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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정화

유기물질·부유물질 90%이상 제거 가능

하천이나 들판에 웬만큼의 유기물질을 내버려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정화되는 것은 대부분 환경미생물의 정화작용에 기인한 것이다.


미생물(microorganism)은 환경을 좋게 하는 데도 나쁘게 하는 데도, 나아가서 환경을 인위적으로 정화시키는 데에도 가장 중요한 생물이다. 오늘날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인위적인 환경 정화와 관련한 미생물의 역할에 새로이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물기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나 존재

미생물은 이름 그대로 크기가 매우 작아서 육안으로는 바로 알아볼 수 없고 현미경을 이용해야 식별이 가능한 생물이다. 좁은 의미의 미생물은 세균(bacteria) 균류(fungi) 바이러스 등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원생동물(protozoa) 조류(algae)를 포함한다. 환경미생물은 여기에다 1-2mm 이하의 미소 후생동물까지 포함하게 된다.

물이나 토양 속에는 일견 인간생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작은 생물이 무수히 존재하는데, 바로 이 환경 미생물이 자연환경의 정화에 크게 기여한다. 습한 토양 1㎤ 중에는 보통 수억의 세균을 위시해 각종 환경미생물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가 하천이나 들판에 얼마간의 유기성 오염물질을 내버려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정화되는 것도 대부분 이들 환경미생물의 정화작용에 기인한 것이라 봐도 좋다. 이와 같이 넓은 공간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는 하지만 자연환경이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자정능력(自淨能力)은 중요하다. 인류 역사에서 환경오염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것은 그때까지만 해도 오염부하가 자정능력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환경을 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은 자연계의 거의 모든 장소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물기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고 미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면 좋다. 다른 환경 조건, 이를테면 용존산소 온도 pH 영양분 수압 등에 대해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잘 견디는 여러 미생물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

물리화학적 처리와 생물학적 처리
 

(그림1) 하·폐수 발생부터 활성오니법을 이용한 처리시설의 지하화 예(일본 나고야시)
 

폐수처리법은 물리화학적 처리와 생물학적 처리로 크게 나누어진다. 전자는 하수나 폐수 중에 포함된 부유물질이나 무기물을 제거하는 것으로 침전 중화 응집 여과 부상 등의 방법이 응용되고 있다. 생물학적 처리는 보통 2차처리(secondary treatment)라 하여 침전되지 아니한 부유물질(보통 SS라 칭함)과 용해성 유기성분(보통 BOD 성분이라 칭함)을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생물처리의 목표로서는 ① 폐수 중의 유기물(BOD)이나 부유물질(SS)을 제거해 투명한 처리수를 얻는 것 ② 질소나 인 등의 영양염류를 가능한 범위에서 제거하는 것 ③ 발생하는 슬러지(오니) 양을 감소시키는 것 ④ 가능한 한 유익한 물질을 자원으로 회수하는 것 등이 일컬어지고 있다.
 

(표1) 생물처리법의 분류
 

생물처리의 종류는 (표 1)과 같다. 이들은 각각 미생물의 대사반응(代謝反應)을 이용한 처리법으로 주로 폐수 중의 유기물을 제거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러나 생물처리만 단독으로 쓰이는 것은 드물고 폐수의 성상에 따라 침전 여과 응집 등의 물리화학적 처리를 전처리 또는 후처리 단계로 조합해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진 외국의 경우 하·폐수처리장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킨 지는 오래다. 하·폐수의 발생에서부터 활성오니법(activated sludge process)을 이용한 처리시설의 지하화(지상부의 공원화) 예는 (그림 1)과 같다. 이 처리공정에서 활성오니(사진 1)에 의한 미생물반응이 일어나는 곳이 폭기조(aeration tank)다.
 

(사진1) 활성오니 미생물
 

이밖에도 생물막(biofilm)을 이용해 폐수를 처리하는 회전원판법, 살수여상법 등 여러가지 공법이 활용되고 있다. 아무튼 2차처리를 거치면 BOD, SS 모두 90% 이상 제거가 가능하다.

활성오니나 생물막의 물질수지를 도식적으로 나타낸 것이(그림 2)다. 생물처리는 자정 작용의 일부분을 탱크내에서 인공적으로 능률을 높여 진행시키는 프로세스다. 즉 폐수 중의 유기물을 세균이나 원생동물 등 미생물의 대사를 이용해 분해하는 처리법이다.

