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참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피부라고 생각하는 살갗을 비롯해 입술 머리카락 털 손톱 발톱 등이 모두 피부다. 우리 몸의 최전방, 피부에서 일어나는 천태만상의 변화를 살펴보자.
1. 피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표피 · 진피 · 피하지방의 역할분담
인간의 피부는 바깥이 표피층이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진피층 피하지방층으로 구성된다.
표피층 맨 바깥에 완전한 각질층을 형성해 체액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세균이나 화학약품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표피층의 가장 안쪽인 기저층 사이사이에느 멜라닌 세포가 있어 멜라닌색소를 만든다. 이 색소는 피부색을 형성, 자외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진피층에는 표피가 만들어질 때 표피의 일부가 밑으로 내려와 형성된 땀샘 모낭 기름샘 손발톱 등의 표피부속기가 있다. 진피층에는 표피부속기 이외에 교원섬유 탄력섬유 등의 섬유와 혈관 및 신경이 분포해 있고 이들 사이에는 기질이라는 물질이 채워져 있다. 섬유는 피부에 장력과 탄력을 주며 신경은 감각을 느끼게 한다.
피하지방층은 피부의 맨 안쪽에 위치하면서 영양분으로 지방을 저축하고 외부의 충격에 완충작용을 한다. 살이 찌는 것은 피하지방층에 지방이 쌓이기 때문이다.
동물의 피부는 종류에 따라 해부학적 구조나 기능이 상당히 다르다. 뱀은 표피층 밑에서 새로운 표피층이 생겨 일정한 기간을 두고 한번씩 허물을 벗는다. 포유동물인 경우 사람처럼 표피층 진피층 피하지방층이 있으나 털이 많은 부위의 표피는 매우 얇고 진피도 얇다.
2. 피부에도 종류가 있다는데…
입술에 땀이 나지 않는 이유
피부도 부위에 따라 구조가 다르다. 입술은 붉은색으로 보이는 홍순, 홍순의 앞부분에 있는 전면부, 홍순에 이어 입안의 점막과 만나는 이행부로 구성된다.
홍순은 표피층에 해당하는 상피와 진피층에 해당하는 고유층으로 돼 있다. 상피는 두껍고 바깥층은 각질로 되어 있으며 멜라닌 세포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자외선으로부터 입술을 보호한다.
홍순에는 혈관이 많고 신경망이 잘 분포하고 있어 붉게 보이고 감각에 민감하다. 입술에 털이 나지 않고 아무리 더워도 땀이 나지 않는 이유는 홍순에 모낭과 땀샘이 없기 때문이다. 기름샘의 분포도 불규칙해 겨울철에는 트기 쉽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은 각질층이 두텁고 치밀해 다른 피부에 비해 질감이 딱딱하다고 느껴진다. 진피층 또한 땀샘이 많고 혈관이 풍부하며 특수한 형태의 신경들이 있어서 감각이 예민하다. 피하지방층은 거의 없다.
얼굴 피부는 몸의 피부와 비슷하나 얼굴에는 땀샘과 기름샘의 분포가 많다. 부위에 따라 모낭의 분포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눈썹도 있고 수염도 난다. 얼굴에는 피하지방층이 거의 없고 진피층의 하부에 있는 근육들이 얼굴의 표정을 만든다.
3. 잔주름과 거친주름
피부노화의 매커니즘
피부가 노화되면 주름살이 생긴다. 피부 노화는 연대학적 노화와 광인성 노화로 구분된다.
연대학적 노화란 나이가 먹게되면 나타나는 생물학적인 본질적 노화이다. 진피층이 위축되고 피하지방층이 감소되면서 미세한 주름이 관찰된다.
손이나 얼굴같이 햇볕에 노출되는 부위에서 일어나는 퇴행성 변화가 연대학적 노화와 복합되어 발생하는 것이 광인성 노화다. 이 과정에서는 거칠고 깊은 주름이 나타난다. 비정상적으로 탄력섬유상 물질(fabrious material)이 축적돼 피부가 가죽같이 두터워지며 느슨해진다.
일광차단제가 함유돼 태양광선을 차단하는 화장품은 광인성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화장품을 많이 사용했다고 해서 노화가 촉진되지는 않는다.
4. 건성피부와 지성피부의 차이는?
각질의 수분과 지방성분에 따라 구분
피부의 건조함은 각질층의 수분함유량에 의해 결정된다. 이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고 공기의 유동이 없는 방에서 특수한 기구를 사용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한다. 피부 표면의 지방성분을 측정하기 위해서도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건성피부는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며 가볍게는 미세한 비듬이 끼며, 심해지면 트고 갈라진다. 건성피부라고 모두 같은 것은 아니므로 단순한 건성피부와 병적인 건성피부를 구분해야 한다. 병적인 건성피부는 어린선 형태의 피부, 아토피성 피부, 신체 내부의 이상으로 생기는 건성피부 등이 있다. 단순한 건성피부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피부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지성피부란 지방의 분비가 많아 번들거리는 피부를 말한다. 현재로는 지방의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물론 일시적으로 지방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제들은 있으나 부작용 때문에 병적인 상태가 아니면 자주 사용되지 않는다.
