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설립된 이화여대는 13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여대다. 이화여대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의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국내 종합대학 기준 피인용논문수 1위를 기록하고, 로이터통신이 발표한 ‘아시아 최고 혁신 대학 Top 75’에 3년 연속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대학임을 인정받고 있다.
2018학년도 이화여대 수시모집 경쟁률은 14.00대 1(총 모집인원 2358명, 지원인원 3만3001명)이었고, 정시모집경쟁률은 4.71대 1(총 모집인원 927명, 지원인원 4363명)이었다. 이윤진 입학처장(수학과 교수)을 만나 이화여대의 인재상을 들어봤다.
학생의 다양성 고려한 입학전형
“개인의 인격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나눔과 섬김을 바탕으로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지도여성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입학처장은 이화여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을 이같이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이 입학처장은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 보여주는 우수성을 그대로 평가에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대학 자체 기준을 내세우기보다는 학생부를 통해 알 수 있는 학생의 발전 가능성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화여대 입학전형에는 학생을 다양한 기준에서 평가하기 위한 고민이 녹아 있다. 우선 수시모집은 4개 유형으로 나눠 선발한다. 교과 성적과 면접을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학생부 종합전형, 교외 수상실적을 반영하는 특기자전형, 논술시험을 치르는 논술전형 등이 해당된다.
또한 전형요소와 선발단계를 최대한 줄여 수험생들이 자신의 강점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학생부교과전형은 2019학년도부터 면접 대상자를 확대했다. 서류평가를 통한 1차 선별을 없애고 지원자 전원에 대해 면접을 실시한다.
이에 반해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올해부터 면접을 폐지해 100% 서류로만 평가할 방침이다. 정시모집은 100% 수능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수시모집과 달리 고등학교 교과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시모집을 통해 이화여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입학처장은 “학생들이 수능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정시모집에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선발 방식에도 차이를 두고 있다. 수시모집은 학과별로 나눠서 선발하는 반면, 정시모집은 계열별로 통합해 선발한다. 이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 활동보고서 등 정성평가에 기반을 둔 수시모집에서는 학과별로 선발해 학생들이 진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정시모집에서는 계열별로 통합 선발해 전공에 대한 부담을 덜고 수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항목은 다른 항목으로 만회 가능”
이화여대의 서류평가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학업역량의 우수성’ ‘학교활동의 우수성’ 그리고 ‘발전 가능성’이다. 이입학처장은 “특정 영역에 더 비중을 두지는 않는다”면서 “3개 항목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균형감 있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학업역량의 우수성은 주로 기초학업역량과 교과학습발달사항을 통해 이화여대에 입학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학교활동의 우수성은 학문탐구에 대한 기초 소양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교내활동을 참고한다. 마지막으로 발전가능성은 학교생활에서 보여준 자기주도성과, 문제해결력, 리더십 등을 통해 잠재력을 확인한다.
이 입학처장은 “서류평가는 항목별 점수를 매기지 않고, 서류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합격자들 가운데 총점이 같아도 평가요소별 점수 분포가 서로 다른 경우가 다반사”라며 “한 평가요소에서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다른 평가요소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자기소개서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입학처장은 “고등학교 3년간 지원 전공에 적합한 활동이나 실적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공적합성이라는 평가요소를 너무 부담스럽게 해석하지 말고, 고교 과정에서 어떤 기초역량을 쌓았으며 이를 통해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중점적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2019학년도 논술전형, 특기자전형 강화
이화여대는 올해 논술전형을 강화한다. 논술전형은 학생부(30%)와 논술(70%)을 종합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으로, 2019학년도에는 모집정원의 20.8%를 논술전형으로 선발한다. 이는 2018년 17.1%에 비해 3.7% 증가한 수치다.
대신 학생부종합전형이 26.4%에서 24.3%로 축소됐다. 정시모집도 올해 소폭 강화된다. 2018학년도 기준 26.0%였던 정시모집 비율은 2019학년도에 27.2%, 2020학년도에는 30.0%로 늘어난다. 이 입학처장은 “의학전문대학원과 의대가 통합되면서 의대 정원이 올해 정시모집에 일부 추가됐다”며 “2020학년도부터는 계열별 통합선발로는 배정하기 어려웠던 사범대나 간호학과도 일부 정
시로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교내·외 수상실적이 뛰어난 여학생이라면 특기자전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화여대는 2019학년도 특기자전형 중 과학특기자 전형을 통해 79명을 선발한다. 이는 2018학년도 54명에 비해 46.3% 증가한 것이다.
이 입학처장은 “특히 엘텍공대 소속 학과(전기전자공학, 화학신소재공학, 환경공학,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 휴먼기계바이오공학)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특기자 전형을 노려볼만 하다”며 “이번에 증가한 정원은 모두 엘텍공대에 배정된 인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