미생물의 대사는 호기성과 혐기성으로 나눌 수 있다. 호기성 대사에서는 탄소화합물은 탄산가스와 물, 질소화합물은 암모니아 또는 질산염으로 된다. 혐기성 대사에서는 유기물은 유기산 알코올 등을 거쳐 최종 산물로서 탄산가스 수소 황화수소 질소 메탄 등을 발생한다.

호기성 대사에서는 유기물이 미생물체로 합성되는 비율이 높으나, 혐기성 대사에서는 그 비율이 낮다.

미생물 사이에 먹이사슬이 존재하게 되며, 이 먹이사슬이 길어질수록 에너지로 소비되는 비율이 크게 돼 그 계에 존재하는 생물체의 양은 적게 된다.
 

(그림2) 호기성처리 물질수지
 

미생물도 3D 현상 싫어해 잘 관리해야

하·폐수의 2차처리 단계에서 미생물을 활용하면, 생활오수의 BOD, SS를 90% 이상 제거해 모두 20-30mg/L 정도로 수질을 정화해 자연수계로 내보낼 수 있다. 이러한 생물처리 기술은 재주는 곰대신 미생물이 부리도록 하고, 이익은 인간이 왕서방을 대신해서 챙기는 격이라 비유할 수 있다.

미생물도 생물인만큼 생활 환경을 잘 맞춰주어야 제기능을 발휘한다. 폐수중에 강한 액성(pH) 중금속 등 독성물질이 유입돼서는 안되며, 또 먹이를 너무 풍부하게 주어 F/M비(food/microorganism)가 수준 이상이 되면, 미생물들에게도 3D 현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분해하기 쉬운 물질만 주로 섭취하고 분해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폭기조 내의 미생물을 수는 많고 (고농도) 먹이는 평균적으로 모자라는 상태 (낮은 F/M비)로 해 먹이 경쟁이 치열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미생물처리 기술의 핵심이 된다. 이 배고픈 상태의 미생물은 유입되는 폐수 중의 각종 유기물을 더운 밥 찬 밥 안가리고 열심히 분해 섭취하려 한다. 그렇다고 해서 미생물 수에 비해서 먹이를 너무 적게 주어 굶어 죽을 지경이 되면 물론 처리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표준활성오니법의 경우 미생물체 1kg당 하루 0.3kg 정도의 BOD(먹이)를 주는 것이 적정기준이다.

유전자 공학 응용하면 특수 폐수도 처리 전망

근래에는 부영양화 원인 물질인 질소 및 인의 영양염류 제거에도 미생물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인의 제거에 호기성 활성오니를 일시적으로 혐기성 상태로 두게 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인을 방출(에너지 획득수단임)하나, 이를 경험한 세균은 다시 호기성 상태가 되면 평상시의 인 축적량보다 많게는 3-4배까지 체내에 인을 과잉섭취하는 특성이 있다. 특정 미생물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혐기호기(A/O)법의 생물학적 탈인 처리기술이 개발됐다.

앞으로 미생물의 유전자 변환 등 유전공학 기술을 응용하고, 또 담체(擔体) 고정화 기술 등을 결합하게 되면,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처리영역을 훨씬 뛰어넘어 특수 폐수의 미생물 처리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남극에서는 영하 20℃ 이하에서 잘 견디는 저온균이 발견됐고, 1백℃에서 증식가능한 호열균(好熱菌)이 온천수에서 분리되고 있다. 또 어떤 종류의 유황 세균은 pH1의 강산에서도 증식하는가 하면, 염분농도 25% 이상에서 견디는 호염균(好鹽菌)의 존재도 이미 보고된 바 있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깊이 1천m 의 심해저에서도 많은 미생물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염된 흙처리

메탄생성, 전기재원으로 재활용

앞으로 오니를 처리 후에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질적 변화를 위한 처리방법을 적용, 자원으로서 순환 이용해야 하는 것, 이것이 오니처리에서 미생물을 이용해야 하는 까닭이다.


하수나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오니(汚泥:슬러지)가 발생한다. 폐수처리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1차처리 과정의 최초 침전지에서 1차 오니가 발생하고, 생물처리 후의 최종 침전지에서 2차 오니가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 밖에 스크린 찌꺼기나 침사지(沈砂池)로부터의 모래도 발생하지만 이것들은 별도로 처리한다.

