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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말벌은 싹양배추 잎에 낳아 놓은 큰양배추흰나비의 알 속에 자신의 알을 낳는다. 나비의 알은 부화해 애벌레로 자라지만 몸속의 기생말벌 알이 부화하면 나비 애벌레는 내장을 파먹히다가 죽는다.
네덜란드 바게닝엔대 식물과학과 니나 패트로스 박사팀은 나비가 잎에 알을 낳으면 싹양배추가 알의 냄새에 반응해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변화시켜 기생말벌을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밝혀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22일자에 발표했다.
싹양배추가 인식한 냄새분자는 벤질 시아나이드(BC)로 수컷 나비가 암컷과 교미할 때 전달하는 물질이다. 나비 수컷은 이 냄새를 맡으면 성욕이 떨어진다. 즉 자신과 짝짓기를 한 암컷이 다른 수컷과 또 만나지 않게 하기 위해 암컷이 ‘악취’를 풍기게 한 셈이다. 그런데 이 물질이 잎의 큐티클 층을 통과해 식물 잎 속으로 흡수되면서 예상치 않은 결과로 이어진 것.
패트로스 박사는 “싹양배추의 친척인 애기장대를 모델 식물로 써서 잎 위에 알을 낳았을 때와 BC를 발랐을 때 잎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했다”며 “그 결과 두 경우에 공통적으로 유전자 6개가 더 발현되고 3개가 억제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런 유전자 발현 패턴 변화는 기생말벌을 끌어들이는 신호분자 합성에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신호분자의 실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