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린이과학동아>에 실린 만화를 보고 또 보던 독자가 어느덧 대학생이 되었어요. 올해 서울대학교 화학부에 입학한 한승민 학생입니다. 아직도 책장에 어과동이 한가득이라는 한승민 학생을 만나 봤습니다.
Q.<어린이과학동아>를 언제 처음 읽었나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이 어과동에 실린 만화를 재미있게 읽는 걸 봤어요.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만화인데 과학 내용도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구독해 주셨지요. 지난 만화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부모님을 통해 3년치 과월호도 구했어요. 매달 2번 어과동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예전 호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재밌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과학 지식을 곱씹을 수 있다는 게 일반 만화책과 다른 점이었어요. 직접 만든 종이 로봇과 제 사진이 어과동에 실려서 친구들에게 자랑한 것도 기억나요.
Q.가장 인상깊게 읽은 기사나 만화가 있나요?
만화 ‘돌아온 연금술사’를 읽고 화학에 푹 빠졌어요. 원소를 수집해 대결을 벌이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원소들을 조합하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지요. 또 어과동에 실린 환경 관련 기사를 보고 과학 연구가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어요. 그러다 보니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았습니다. 화학만 좋아하던 제가 다양한 주제의 만화와 기사 덕에 관심을 넓힐 수 있었지요.
Q.어과동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었나요?
만화 ‘다운이 가족의 생생 양자역학’을 읽고 연구자를 꿈꾸게 됐어요. 만화에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입자 가속기가 나온 적이 있었어요. 그걸 보고 저도 한번 입자 가속기를 돌려 보고 싶은 마음에 CERN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지요. 그전까진 그저 과학 상식을 익히는 게 재밌었거든요. 그런데 만화에 나온 과학자들처럼 제가 직접 무언가를 연구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발견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싶나요?
올해 서울대학교 화학부에 입학했어요. 고등학교에선 MOF(금속-유기 골격체)에 관심이 많았어요. MOF는 작은 금속 조각을 유기물 분자인 리간드로 붙여서 레고처럼 조합한 나노 크기의 아주 작은 물질이에요. 조각 사이사이 구멍에 약물이나 가스 분자를 담을 수 있어 신약 개발 등의 화학 연구에 유용하지요. 대학에서는 화학의 여러 분야를 넓게 공부해 보고 대학원에서 연구할 분야를 결정할 계획이에요.
Q.어린이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어과동 독자들이 꼭 저처럼 과학자를 꿈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제게 어과동은 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보는 잡지라기보다 과학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친구 같았거든요. 그래서 어과동을 통해 그저 즐겁고, 편하게 과학을 접했으면 좋겠어요. 어과동을 보면 과학에 처음 호기심을 갖게 된 순간의 설렘이 아직도 느껴져요. 그래서 지금까지 모은 어과동을 버리지 않고 갖고 있답니다. 나중에 제 아이가 생기면, 어과동을 보여주면서 아빠가 이 책 덕분에 과학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