농축 소화 탈수 후 매립이 일반적

현재 국내의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슬러지케이크(오니를 처리해서 탈수한 찌꺼기)는 하루 약 1천5백㎥로 추정되고 있다. 오니처리 과정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보통 농축 소화 탈수 후에 매립처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폐수처리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오니량이 날로 증가해 그 최종 처분에 어려움이 많다. 오늘날 오니처리는 인간의 건강과 환경보전에 해가 없도록 안정화하는 것뿐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양도 감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본은 도시에서 자주 소각처리도 하고 있으나, 에너지 소비가 많고 소각해도 중량의 약 3분의1이 소각재로 남으므로 결국 소각재 처분도 문제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 방지에는 고가의 시설과 비용이 소요된다.

앞으로 오니처리는 에너지 절감형으로 하고 더구나 처리 후의 오니를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즉 질적 변화를 위한 처리방법을 채택해 자원으로서 순환 이용해야 한다. 바로 이 점이 오니처리에서 미생물을 이용해야 하는 까닭이다.

축사 폐기물 등의 처리에 자주 쓰이는 퇴비화(composting) 기술이 하수 및 분뇨처리에 의한 오니의 퇴비화에도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오니 및 축사폐기물 등의 퇴비화는 농지환원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니로부터 에너지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혐기성 미생물을 이용한 혐기성 소화(anaerobic digestion)가 주로 이용된다. 혐기성 소화에 의해서 오니중의 유기성분으로부터 메탄을 생성, 가스터빈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실용화돼 있다.

이처럼 에너지 절감형의 오니처리를 한 후에 순환이용을 하기 위해서는 물리 화학적 처리가 아니라 자연의 정화기능에 대한 효율을 인공적으로 높인 생물학적 오니처리가 적합하며 앞으로 생물처리는 그 중요성이 더해 갈 것이다.

각광받는 혐기성 처리방식

폐수 및 폐기물의 처리법으로 최근 다시 혐기성 처리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호기성 처리방식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적고 폐수나 폐기물이 지니고 있는 잠재 에너지를 유효한 에너지(메탄가스)로 변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니의 감량화 안정화가 가능하고 병원미생물이나 기생충 알이 사멸된다는 등의 특성을 새로이 인식하게 됐기 때문이다.

종래에는 주로 고농도(BOD 15,000mg/L) 폐수 및 분뇨, 혹은 고형물 함량이 2-7%의 하수오니 등을 대상으로 혐기성 소화 처리방식이 적용돼 왔으나 현재는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져 있다.

토양개량에 유용한 퇴비화

혐기성 소화과정은 크게 유기물로부터의 산 생성과정과 메탄 생성과정으로 나눈다. 산 생성과정에서는 혐기성 가수분해세균 및 휘발성 유기산 생성세균의 작용이 중요하고 메탄생성 단계에서는 메탄생성 세균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일반적으로 메탄생성 세균은 산 생성 세균에 비해 pH 온도변화 공기 독성물질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한다. 혐기성 소화 반응을 지배하는 것은 메탄생성세균이 활약하는 곳인 메탄생성상(相)이라 할 수 있다.

퇴비화는 유기폐기물을 미생물에 의해 호기적인 조건하에서 안정시켜 토양의 개량에 유용하고 작물이 자라는 데 도움이 됨과 동시에 취급이 용이한 유기물을 만드는 것이다.

퇴비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전처리(조정), 1차발효 및 2차발효(숙성)로 이루어진다. 조정은 미생물이 증식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양 수분 통기성 및 pH조정이 필요하다.

1차발효는 퇴비화의 초기과정으로 미생물에 의해서 주로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유기물을 활발하게 분해하는데, 이때 고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정 후의 유기물을 1-2m 높이로 퇴적하고 강제적으로 통기하면서 뒤집는 빈도를 많게 한다. 1차발효의 기간은 보통 1-2주이다.

숙성에서는 고분자 유기물을 서서히 분해하면서 동시에 부식물질을 생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1차발효 퇴비를 2m 정도로 퇴적해 통기를 행하지 않고 가끔 뒤집기를 한다. 숙성에는 일반적으로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지렁이도 오니처리에 한몫

지렁이 생육의 필수물질은 탄수화물 단백질 및 지방이며 이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인 주성분인 제지 슬러지만으로는 지렁이 생육이 잘 되지 않지만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공장 슬러지를 혼합하면 생육이 가능하다.

