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사자자리 유성우 관측가이드

17일밤 올해도 기대되는 별똥별

작년의 실망은 뒤로하고 올해도 사자자리 유성우를 맞으러 나서자. 비처럼 쏟아지는 유성우가 아니면 어떤가. 밤하늘을 가르며 불꽃으로 타올랐다 사라져 가는 유성에게서 우주의 소식을 들어보자.

작년(1998년)의 ‘사자자리 유성우’는 몇 개월 전부터 매스컴의 보도로 기대를 한컷 부풀렸다. 하지만 몇몇의 유성들은 탄성을 자아냈지만 ‘1시간에 수천에서 수만개일 것’이라고 예측된 장관은 일어나지 않아 실망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작년의 실망을 안고 올해 또다시 기대해도 될까? 전문가들은 올해도 기대할 만한 유성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1998년과 1999년의 두 해에 모두 화려한 유성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작년에 매스컴에서 워낙 열광하는 바람에 1999년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

17일 밤 18일 새벽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해의 유성우 예상 극대 시각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11월 18일 오전11시 전후’이다. 이 때문에 중동과 유럽의 새벽 하늘에서 유성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는 유성우를 볼 수 없겠구나’ 하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위의 예측은 유성을 만드는 혜성의 부스러기들이 모혜성(템펠-터틀 혜성)의 궤도 중심에 모여있다는 가정 아래서 계산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극대 시각이 예상보다 18시간이나 빨라, 우리나라 시각으로 17일 오전에 가장 많은 별똥이 나타났다. 이처럼 혜성과 지구의 궤도 요소만으로 계산하는 극대 예보는 변수가 너무 많아 정확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몇몇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17일 밤-18일 아침에 극대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또 모혜성이 지구 궤도와 교차한 직후 2-3년 안에는, 유성우가 나타날 확률이 해마다 비슷하다고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모혜성이 지나간 궤도를 지구가 통과한 것은 혜성 통과 후 2백58일이었고, 올해 11월 18일은 혜성 통과 후 6백23일이 되기 때문에 올해도 유성우가 생길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템펠-터틀 혜성’의 주기와 같은 33년마다 대출현이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 1966년 미국에서 나타났던 유성우 출현 후 33년이 되는 해여서 다시 한번 기대되는 해이다. 설사 대장관이 없더라도 유성이 시간당 1백개 정도만 보이면 연중 가장 많은 유성이 나타나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유성을 볼 수 있다. 때문에 날이 흐리지만 않는다면 잠을 자면서 보내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천문현상이다.

부지런한 사람이 많은 별똥을


유성우의 예상 모습


■ 유성우의 예상 모습
17일의 자정 전에 준비를 끝내고, 복사점이 지평선에 얼굴을 내미는 새벽 1시 이후부터 18일 아침까지 관측을 할 생각으로 유성우의 출현에 대비하자.

1시부터 3시까지
18일 새벽 1시, 달이 지고 나면 동쪽 지평선 위에 낮게 걸린 사자자리가 나타난다. 사자의 목덜미에 위치한 복사점이 고도 20도 정도로 낮아, 가끔 위쪽으로 나는 유성이 보일지도 모른다. 3시가 되면, 사자자리의 상징인 레굴루스의 위쪽에 물음표(‘?’)를 뒤집은 것 같은 사자의 머리부분이 동쪽 하늘 중천에 걸리고, 유성우의 복사점 고도도 50도 정도로 높아진다. 복사점이 낮은 시간에는 서쪽을 향해 길게 날아가는 유성이 많기 때문에 사자자리에서 위쪽 쌍둥이자리 부근 범위를 주목하자.

5시 전후
5시가 되면, 사자자리는 완전히 동쪽 하늘 높이 올라와 복사점 고도도 70도나 된다. 예상보다 앞서 이 시각에 극대가 된다면 가장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각에는 유성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지난해의 경우는 큰개자리의 동남쪽 방향과 북두칠성 아래 북서쪽으로 큰 화구가 많이 나타났다.

일출(7시 14분)이 다가오면서 박명이 시작된다. 천문 박명 개시는 서울이 5시43분, 부산은 5시 33분이다. 박명 이후 30분 정도까지는 밝은 유성이 잘 보이기 때문에 2-3등성의 별들이 희미하게 보일 때까지 계속 관측을 하는 것이 좋다.


오로라와 함께 나타난 유성우^작년 사자자리 유성우 때 알래스카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어떻게 관찰할까?

