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대기는 운석이나 우주선으로부터 지구생명체를 보호해 준다.


만약 지구에 대기가 없다면 생물이 숨을 쉴 수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매일 우주에서 떨어지는 운석과 우주선(cosmic ray)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밤낮으로 엄청난 폭으로 변하는 기온변화 때문에 큰 고충을 겪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구에서 생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지구를 이불처럼 덥고 있는 대기 때문이다.

지구 대기의 99%는 질소(78.1%)와 산소(20.9%)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극히 미미하게 있는 이산화탄소(0.035%), 메탄(0.0002%), 수증기(0 - 4%) 등이 생명체가 살아가는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지구를 따뜻하게 해주는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다.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기체는 파장이 짧은 빛은 통과시키고, 파장이 긴 적외선은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지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태양빛은 파장이 매우 짧다. 이산화탄소는 이러한 빛을 그냥 통과시킨다. 지표가 태양빛을 흡수했다가 다시 방출하는 빛은 파장이 긴 적외선인데, 이러한 빛은 이산화탄소가 흡수한다. 결국 이산화탄소는 지구로부터 우주 밖으로 배출되는 에너지의 양을 줄임으로써 평균 15℃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게 해준다. 만약 이러한 온실효과가 없었다면 지표의 온도는 -18℃로 떨어지고 온도변화도 컸을 것이다.

그런데 온실효과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최근 크게 늘면서 지구가 급격하게 뜨거워지고 있어 문제다. 1993년 로드아일랜드대학에서는 그린랜드의 만년설에 구멍을 뚫어 얼음을 채취한 다음 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1만1천년 전 빙기가 끝나고 간빙기에 들어설 때부터 지금까지의 기온 상승폭은 최근 수십년 동안 일어난 기온 상승폭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다시 말해 지난 몇십년 동안 일어난 기온 상승이 1만년 동안 일어난 기온상승과 맞먹을 만큼 컸다는 얘기다. 또 지난해 미국립해양대기청(NOAA)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1997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16.92℃로 지난 5백년 동안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비슷한 결과를 얻는다. 1998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4.5℃로 1907년 기상관측을 한 이후 가장 높았다. 원인은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보고 있는데, 1997년 3백67ppmv(1백만분의 1부피)이었던 이산화탄소의 양은 이듬해 3백70ppmv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평균 이산화탄소 증가량(1.5ppmv)의 2배가 된다.

온실효과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극지방과 고산지대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다. 만약 이대로 지구기온이 상승한다면 1백년 후 해수면은 15-95cm 가량 올라간다. 전세계 인구의 20%가 몰려있는 해변이 바닷물에 잠긴다는 뜻이다.

최근 일어나는 지구온난화의 특징은 인간에 의해 일어나는 기후변화로, 자연에 의한 기후변화에 비해 급격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인간과 자연 생태계가 여기에 적응할 만큼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음을 의미한다. 결국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찾아 이를 줄이지 않는 한 지구촌에 커다란 재앙이 올 수 있다.

지금까지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태양밝기의 변화, 화산폭발, 엘니뇨 현상 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그 주범은 이산화탄소의 증가라는 게 다수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급증하는 원인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쓰기 때문이다.

현대 문명은 인간이 만들어낸 엄청난 에너지 위에서 건설된 것이다. 그 에너지란 바로 전력. 그래서 전력이 없는 현대문명은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 세계 전력 생산의 3분의 2를 화석연료를 태우는 화력발전소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나머지는 수력발전이 약 20%, 원자력 발전이 약 17%, 지력 발전이 1% 미만을 담당하고 있다. 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으면 전력의 3분의 2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

그동안 화석연료는 산성비, 분진, 유독가스 등 환경공해 차원에서만 검토돼왔다. 그런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심한 가뭄과 폭우, 홍수,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나자 그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자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리우환경회의)에서는 세계 각국이 2000년까지 1990년 수준(353ppmv)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기후변화협약을 맺었다. 그때 약속한 날이 불과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동안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나라에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따라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든지, 화석연료의 대안을 찾든지 해야 한다.

만약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를 그대로 유지하려면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던 전력의 일부를 원자력발전소가 담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자연 상태에서 물이 가지고 있는 위치에너지를 이용하는 수력은 말 그대로 자연이 협조하지 않으면 생산량을 늘릴 수 없고, 태양열발전이나 태양광발전은 대단위 전력생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력 수급계획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1995년 원자력과 화석연료의 비율은 34.5% 대 63.1%였는데, 2010년에는 45.5% 대 53.1%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9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환경학·환경공학
  • 지구과학
  • 에너지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