하수오니 중의 영양분은 탄수화물 20% 단백질 30%, 지방 5% 정도로 영양가가 높다. 그러나 생오니는 혐기적으로 되기 쉽고 황화수소나 암모니아를 발생시키기 쉽기 때문에 지렁이가 생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하수오니를 이용하려면 먼저 퇴비화해서 어느 정도 안정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지렁이가 먹는 것만으로 오니량의 감소는 그다지 기대할 수 없지만 지렁이가 있으면 다른 세균의 활동이 활발하게 돼 결과적으로 오니량도 감소한다. 지렁이는 유기물을 섭취해 체내에서 씹은 후 점성물질과 함께 분을 배출한다. 분 중에는 먹이유기물보다 세균수가 많고 산소요구량이 크므로 보다 분해되기 쉽게 된다.

토지황폐화 방지

자연농법으로 수확량 증대효과


농약과 화학비료의 과다한 사용으로 토양황폐화와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생물을 이용한 자연농법이 국내에도 도입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작물 생육의 기반이 되는 토양 속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미생물들이 서로 경합하며 공존공영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공기를 좋아하는 호기성(好氣性) 미생물, 공기를 덜 좋아하는 혐기성(嫌氣性) 미생물, 또 농작물 생육에 유익한 균과 해로운 균 등이 서로 함께 생존하고 있다.

유효한 미생물을 배양해 활용

그러나 이들 미생물의 번식특성상 어느 특정 미생물이 우점(優占)할 때에는 다른 미생물들의 번식이 억제되고 우점 미생물의 번식이 왕성해지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농작물 생육에 유효한 미생물들이 토양중에서 우점할 수 있도록 처음에는 인위적으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호기성 혐기성 미생물중에는 유효한 것과 유해한 것이 있다. 이들 중에서 각각 작용이 다른 유효한 미생물들만 골라서 인공적으로 배양·활용함으로써 농작물의 증수(增收), 품질향상, 토양중 유기물 함량의 증대, 수질정화 및 환경보존 등에 이용하는 농법을 자연농법 또는 EM농법이라 한다.

EM은 Effective Microorganism(유효 미생물군)의 약자. 이 농법은 일본 류큐(琉球)대학 히가테루오(比嘉照夫) 교수가 10여년의 연구끝에 1982년 완성, 그 후 실증실험을 거쳐 1990년부터 미국 브라질 태국 등 동남아 각국에서 호평받으며 급속히 보급돼가고 있다. 현재는 프랑스 등 유럽지역에서도 시험재배중이다.

양질의 농산물 다수확 가능

EM배양액중에는 10속80여 종의 유효 미생물들이 혼합·배양돼 있으나 주요한 미생물은 광합성세균 효모균 유산균 방선균 등이다. 이들 미생물은 주로 발효식품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들이며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광합성세균은 토양이 받는 빛과 열을 에너지원으로 한다. 식물뿌리의 분비물, 유기물 또는 유해가스 등을 먹이로 해 질소화합물 아미노산 생리활성물질 당류 등 식물의 생육을 촉진시키는 다수의 물질을 합성하는 작용을 한다. 또 식물뿌리에서 흡수되지 못한 불용성 인산을 식물에 공급해줄 수 있는 근균(根菌)을 증가시키고 질소고정균의 일종인 아조토백터와 공생해 질소고정능력을 더욱 촉진해주는 작용을 한다.

유산균군균(群菌)은 광합성세균 효모균 등으로부터 받은 당류 등을 원료로 해 유산을 만들어낸다. 이들 유산은 강한 살균력이 있어서 토양중의 유해한 미생물들의 활동과 유기물의 급격한 부패분해를 억제해준다.

효모균은 작물의 뿌리로부터 나오는 분비물, 광합성세균이 배출하는 아미노산, 당류와 토양 속 유기물등을 이용해서 작물에 유효한 물질로 바꾸어준다. 또 효모균이 만들어내는 생리활성물질 등은 뿌리가 세포분열을 좋게 해준다. 방선균은 광합성세균이 만들어내는 아미노산을 받아서 항생물질을 만들어 유해한 미생물들의 번식을 억제해주고 유효한 미생물들의 활동을 좋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이와 같이 유효한 미생물들의 번식이 왕성해지면 토양이 비옥해지고 균형잡힌 토양이 된다. 따라서 토양피해 등의 발생이 억제돼 양질의 농산물을 다수확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유효 미생물들이 토양 속에 정착해 왕성하게 번식하면 작물생육에 유효한 많은 아미노산이나 유기산, 비타민 C와 E, 그밖에 식물호르몬인 옥신 지베렐린 시토키닌 등의 생리활성물질 등이 토양 속에 많이 생성된다. 이에 따라 화학비료와 농약 위주의 기존농법으로는 아무리 재배를 잘 해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수확량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미니토마토를 기존농법으로 재배하면 한 가지에서 30개 정도밖에 수확하지 못하나 EM농법을 쓰면 1백-1백50개 정도가 매달린다. 오이도 기존농법으로는 한 마디에서 1개밖에 수확하지 못하나 EM농법으로 재배하면 한 마디에서 오이를 따내도 다시 꽃이 피고 자라 3-4개까지 수확할 수 있다.

