에서의 미생물

페니실린에서 인터페론까지

페니실린에서 보듯 미생물은 인류보건에 큰 공헌을 했다. 유전공학과 함께 미생물의 역할은 더욱 비약할 것이다.

의약품 생산고의 20%가 항생제

미생물을 이용하여 만드는 의약품을 예로든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선 항생제 물질이 떠오르게 된다. 현재 전세계에서 쓰이고 있는 의약품 중에서 5분의 1이 항생제이므로 의약품 산업에서는 가장 중요한 제품인 셈이다. 사실 페니실린을 치료약으로 개발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길어진 평균 수명은 훨씬 더 짧은 채로 남아 있을 것이다. 바꿔 말하면 무서운 전염병균이나 치명적 병균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해 주고 있는 것이 항생물질인 것이다.

역시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로부터 예외는 아니어서 매년 의약품 생산고의 약20%가 항생제로 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생물을 발효 탱크에서 배양하여 항생 물질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회사는 세 군데이다.

일반적으로 항생물질을 생산할 때, 페니실린 계통의 항생제는 '페니실리움' 곰팡이를 이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다른 항생제는 방선균(放線菌)류를 사용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스트렙토마이세스' 속의 균이 이용된다. 이들 균은 곰팡이와 세균의 중간에 해당하는 모양과 성질을 지닌 특이하고 재미있는 미생물이다.

더우기 암 치료에 현재 쓰이고 있는 약중에서 약 절반이 항생물질임을 감안할 때 이들 항생제가 인간의 건강 유지에 끼치는 공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암치료용 항생제도 대부분 방선균류가 만드는 것이다.

전염병 퇴치에 큰 몫

전염병 예방약은 또한 미생물을 이용해 얻는 귀중한 약품이다. 전에는 어렸을 때 천연두를 앓다가 목숨을 잃거나 혹은 살아 남아도 얼굴이 곰보가 되는 불행한 일이 있었으나 지금은 예방약을 맞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이 병이 지구상에서 없어지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모두 '우두'라는 소에 생기는 병균, 즉 바이러스를 미리 주사해 예방하였기 때문이다.

그 밖에 소아마비, 홍역, 볼거리. 백일해, 폐렴, 폐결핵, 콜레라, 디프테리아, 파상풍, 뇌염 등 어린이의 생명을 앗아 가던 무서운 병들을 예방약(백신)으로 막아내어 어린이 사망률이 훨씬 낮아지고 있다.

요사이 B형 간염 백신이 나오고 있어 이 병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말라리아에 대한 예방약도 개발되었으므로 열대 혹은 아열대 지방의 주민들에게 멀지 않은 장래에 혜택을 주게 될 것이다.

심지어 임질가 매독에 대한 예방약까지 연구중에 있으므로 성병도 전멸시킬런지 모른다. 근래 미국에서 만연되고 있는 성병으로서 '허피스' 바이러스와 후천성 면역결핍증(소위 AIDS) 바이러스가 유명한데, 병원성 미생물을 이용한 백신을 연구중에 있으므로 조만간 예방약이 나오게 될 전망이다.

관절염이나 피부염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류가 과거에는 비싼 약이었으나 지금은 염가로 생산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이같이 비싼 약의 생산비를 줄였는 지를 알아보면 간단하다. 즉 미생물을 이용하기 시작한데서 비롯한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임신 조절에 많이 쓰이는 경구용 피임약도 미생물을 그 생산 공정 중에 이용하여 염가로 대량 생산하게 되었다.

미생물이 생성하는 각종 효소제도 또한 의약품 산업의 한부분을 차지한다. 쉽게는 소화 효소들을 대부분 미생물을 배양하여 생산하고 있다. 즉 녹말을 분해해 주는 아밀라제, 디아스타제 등과 단백질 분해 효소, 섬유소 분해 효소, 지방질 분해 효소 등이 미생물을 이용하여 생산되고 있다.

비타민류 중에서 리보플라빈(비타민 ${B}_{2}$), 비타민 C, 비타민 ${B}_{12}$) 등을 공업적으로 대량 생산하는데 미생물이 이용되고 있다. 그 밖에 아미노산을 여러 가지 넣은 주사약이 병원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미생물을 이용하여 대량 생산되는 아미노산을 원료로 하고 있다.

사람이 나이가 많아지거나 몸이 약해지면 암세포에 대한 방어력이 저하되어 암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일부 식용 버섯중에는 이러한 암에 대한 방어력을 높여 주는 고분자 물질이 들어 있음을 알게 되어 이를 약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 대표적 예가 구름 버섯에 들어 있는 '크레스틴'과 표고 버섯에 들어 있는 '렌티난'등이다. 특히 표고 버섯은 유명한 식용 버섯이므로 인체에도 안전하고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인 셈이다. 한편 버섯도 고등 곰팡이에 속하므로 이를 배양하여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인슐린
 

유전공학 기술이 낳는 혁신

최근 의약품 생산에 혁명적 진보를 가져온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하면 인체나 다른 생물의 유전인자를 대장균이나 효모와 같은 미생물 세포에 기술적으로 집어 넣어 새로운 미생물을 창조해 낼 수 있다. 이러한 생산방법을 사용하여 만들어 내는 약이 바로 당뇨병 환자에게 쓰이는 인슐린 주사약이다. 요즈음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페론도 이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미국 정부에서 인터페론을 우선 혈액암의 일종인 백혈병 치료액으로 지난 6월초에 허가해 주었다.

따라서 현재 고가로 팔고 있는 귀한 약들이 앞으로 유전공학 기술에 의해 대량염가 생산이 가능하게 되어 그 전망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밝은 것이다.

앞으로 십여년이 지나면, 무서운 암을 위시하여 인류의 생명을 앗아가는 여러 병이 미생물의 도움으로 거의 다 치료될 수 있게 될 것이다.

1986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김병각 교수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 약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