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DGIST@융복합 파트너] 실처럼 가느다란 센서로 재활 훈련 돕는다

분명 로봇이나 기계 장치가 늘어서 있을 거라는 예상은 시작부터 빗나갔다. 마치 어느 디자이너의 작업실처럼 연구실 곳곳에는 긴 섬유다발이 널려 있었다. 6월 3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만난 이재홍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는 “장갑, 옷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실 형태의 센서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한 티 나지 않는 스마트 의류


“대표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 워치는 사실 필수품은 아니잖아요. 시계를 안 차는 사람도 있고, 클래식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옷은 누구나 입어요.”


이 교수는 시계나 밴드보다, 옷이 우리 생활에 훨씬 밀착돼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한발짝 더 나아가 티가 나지 않는 스마트 의류를 만들기로 했다. 이미 개발된 스마트 의류가 있었지만 대부분 넓적한 필름 구조의 전자소자를 활용해 누가 봐도 ‘기능성 옷’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옷의 디자인에도 제약이 있었다.


이 교수팀은 일반 섬유에 금이나 은 나노입자를 흡수시켜 전기전도성을 갖게 한 뒤, 자극을 인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압력센서는 압력의 변화를 인식할 수 있도록 겹겹이 쌓인 구조를 갖고, 힘(스트레인) 센서는 기다란 모양으로 힘의 변화를 측정한다. 이 교수는 “실 자체를 센서로 만들어, 옷을 제작할 때 센서로 인한 제약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doi: 10.1002/adma.201500009


이 교수는 맨눈으로 티가 나지 않는 스마트 의류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전도성 섬유 자체가 검은색이라 시제품들은 검은색으로 제작했다”며 “센서에 코팅을 해 다양한 색의 옷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성품 중 하나를 보여주겠다며 영상을 하나 틀었다. 장갑을 끼고 있는 손이 등장했다. 손가락이 움직이자 무선으로 연결된 로봇손이 똑같이 움직였다. 이 교수는 “로봇을 조종할 수 있는 스마트 장갑”이라며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센서를 장갑에 이식했다”고 말했다.

 

몸에 센서 이식해 수술 후 재활한다


그는 웨어러블 센서를 넘어 ‘임플란터블(이식 가능한) 센서’도 연구 중이다. 환자의 몸 안에 센서를 이식해 변화를 살피는 센서다. 이 교수는 “기존에 학계에서 연구되는 임플란터블 센서는 대부분 필름 형태”라며 “몸 안이 미끄럽고 끈적해 잘 붙지 않고, 센서에 구멍을 뚫어 심장 등 표면에 고정시키면서 센서가 손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꿰매는 실(봉합사) 자체가 센서라면 어떨까. 이 교수팀은 섬유형 센서를 봉합사 형태로 개발했다. 봉합사 센서는 재활이 필요한 정형외과 수술에서 활용될 수 있다. 만약 아킬레스건이나 인대가 파열됐다면, 재건 수술을 할 때 봉합사 센서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재활 부위에 가해지는 변형이나 면역력, 체온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됐다. doi: 10.1038/s41928-021-00557-1


이 교수는 “실제 봉합사 센서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녹는 물질로 봉합사 센서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몸에 녹아 사라지는 센서를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8월 과학동아 정보

  • 대구=이영애 기자
  • 사진

    장무구

🎓️ 진로 추천

  • 의공학
  • 전기공학
  • 섬유·고분자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