쌀농사에서도 EM농법을 계속 채택하면 1단보당 7백-8백kg을 생산하는 것은 보통이다. 1단보당 2백kg 정도밖에 수확하지 못하는 일본 북부지방 야마가타(山形)현 냉해지에서도 5백-6백kg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92년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의 위탁 재배 시험결과에서도 관행(慣行) 재배구역에 비해 5%의 증수효과가 있었다. 필자가 지난 92-93년 EM 발효재를 사용한 시험에서도 전년도보다 더 많이 수확할 수 있었다.
 

(그림) EM발효재 양을 달리했을 때 10a 당 현미 수확량
 

축사 악취제거에도 이용

산소가 있으면 활동이 둔해져서 없는 편이 좋은 미생물을 통성혐기성균(通性嫌氣性菌), 조금은 있는 편이 좋은 균을 미혐기성균(微嫌氣性菌)이라고 한다. 이들 혐기성균들은 3-5억년 전 지구의 탄산가스가 지금보다 35-40배나 많고 기온이 3-5℃가 높으며 암모니아 메탄가스 유화수소가 많아서 인간이 살 수 없었던 시대에 주역을 이루었던 미생물들이다.

이 미생물들은 유기물이 부패할 때 내뿜는 물질인 암모니아나 유화수소등을 먹고 대신 산소를 배출한다. 그 결과 지구는 산소가 많이 증가했고 산소를 필요로 하는 호기성 미생물이 진화해 지금은 공기를 좋아하는 호기성 미생물들이 주역이다. 반면에 혐기성 미생물들은 지하나 소택저부(沼澤底部), 인축(人畜)의 내장 등에서 겨우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이들 혐기성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악취물질을 먹게 하고 산소를 배출시키는 원리를 이용하면 축사의 악취를 제거할 수 있다. 축사에 EM을 2백-5백배 정도로 희석해 살포하면 유기물이 부패할 때 생기는 악취 물질인 암모니아 가스 등을 먹고 산소를 배출하게 되므로 악취가 없어진다.

또 사료를 EM으로 발효시켜 소 1두당 1일 한 주먹(약 20g)씩 기존 사료에 섞어서 먹이면 장내의 악취를 흡수하고 소화를 도와 생장이 빨라지고 건강해지며 육질도 좋아진다. EM은 소가 먹는 물에 1만배 정도로 희석해 먹여도 좋다.

음식찌꺼기를 유기질 비료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소 돼지 닭 등을 사육하면 축사에서 나오는 두엄이나 분뇨도 이미 발효된 상태이기 때문에 냄새가 없다. 고인 오줌도 정화돼 농작물에 곧 바로 시비해도 수질이 오염되지 않는다.

그밖에 혐기성 미생물의 원리는 분뇨처리 하수처리 공장폐수의 수질정화 등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EM을 이용하면 주방의 음식찌꺼기를 좋은 비료로 만들 수 있다. 음식물 찌꺼기에서 물기를 뺀 다음 쌀겨에 EM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자재를 음식물 찌꺼기 1kg당 10-20g씩 뿌려서 양동이나 비닐봉지에 넣고 밀폐해 둔다. 매일 나오는 쓰레기를 같은 방법으로 되풀이해 용기에 3분의2쯤 차면 밀폐하거나 공기를 빼서 끈으로 묶은 다음 7-10일간 방치해 둔다.

이를 정원에 있는 화목류 주변을 파고 묻거나 화분 속에 묻으면 양질의 유기질 비료가 된다.

이처럼 EM으로 처리하면 음식물이 부패하지 않아 악취가 나지 않으며 쓰레기 감량은 물론 양질의 유기질 비료로서 농작물에 직접 이용할 수 있다.

일본 기후(岐阜)현에서는 도시 아파트 주민과 농가가 계약, 도시에서는 EM으로 발효시킨 음식찌꺼기를 농가에 제공하고 농가에서는 이로 재배한 농산물을 도시민에 제공하는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행정관청에서는 쓰레기가 감량돼 더욱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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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응호 교수
  • 이경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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