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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그동안 우리의 삶을 급격히 변화시켜왔다. 그러나 이는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전자상거래(물품구입과 대금결제)가 가져올 파급효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인터넷 웹사이트 통해 이뤄진 전자상거래는 지난 94년말 8백만달러 규모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4억3천6백만달러를 돌파했고, 올해는 29억달러선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의 인터내셔널 데이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가 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10억으로 늘어날 오는 2010년에는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회사를 알리고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데 머물렀던 기업들이 이제 적극적인 영업과 판매에 나섰다. 인터넷에서 기업들에 인터넷 상점을 개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오픈마켓사(OMI)는 인터넷에서 상거래가 이뤄지는 웹사이트를 3만여곳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하루에 1백여개가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신용과 편리함 동시에 갖춘 사이버캐시
 

전자 자본주위의 개막을 알리는 또 하나의 거래 형식인 몬덱스카드. 일종의 '전자돈'으로, 현금 가치를 플라스틱 카드에 사용자가 직접 주입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이버캐시(CyberCash)사는 세계 최초로 인터넷에서 전자상거래 및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자인 윌리엄 멜튼은 판매시점에 크레디트 카드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거래의 안전성면에서 단연 선두에 나섰다.

사이버캐시는 미래의 사이버스페이스와 전통적 금융체계를 연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도록 편리하고 신속한 결제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사업성패의 관건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비자와 상인, 은행이 모두 안심하고 거래하려면 무엇보다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인터넷에서 화폐가 오가는 전자자본주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이 돈을 노린 해커들이 날뛸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이버캐시는 지난해 6월 웰스 파고사와 소비자의 신용카드 및 영수증을 암호화해 전송하는 보안기술을 공동개발, 미국 정부로부터 특허를 얻어냈다. 사이버캐시사는 이를 토대로 지난해 여름부터 인터넷에서 실제로 상품과 용역을 구입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전자화폐서비스(http://www.cybercash.com)를 미국 전역에서 실시하고 있다.

소비자는 사이버캐시 서버에 연결되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받아 가상상점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고, 상인은 고객의 거래은행에 소비자의 신용상태 등을 확인한 뒤 영수증을 발급함으로써 거래를 마무리한다. 이 처리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은 우표값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의 서비스는 크레디트 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려면 상인이 고객의 거래은행에 신용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진정한 전자화폐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이버캐시사는 전자화폐의 결정판인 ‘이캐시’(E-Cash)를 올해 안에 본격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캐시는 사이버캐시사가 발행,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은행의 신용확인절차가 불필요하며 현금처럼 즉각 효력을 나타낸다. 한마디로 현금의 신용과 수표의 편리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셈이다.

보안이 사업 성공의 관건
 

인터넷 비즈니스의 생명은 보안이다. 이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저마다 해커의 짐입을 막을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대략 3천만명 정도. 이런 추세대로라면 오는 2천년대에는 5억5천만명의 인구가 인터넷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함으로써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황금시장이 방치되고 있다시피 한 현실에 기업들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이 돈벌이에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거래 규모는 지난해 5천억달러 정도였다. 그러나 이는 기업이나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규모의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거래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보안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인터넷상의 전자거래를 보호해줄만한 장치가 없다.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주문했다가 해커들에 의해 카드번호가 누설돼 피해를 보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자의 신용카드번호를 전화나 팩시밀리로 요구한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은 보안이다. 따라서 안전한 결제시스템을 선보이는 기업은 미지의 시장 개척에 반은 성공한 셈. 비자와 마스터카드사가 전자결제시스템의 보안기술을 놓고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 아래에서 세계 신용카드업계의 쌍벽인 비자인터내셔널과 마스터카드인터내셔널이 지난 4월초 공동개발한 보안표준안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실용화가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전자안전거래(SET, Secure Electronic Transactions)라고 불리는 이 표준안은 신용카드 거래내용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보호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SET 표준은 신용카드 소지자의 PC나 카드가맹점의 네트워크 컴퓨터에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으면 사용이 가능하다.

이 작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넷스케이프 등 세계 굴지의 업체들이 참가했다. 두 카드사는 은행이 고객에게 본격적인 인터넷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기를 올 10-12월 중으로 전망했다.

가상 백화점 개점 러시
 

인터넷 백화점의 홈페이지들. 위로부터 인터액티브 슈퍼몰, 인터파크, 인터넷 쇼핑네트.


인터넷 상거래는 TV나 전화, PC통신을 이용한 홈쇼핑과 기본원리는 같다. 하이텔과 천리안매직콜 등 컴퓨터통신서비스에 통신판매 코너가 잇따라 개설되고 있으나 물건을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는 불신감 때문에 아직은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반면 인터넷 상거래는 VRML, LIVE3D, 쇼크웨이브 등 인터넷 멀티미디어 신기술을 이용해 소리와 동화상을 곁들임으로써 실제 쇼핑하는 것처럼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현실기법을 이용하면 소비자들이 가상백화점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도우미의 안내에 따라 상품을 골라 테스트해본 뒤 선택할 수 있다. 도우미가 고객을 대신해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가장 싼 제품을 찾아주기도 한다. 마우스만 누르면 자세한 상품정보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백화점으로 쉽게 옮겨갈 수도 있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 시장규모는 지난해 5억7천만달러(약 4천5백억원) 수준이며, 올해는 두 배 이상 신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6백여업체를 끌어들여 2만5천종의 상품을 취급하는 인터넷 쇼핑네트(http://www.internet.net), 인터액티브 슈퍼몰(http://supermall.com) 등이 대표적인 가상백화점이다. 이밖에 수많은 상품별 전문상점과 제조업체들의 홈페이지에서도 온라인쇼핑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인터넷 월마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데이콤은 인터넷상에 쇼핑몰 ‘인터파크’ 를 마련, 6월1일 오픈했다. 인터파크에는 건강식품 및 음반, CD, 도서, 화장품 등이 전시돼 판매된다. 데이콤은 제품공급업체들과 인터넷에 전시할 상품에 대해 협의 중이며 비씨카드 및 비자카드사와는 대금결제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데이콤과 다음커뮤니케이션, 2&5, 아이네트, 한솔, 쌍용, 현대, 선경, 광주은행, 한국과학기술원 등 30여개 기업 및 단체들은 전자상거래 워킹그룹을 발족, 10월경 인터넷에 시험용 쇼핑몰을 개설키로 했다.

“인터넷은 돈벌이 안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는 현재의 호기심을 현실로 이루어내며 순항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아무래도 좀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창출을 인터넷에서 찾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조심스럽게 인터넷 붕괴론이 제기돼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더넷’ 이라는 근거리통신망의 개발자이자 미국 정보통신기기 메이커 ‘3COM’의 창업자인 보브 메트카프는 ‘전자상거래의 허구성’ 등 각 분야에 걸쳐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메트카프는 특히 인터넷이 전자우편과 같은 통신수단으로는 앞으로도 이용이 확대되지만 ‘인터넷 자체가 비즈니스로서 이익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령 인터넷에는 수천개의 가상상점이 들어서 있지만 그곳에 접속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호기심으로 접속하는 이용자들이며, 또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도 PC광들을 상대로 한 주변기기 및 소프트웨어 판매상점, 향토 포도주 판매점 등 특수점포로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이 인터넷 주이용층의 수입이 적고, 여성에 비해 소비성향이 약한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남성이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소수의 비관적인 전망은 인터넷 상거래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 라는 주장에 비해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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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선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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