5. 피부가 하얗고 노랗고 까만 이유는?
멜라닌 색소의 양이 좌우
사람의 피부색은 표피층에 있는 멜라닌 색소의 양, 혈과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 조직내에 있는 카로틴(carotine)이라는 비타민 전구물질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멜라닌 색소의 양.
어떤 인종이든 피부의 단위 면적당 분포돼 있는 멜라닌 세포의 수는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피부색이 다른 이유는 멜라닌 세포의 크기와 활동성에 있다.
흑인의 멜라닌 세포는 백인에 비해 크고 활동성이 강해 많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지만 백인은 멜라닌 세포의 크기가 작고 활동도 미약하다. 동양인들은 중간 정도다.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유래했다는 설을 따른다면 멜라닌 세포도 오랜 기간 동안 환경에 적응하면서 변해왔기 때문에 북반구에는 흰피부의 사람들이, 적도 부근에는 검은 피부의 사람들이 사는 것 같다.
6. 나도 피부다 / 머리카락, 손톱, 발톱
곱슬머리와 곧은머리의 차이
머리카락은 모낭에서 만들어진다. 모낭은 태생학적으로 표피층이 만들어질 때 표피층의 일부가 진피층으로 자라내려와 기름샘과 함께 생겨난다. 기름샘은 모낭의 상부 3분의 1쯤 되는 부위에 붙어 있다. 머리카락은 성장 주기가 있지만 각각의 모낭이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모든 모낭의 주기가 같으므로 털갈이를 하는 동물과는 달리 한꺼번에 탈모하지는 않는다.
머리카락의 성장 주기는 생장기, 진행기 및 휴지기로 구분된다. 생장기에는 모발이 성장하고 진행기에는 성장이 중지되면서 모낭의 하부가 위축되고 소실돼 짧아진다. 휴지기에 모낭은 더욱 짧아져 구형으로 된다. 휴지기의 모발은 새로운 모낭이 형성돼 밀려날 때까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곧은 머리카락과 곱슬머리카락은 모낭형태에 의해 달라진다. 모낭이 굽어져 있으면 곱슬 모발이 되고 곧으면 곧은 모발이 된다. 모발의 단면을 보면 곧은 모발은 원형인데 곱슬 모발은 타원형을 하고 있다. 모발의 색깔은 기본적으로 모발에 분포돼 있는 멜라닌 색소에 의해 결정된다.
머리카락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마찰에 의한 손상을 감소시키며 외모를 돋보이게 하고 성적 구별을 가능하게 한다.
손톱 발톱, 즉 조갑은 조갑기질이라는 부위에서 만들어지며 케라틴(keratine)이라는 일종의 단백질이다. 조갑기질은 조갑의 안쪽 끝부분에 위치하며 그 일부는 반달모양으로 약간 흰색을 띠고 있다.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조갑은 연령 직업 건강상태 영양상태에 따라 그 성장속도가 달라지지만 보통은 지속적으로 자란다. 조갑기질에서 손 · 발가락의 끝부분까지 자라는데 손톱인 경우 5-6개월, 발톱인 경우 10-12개월 걸린다. 조갑은 손 · 발가락의 끝부분을 보호하고 지지하면서 손으로 일하거나 발로 걷는데 도움을 준다.
7. 나이에 따라 골치아픈 피부질환 3선
청년기의 여드름, 장년기 기미, 노년기 검버섯
●청년기의 여드름
여드름은 노란 고름이 보이는 농포, 하얀색의 면포, 세균들로 인한 붉은색의 구진 등 피부발진이 얼굴(특히 이마 뺨)이나 심하면 목 가슴 등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여드름은 기름샘의 입구가 막혀 기름샘에서 만들어진 피지가 밖으로 분비되지 못하고 농축돼 생긴다. 농축된 피지의 일부가 외부로 노출되면 산화돼 검은 점처럼 보이고 완전히 밀폐되면 흰색으로 구진처럼 보이게 된다. 이를 면포라고 부르고 면포를 짜면 비지 같은 농축된 피지가 나오게 된다.
농축된 피지가 밖으로 분비되지 못하고 주위 조직으로 퍼지면 염증이 일어나 붉은색의 구진이 되거나 농포가 된다. 자신의 피지에 대해 과민한 사람이, 잘 나오지 않는 면포를 너무 힘주어 짜면 염증을 만드는 결과가 된다.
여드름은 사춘기 이전에는 생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름샘은 사춘기 이후 남녀 모두에서 분비되는 안드로겐이라는 성호르몬의 영향이 있어야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기름샘의 활동이 시작된 후에는 피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여드름균을 비롯한 세균들이 작용을 한다. 이 세균들은 피지의 지방을 분해하고 지방산을 만든다. 이 지방산이 염증을 일으켜 기름샘의 분비를 원활하지 않게 한다.
