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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정보시대의 황금어장, 저궤도위성으로 눈을 돌이자

세계가 저궤도위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개발비가 적게 들고 상업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목적실용위성의 손익계산서를 그려보자.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주개발'이란 용어는 썼지만, '우주산업' 이란 용어는 거의 쓰지 않았다. 당시는 우주개발이 국가의 힘을 과시하거나 인간의지를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만 여겨졌던 시대였다. 물론 투자해 돈이 될 턱도 없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이릭 시작했다.

우주에서는 지구의 자전속도와 일치하는 궤도가 존재한다. 이곳에 위성체를 띄우면 지구에서 볼 때 일정한 위치에 있어 각종 전파의 중계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바로 이 궤도가 지구정지궤도(geostationary orbit)다. 이곳은 지구표면에서는 하기 힘든 통신과 방송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지구정지궤도에 '위성 쏘아올리기' 경쟁을 하게 됐다.

그러나 지구정지규ㅔ도가 정보화시대를 끌어나가는 데는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지구정지궤도는 지구 중심으로부터 3만6천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빛의 속도로 전파가 왕복하는데도 0.25초가 걸린다. 그래서 지구상의 두 지점에서 통화를 하려면 0.5초의 지연시간이 발생하게 된다. 이 점은 화상회의와 같은 비디오통신을 하게 될 경우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또 지구정지궤도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파의 세기가 커야 한다. 이 때문에 위성체의 중량이 증가하고 발사체의 중량도 증가해야 하는 연쇄 부담이 발생한다. 그리고 생각해봐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지구정지궤도가 적도 상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전파 간섭을 피하고 나면 자리가 한정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새롭게 부각되는 것이 지구저궤도(Low Earth Orbit; LEO)다. 그동안 지구저궤도는 자원탐사나 군사적인 용도 이외는 눈을 돌리지 않았던 곳이다. 그런데 통신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고 전자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재평가를 받게 됐다. 지구저궤도 활용 아이디어는 네트워크에서 나왔다. 지구저궤도에 수십개의 위성을 올려서 상호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정지위성과 똑같은 역할을 한다.

저궤도위성 다목적 임무 수행
 

다목적실용위성의 이용


지구저궤도위성 계획은 이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프로젝트나 글로발 스타(GLOBALSTAR), 오딧세이(ODYSSEY)에서 성공적 효과를 내고 있다. 미국은 66개 저궤도 위성체 시스템인 이리듐(IRIDIU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지구저궤도위성 시스템은 통화지연시간을 대폭 줄이고, 위성체 중량을 줄여 위성 발사비용을 3분의 1로 줄인다. 또 정지궤도와는 달리 이론상 무한개의 궤도를 만들 수 있다. 지구저궤도위성의 장점은 한곳에만 머물지 않고 지구를 돌기 때문에 이동통신 기상관측 지구관측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측위·항법분야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동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최근 일본에서는 승용차에 부착하는 측위 지상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도를 함께 입력했기 때문에 현재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고 원하는 지점에 가려면 어느 경로를 통해 가야 하는지를 차 안에 앉아서도 알 수 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지구저궤도위성인 다목적 실용위성이다.

다목적실용위성이 가장 크게 각광받는 분야는 이동통신이다. 다목적실용위성의 발달로 현재의 카폰과 휴대폰은 위성 수신용 휴대폰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또 다목적실용위성은 기상관측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청은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일기예보를 함으로써 예전보다 훨씬 정확성을 갖게 됐다.

이외에도 지구관측 다목적실용위성을 이용하면 농업 어업 임업 광업, 그리고 지구환경 분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민간용 지구관측위성인 랜드샛(LANDSAT)의 해상도는 30m이고, 스팟(SPOT)의 해상도는 10-20m다. 그러나 최근 분해 능력은 한자리 수로 발전하고 있다. 이때 얻어지는 화상 데이터로 지형 뿐 아니라, 지표나 해면의 온도, 지하수 등의 탐색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농작물 수확예측, 지하자원탐색, 그리고 어군탐지 등에 많은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된다.

1999년에 발사될 우리나라 다목적 실용위성의 이름이 정해졌다. 지난 10월23일 과학기술처는 총 1천2백83개의 응모작 가운데 '아리랑'이란 이름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1996년 6월 완공 예정인 우주조립시험동.


가장 경제적인 위성
 

(그림1)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1호는 1천6백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국산화율 60%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과학실험 통신실험, 그리고 한반도 관측을 위해 개발하는 아리랑 호는 중량 3백50-5백㎏, 고도 4백-8백㎞의 저궤도용 위성이다.

아리랑1호는 크게 위성 본체(spacecraft)와 탑재체(payload)로 나눠진다. (그림1)은 임무궤도에서 태양전지판이 펼쳐진 상태의 아리랑1호다. 위성본체는 구조·열제어계 전력계 자세제어계 추진계, 그리고 원격측정 명령계 등 5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또 탑재체는 전자광학 탑재체, 해양관측용 저해상도 카메라와 과학실험 탑재체로 이뤄져 있다.

아리랑1호 개발에는 과학기술처 통상 산업부 정보통신부가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각 부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별도의 운영조직인 추진위원회를 두고 있다. 또한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추진위원회 산하에 분과별 심의위원회를 둬 학계와 산업계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아리랑1호 개발의 해외 파트너로는 세계 우주시장에서 매출액 2위에 오른 미국의 TRW사가 선정됐다. TRW사와는 1995년3월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시스템 설계와 개발, 본체 설계와 개발, 조립·시험 시설과 기술 개발, 탑재체 개발 등이 주요 계약 내용이다.

해외와의 공동개발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착수 시점이 타 분야에 비해 늦었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기술처가 추진하고 있는 중간진입(mid entry) 전략은 이왕 뒤진 기초 기술을 병행해서 추진하되 집중 노력은 외국의 최우수 기술을 도입, 국산화하는 데 초점을 둬 빠른 시일내에 경제성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자는 것이 그 요지다. 이러한 추진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체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아리랑1호는 국내 많은 연구기관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 주관을 맡은 항공우주 연구소는 위성 시스템 설계와 기술 개발, 위성 본체의 설계와 개발, 그리고 종합 조립 시설과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또 우리별을 개발했던 인공위성 연구센터가 과학 탑재체 개발을, 한국전자통신연구소가 추적 제어와 통신실험 탑재체를 개발하고 있다.

아리랑1호 개발에는 기업의 참여도 눈부시다. 대한항공과 두원중공업은 위성의 구조와 열제어계를 개발하고, 대우중공업은 자세 제어계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 기술개발은 전력계를, 한라중공업과 한화는 추진계를, 삼성항공은 원격 측정 명령계를 개발하고 있다.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1호는 그야말로 한국의 많은 연구소와 기업의 기술력이 모인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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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류장수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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