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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빛보다 빨리 달리는 우주선 초광속비행

연료만드는데 천문학적 시간 소요

 

초광속 여행


인류가 처음으로 지구 이외의 천체를 방문한 것은 1969년 7월 20일 미국의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때였다. 그 후 태양계에 대한 우주 탐험이 본격화돼 우주라는 존재는 인류에게 매우 가깝게 느껴지고 있다. 1997년에는 마스 서베이어호와 마스 패스파인더호가 화성에 착륙해 화성에도 과거에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보내주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은 우주 여행에 필요한 시간이다. 화성까지라면 현재의 우주선으로 8개월 정도에 갈 수 있지만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까지는 최소한 50년이 걸린다. 또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별인 센타우루스까지는 겨우 4.3광년(1광년 = 9조4천6백억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지구에서 명왕성까지 거리의 1만배가 되므로 단순히 산술적으로 따지면 50만년이 필요하다. 인간의 수명을 고려할 때 현재의 기술로는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여행은 어렵다는 뜻이다.

무한대로 늘어나는 우주선 질량

만일 우주선이 빛의 속도로 날아간다면 센타우루스별까지 겨우 4.3년만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가장 큰 걸림돌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에서 드러난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물체의 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물체에 힘을 가하면 물체의 질량도 증가한다. 물체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물체가 점점 무거워져 어느 순간 더이상 가속시킬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질량과 속도 사이의 관계는 m = ${m}_{0}$/(1-v²/c²)1/2로 주어진다. 이 식에서 ${m}_{0}$는 물체의 정지질량이다. 또 m은 물체가 관찰자에 대해 속도 v로 움직이고 있을때 관찰자가 측정하는 질량이다. 만일 우주선의 속도(v)가 광속(c)으로 움직이면 우주선의 질량(m)은 무한대에 이르게 된다.

이 무거운 우주선이 광속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무한히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최근 항성간 유인 우주선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반물질이다. 원자를 구성하는 물질인 양성자, 전자, 중성자에는 각각에 대응해 전하가 반대인 반양성자, 양전자, 반중성자가 존재한다. 이 반물질이 보통의 물질과 반응하면 ‘쌍소멸’을 일으켜 물질들의 질량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변환된다. 이 에너지의 양은 우주선이 광속으로 여행하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만일 광속의 50% 정도로 비행해도 8-9년이면 센타우루스별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물질의 양이 문제다. 만일 1천t의 우주선으로 센타우루스별까지 비행하려면 3백t의 반물질이 필요하다고 한다. 문제는 3백t의 반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원자력 발전소 시설을 사용할 때 30억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이다. 그나마 반물질 생성 효율을 현재의 1만배로 늘렸을 때의 기간이다.

우주 공간에서 연료를 모아 추진력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성간 물질을 재료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성간 물질의 밀도가 지구 대기의 1억분의 1보다 작다는 점이 문제다. 만약 1천t 규모의 우주선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수천km에 이르는 흡입구를 가져야 한다. 이런 거대한 규모의 우주선을 만드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지구의 지름이 1만2천7백km 정도임을 생각해보자)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정도에서 초광속 비행을 단념하려고 하지 않는다. 물리적인 방법으로 광속 우주선을 제작하는 아이디어는 불가능하지만, 광속 여행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는 새로운 개념은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웨일스의 물리학자 앨큐비에르는 시공간을 임의로 변형시킴으로써 초광속 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원리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시공간을 우주선의 뒤쪽으로 엄청나게 팽창시키면 우주선이 몇분 전에 출발한 우주 기지는 수광년이나 멀어져 갈 것이다. 다음에는 반대로 우주선 앞쪽의 시공간을 수축시키면 수광년이나 떨어져 있던 우주선의 목적지가 코앞으로 다가와, 평범한 분사 추진식 로켓이라도 몇분 내에 그곳에 도착할 수 있다.

시공간을 마음대로 조작

여기서 초광속으로 달린다는 말은 결국 우주선의 앞쪽 또는 뒤쪽 시공간을 확장하거나 수축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 경우 우주선은 결코 빛보다 빨리 가는 것이 아니다. 우주선은 공간의 파도를 따라 밀려나가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론은 간단한 것 같지만 이를 현실적으로 실현하는데 많은 문제점이 생긴다. 이런 초광속 비행을 가능하게 하려면 시공간을 구부러뜨리는데 필요한 물질과 에너지의 분포를 임의로 조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주선을 광속으로 가속시킬 때 필요한 에너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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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종호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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