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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자연요법7: 영양요법

식생활 습관고쳐 면역력 증대

지난 1995년 전국 초·중·고교생 7백만여명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10년 전에 비해 키와 몸무게는 커지고 늘어난데 비해 1백m 달리기, 턱걸이, 던지기, 오래 달리기 등을 통한 체력검사는 오히려 나쁜 기록을 나타냈다. 또한 근시, 충치, 축농증, 편도선염 등의 질환도 10년 전에 비해 늘어났다. 덩치는 커지는데 체력은 약해지고 잔병도 늘어난 것이다.

성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당, 지방,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데도 체력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감기에 잘 걸리고, 알레르기나 변비가 흔하다. 또한 과거에는 드물던 당뇨, 동맥경화증, 암 등의 만성 질환이 크게 늘어났다. 이렇게 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의 잘못된 식생활이다.

달고 기름지게 먹는 현대인

자연의학은 사람이 건강하지 못한 이유를 사람이 본래 가지고 태어난 ‘자연치유력’이 약해진 것으로 본다. 잘못된 생활습관은 이 자연치유력을 약하게 만들어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반대로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르게 고치면 자연치유력이 회복돼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올바른 영양섭취는 자연치유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고, 식생활은 비교적 쉽게 고칠 수 있는 습관이라는 점에서 영양요법은 오래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식품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정제된 곡물, 설탕, 가공식품, 육류를 과거에 비해 많이 섭취하고 있다. 과거 농경사회의 농부와 현대 산업사회의 도시인이 먹는 음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설탕과 지방을 4배 정도 많이 섭취하는 반면, 식이섬유는 3분의 1 정도 섭취할 뿐이다. 너무 달고 기름지게 먹는 바람에 풍요 속의 빈곤을 낳아버린 셈이다.

흰 빵, 흰 쌀밥 같은 정제된 곡류를 많이 먹고 야채를 적게 먹기 때문에 식이섬유의 섭취량이 줄어들고 아울러 비타민, 미네랄, 희귀원소 등이 부족해진다. 특히 식이섬유는 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이섬유의 부족은 변비를 비롯한 각종 대장질환과 비만,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설탕은 몸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비타민(특히 비타민 B1)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과다한 설탕을 섭취하면 이를 분해하기 위해 많은 비타민이 사용되고, 그 결과 몸은 비타민결핍 상태에 이른다. 또 대사되지 못한 설탕은 지방으로 변해 몸에 축적된다. 따라서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만,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많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최근 ‘자연식’ ‘건강식’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식이요법을 주장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자연치료의사나 영양학자들 사이에도 설이 구구한 형편이다. 여기서는 자연의학에서 비교적 공통적으로 주장되고 있는 식이요법의 원칙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가공하거나 정제된 음식을 먹지 말고 천연 그대로를 먹으라는 것이다. 식품이 가공되고 정제되는 과정에서 비타민, 미네랄, 희귀원소가 손실되기 때문에 신체 영양의 균형을 잃게 만든다. 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정제된 고단위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제된 약물보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 좋다는 견해가 강하다. 예를 들어 정제된 비타민 C보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먹거나 감잎차를 마시는 것이 낫다. 비타민 외에 무수한 미량원소를 같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곡물을 정제해서 먹으면 곡물의 껍질에 있는 영양분과 함께 식이섬유가 손실된다.

둘째 육식을 줄이라는 것이다. 육식을 주로 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동맥경화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과거 한국전쟁이나 월남전에서 전사한 젊은 미군들을 부검한 결과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이미 동맥경화증의 초기 증세가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육식 중심의 서구식 식생활의 결과인 듯하다.

세째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먹으라는 것이다. 식품에 남아있는 농약과 식품첨가물은 몸에 축적돼 각종 대사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또 화학비료를 사용해 키운 식물은 퇴비를 사용한 경우보다 미네랄과 비타민이 부족하다고 한다. 우리의 건강은 우리가 살고 있는 토양의 질에 달려있다. 자연치료의사들은 농약과 화학비료에 오염된 땅에서 키운 식물을 피하고 퇴비를 사용해 키운 유기농산물을 먹을 것을 권한다.
 

잦은 육식은 동맥경화증의 주요원인.


옛 식단에서 얻는 교훈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자연의학에서 말하는 올바른 식생활을 다시 풀어보면 과거 농업이 천하의 근본이던 시대에 조상들이 드시던 간소한 식사로 돌아가는 것이다. 잡곡밥에 김치, 된장국을 먹고, 육류를 줄이는 것이다.

어른들 말씀을 들어보면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육류는 1년에 2-3회 명절이나 잔치 때 먹는 것이 고작이었다. 퇴비로 땅에 힘을 살리고, 그 땅에서 공들여 기른 오염되지 않은 소박한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아껴서 먹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건강한 식생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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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김영구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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