■ 장소선택

11월 18일은 목요일이라 회사나 학교로 가야하기 때문에 멀리 야외로 나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도시지역에서는, 아파트의 옥상, 집에서 가까운 공원과 운동장이나 동쪽 하늘이 트여있고 가로등이 적은 곳 등이 관측 장소로 적당하다. 학교 교정도 넓어서 전망이 좋고, 밤에는 조명이 없기 때문에 도시지역에서 관측 적지로 꼽힌다. 그러나 많은 별똥을 보겠다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으로 가는 것이 최상이다. 도시지역에서는 광공해로 인해 보이는 별 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유성도 밝은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 맨눈 관찰
유성을 보는데는 맨눈관측이 가장 적합하다. 망원경은 상을 확대하기 때문에 유성처럼 넓은 범위의 현상을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맨눈으로 유성을 보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눈을 어둠에 충분히 적응시키고, 언제 지나갈지 모르는 유성에 대비해 장시간 밤하늘을 바라보기에 편한 자세를 취한다.

3시 경까지는, 동쪽 하늘을 중심으로 넓은 범위를 봐야 하므로 의자가 있으면 편하다. 4시 이후로는 복사점도 높아지고 천정 부근에 유성이 많아지므로, 매트를 깔고 슬리핑백이나 모포를 준비해서 누워서 보는 것이 가장 좋다. 11월의 밤은 꽤 춥기 때문에 방한에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드러누워 보는 것이 제일 좋지만 잠들어 버리지는 말기를! 진짜 멋진 광경은 지금부터다.

■ 쌍안경으로 유성흔 관찰
복사점 부근에서는 경로가 짧은 유성이 보이므로, 쌍안경의 시야 안에서도 많은 유성을 볼 수 있다. 육안으로 4등성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 도시 근교의 하늘에서도 7×50 쌍안경으로 7등성까지 보이고, 그만큼 어두운 유성도 볼 수 있다. 사자자리 유성우에 속하는 유성은 밝은 것이 비교적 많고, 그 중에는 유성이 지나간 자취에 빛나는 연기자국을 남기는 것이 있다. 이것은 유성흔으로, 보통 1-2초 동안 보이지만 가끔 5분을 넘는 연기자국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 유성흔을 쌍안경으로 보면, 상층대기의 흐름에 의해 형태가 변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 사진 촬영
준비물: 카메라, 릴리스, 삼각대, 필름(후지 슈퍼 G400, 800, 코닥 골드400, PJM640 등)

유성 사진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다.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한 뒤, 핀트는 무한대(∞)에, 셔터를 B에 맞추고 장시간 노출을 한다. 유성은 짧은 시간에 빛나다 사라지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보다 필름에는 더 어둡고 작게 찍힌다. 렌즈가 50mm 표준렌즈도 괜찮지만 보다 넓은 하늘을 담을 수 있는 초점거리 24-28mm, F1.4-2.0 정도로 밝은 광각렌즈가 있으면 더욱 좋다. 조리개는 F2나 F2.8 정도로 약간만 조인다. 완전히 개방하면 렌즈의 수차 때문에 사진의 가장자리 별들이 심하게 찌그러져 보기 싫은 사진이 돼버린다.

장초점 렌즈도 장점이 있다. 망원 렌즈를 사용하면 시야가 좁아져, 넓은 지역의 유성을 담을 수는 없지만 구경이 크기 때문에 어두운 유성까지 찍힌다. 그러나 유성의 모습이 잘려버리기 쉬우므로 200mm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카메라가 한대 뿐이라면 카메라의 방향을 복사점이 있는 사자자리나 사자자리보다 약간 위쪽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노출 시간은 사용하는 필름의 감도와 촬영 장소의 광공해 정도에 따라 다르다. ISO800의 필름으로 F2.8의 경우, 도시지역에서 1분, 교외에서 2-4분, 산 속의 어두운 하늘에서는 5-10분 정도이다. 슬라이드 필름은 노출 관용도의 폭이 좁기 때문에, 광공해가 심한 장소에서 촬영할 때 과다노출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유성 출현 직후에 밝은 유성흔이 나타나면 즉시 카메라를 돌려 촬영을 시작한다. 이때 렌즈는 85-200mm 사이의 밝은 준망원 렌즈를 사용해 밝기에 따라 1분 간격으로 10-40초 정도의 노출로 맨눈으로 유성흔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촬영한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9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동아일보사 조사연구팀
  • 박승철 아마추어 천문가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지구과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