여드름 발생은 선천적인 성향이 있어 심한 여드름이 대대로 생기는 집안도 있다. 이외에 간접적으로 소화장애나 변비, 내부 장기의 이상, 정신적 긴장, 스트레스, 지방분이 많은 음식, 커피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여드름의 처치는 첫째로 피부를 청결히 하는데 있다. 물과 비누를 사용해 자주 세수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막혔던 기름샘을 터주고 세균의 밀도를 줄일 수 있다. 다음으로 여드름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대부분은 각질 제거작용이 있거나 여드름균 등 세균을 억제하는 약제이므로 자극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 사용해야 한다. 여드름이 생겼다고 해서 강제로 짜지 말아야 하며 틈만 나면 거울을 들여다보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장년기의 기미
기미는 황갈색 혹은 흑갈색 반점이 얼굴(특히 광대뼈가 있는 부위와 이마 부위)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미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임신이나 폐경기, 내분비 기관의 이상, 경구피임제의 복용 등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증후성 기미다.
둘째 신체에 이상이 없는 경우에 나타나는 기미를 특발성 기미라고 한다. 신체 건강한 총각 처녀에게서 볼수 있는 기미는 특발성 기미에 속한다. 특발성 기미는 햇볕을 많이 쪼이는 사람이나 일광량이 많은 지역의 사람에게 나타난다.
기미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원인 규명 후 시행돼야 한다. 얼굴에는 기미 이외에도 기미와 매우 흡사해 피부과 전문의도 육안으로 감별이 어려운 질환이 있기 때문이다.
기미가 확실하고 증후성 기미인 경우에는 대부분이 발생 원인이 제거되면 서서히 회복되므로 원인제거가 근본적인 치료가 된다.
보통은 특발성 기미와 장기간 지속되는 일부 증후성 기미가 치료의 대상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치료방법은 다양하지만 어떤 방법이든 모든 사람에게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주는 것이 아니므로 개개인에 맞는 치료방법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주의사항은 햇볕을 피하고 일광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노년기의 검버섯
나이를 먹어 50대에 들어서면 갈색, 흑갈색 또는 검은색의 반점들이 얼굴 앞가슴 손등에 서서히 생기기 시작한다.
흔히들 검버섯이라고 부르는 이 반점들은 의학적으로 노인성 흑자와 지루성 각화증이라는 두가지 질환으로 구분이 되지만 육안으로는 구별이 안된다. 보통 이를 통칭해 검버섯이라 부른다.
노인성 흑자는 빠르면 40대, 보통은 50대에 생기며 나이와 더불어 서서히 크기와 숫자가 늘어난다. 흔히 햇볕을 오래 쬘 때 생기는 일종의 노화현상이지만 인종에 따라 발생률이 다른 것으로 보아 유전적인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지루성 각화증은 노인성 흑자와 비슷하게 흑갈색의 반점으로 나타나는 것, 사마귀 모양으로 돋아오르는 것 등 여러가지가 있다. 주로 50대 이후에 생기지만 30대 후반부터 생기기도 한다. 주로 얼굴 목 몸통 사지에 생긴다. 보통은 증상이 없지만 자극을 받아 염증이 생기면 가렵기도하다. 지루성 각화증도 노화현상의 하나로 생각되지만 심하게 생기는 가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유전성도 있는 것 같다.
잔주름과 함께 생기는 검버섯은 노인성 흑자든 지루성 각화증이든 간에 악성화되는 일은 없다.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없으면 방치해도 좋으나 젊게 보이려고 치료를 원하는 일이 종종 있다.
검버섯 제거는 검버섯 부위를 액체질소로 얼린 다음 긁어내거나 전기술로 파괴한 후 긁어내는 방법 등이 사용되는데, 간단하고 상처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수술 후 딱지가 생기고 이것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 햇볕을 쬐면 색소 침착 때문에 다시 검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용어설명
어린선 피부염 : 피부가 건조해 물고기의 비늘같은 것이 생기는 유전성 각화증. 심상성어린선과 선천성어린선으로 나뉜다. 심상선어린선은 상어가죽처럼 피부가 거칠거칠하며 생후 1,2년경부터 나타난다. 여럼철에는 증세가 가벼우나 겨울철에 악화된다. 완치되기는 어렵지만 사춘기가되면 어느정도 치유된다. 선천성어린선은 드물지만 혈족결혼의 경우에 흔히 나타난다. 증세가 심상선어린선보다 심하며 중증일 때는 사산하거나 생후 수 일내에 사망한다.
아토피성 피부염 : 아토피체질인 사람에게 생기는 습진모양의 피부질환. 아토피는 가계적으로 또는 유전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피부를 말한다. 보통의 습진이나 피부염과는 달리 특이한 증세와 경과를 보인다. 소아습진의 70-80%는 이 습진이라고 한다. 연령에 따라 증세의 변화를 보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