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한강생태계, 되살아나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조사결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지난해 5월부터 올 7월까지 팔당호에서 행주대교에 이르는 5.2㎞의 한강생태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밤섬과 수석동 일대 등은 자연상태가 비교적 잘 유지돼 식물의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주위의 지난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1.5℃다. 그동안 녹지면적의 감소, 인구 및 에너지 집중도의 증가로 근년에 이르러 최고 최저기온 차가 줄어들고 겨울철 및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경향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천2백56.9㎜며 6·7·8월의 집중도가 60% 내외에 이른다. 상대 습도는 6·7·8월이 70% 이상으로 높다.

한강유역은 팔당나루를 중심으로 한 상류는 표고가 높고 급경사 지형을 보인다. 하류는 표고가 높지 않으나 수역을 향한 5-10%의 비교적 높은 경사도를 나타내는 면적이 30%에 달한다. 또한 오랫동안의 수리작용에 의해 형성된 만곡형 자연수로는 선형화됐으며 많은 연안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정비됐다.

사람에 의한 이용 형태는 서식환경을 변화(환경오염 등)시켜 생물상의 구성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강유역의 토지는 농경지 임야 주거 밀집지 등으로 상류를 제외한 대부분이 주거밀집지다. 93년 현재 생활 공업 농업 및 축산용수의 사용량은 1일 최대 1천2백50여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가운데 생활용수가 55% 이상 차지한다.

환경오염은 생물의 서식처(수계 육상 하상 등)와 물리화학적 구성이 인류활동에 의해 변화되는 형태를 말하며 그 정도는 생물상의 서식환경을 크게 변화(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강수질 점차 회복추세

한강변 대기오염도는 아황산가스 농도가 평균 22.1ppb로 환경기준치인 50ppb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도심의 26ppb보다 낮은 것이다. TSP(먼지)는 자동차의 통행, 주변 공사 등이 주 오염원이며 교통량과 차량의 집중, 강변에서 시행되고 있는 골재채취 등으로 도심보다 높게 나타났다.

수질오염의 대표적인 오염지표치인 BOD, T-P(총린) 등의 연평균 함량은 (표)와 같다. 팔당호 수역의 BOD는 1.1ppm으로 2차 조사시기인 1990년의 1.0보다 약간 증가했다. 팔당호의 장래수질은 팔당호가 상수보호 지역이고 정부가 상수원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현재의 수질유지는 가능하리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T-P는 약간 증가 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수중보-한강대교 사이는 BOD가 2.9-3.7ppm으로 1990년 조사시와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은 계획대로 하수처리 등 수질관리 노력이 실시될 경우 BOD는 1.7-2.0ppm으로 감소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T-P 등 영양염류의 함량은 일정 농도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성산대교-신곡수중보 수역은 BOD 4.0-5.5ppm으로 나타나서 1990년 조사시 5.8ppm보다 비교적 완만하게나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은 한강하류에 위치하면서 인천만의 조석간만의 영향을 받고 있고 한강생태계의 보고인 밤섬이 위치해 있어서 이 지역의 수질향상은 수생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한강수계중 가장 높은 수질오염도를 나타내는 지역이므로 수질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한강 본류의 수질은 연차적으로 다소 회복돼 왔으나 아직도 영양염류가 증가추세이며 이는 하류로 갈수록 증가되고 있다. 즉 주요 오염원인 각 지천을 통해 유입되는 유기물 및 조류(藻類)의 광합성 등에 의해 생성되는 유기물은 자정작용에 의해 분해 제거된다. 그러나 영양염류는 계(系)에서 유출(침전 및 퇴적은 유출로 볼 수 없다)될 수 있는 기작(機作)이 거의 없으므로(하안이 콘크리트로 단절돼 있는 현 구조도 크게 작용한다) 해마다 증가하며 하류로 갈수록 증가하는 원인이 된다.

한강 본유역에 유입되는 유량이 비교적 많은 주요 지천(중랑천 탄천 안양천)의 수질은 BOD 20-30ppm, DO 1.0-6.0ppm 정도의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
 

(표)한강 본류의 BOD 오염도


한강 생태계의 현황

■ 동·식물 플랑크톤

식물 플랑크톤은 보통 조류(藻類)라고 하는데, 광합성 작용에 의해 유기물을 생산하며 또한 수질 및 영양단계 및 판정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현재 한강에 출현하는 식물 플랑크톤은 1백45종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1990년 조사시의 출현종인 1백79종과 비교하면 약간 감소된 것이다. 식물 플랑크톤은 광합성해 수중에 용존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그 자체가 번식하면서 유기물이 된다.

따라서 식물 플랑크톤이 몇 종류 증가 또는 감소된다고 해 생태계가 좋아졌다거나 나빠졌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굳이 감소한 이유를 말하면 수온 상승과 동물 플랑크톤과의 먹이 연쇄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한강수계는 팔당 방류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한강 본류 식물 플랑크톤은 거의 비슷한 종 구성을 보이고 있다.

동물 플랑크톤의 출현 종수는 78종이며 과거 조사(68종)와 비교할 때 종수는 증가됐다. 한강 하류지역에서는 아직도 오수성 동물 플랑크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한강하류의 안양천 등에서 유입되는 지천수의 영향 및 조수간만의 영향으로 나쁜 수질의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한강 하류는 과거에 비해 수질이 좋아졌음을 볼 때 점차로 오수성 동물 플랑크톤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균은 행주대교 지역이 타지역에 비해 많은 분포를 보였다. 또 하류로 갈수록 세균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지천이 유입되는 곳에서 높은 값을 나타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할 때 세균의 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 식물

육상식물은 5백80종으로 나타나서 과거(1백5종)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점종으로는 물억새 물쑥 환삼덩굴 등이며 참새귀리 갈대 돌피 등도 많이 관찰됐다. 수생 식물은 92종으로 말즘 등이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4종)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밤섬과 수석동 일대 등은 자연상태가 비교적 잘 유지돼 식물의 다양성이 높았다. 특히 밤섬은 새들의 서식지 및 먹이공급의 역할과 어류들의 번식지로서 생물 등의 유기적인 집합체가 형성돼 한강생태계의 보고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는 밤섬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기 때문에 자연상태가 비교적 잘 유지된 때문으로 판단된다.

■ 수서 및 육상곤충

수서(水棲)곤충은 이번 조사에서 54종으로 나타나 1990년 20종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다. 수서곤충의 우점종은 깔다구류이며 애기물방개와 산잠자리, 무늬하루살이 등도 많이 관찰됐다. 비교적 팔당호가 양호한 종조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본류 가장자리에 수서곤충의 서식지인 수초군락의 조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육상곤충의 우점종은 긴더듬이바구미 무당벌레 등이며 대만흰나비 네팔나비 십자무늬 노린재 등도 많이 관찰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90종이 관찰됐는데, 이는 1990년의 1백 4종에 비해 감소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한강 유역이 체육시설 등 위락시설로 잠식돼가고 주변위락지의 살충제 살포증가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육상 곤충과 토양 동물 등을 위해 한강 주변에 풍부하게 식재를 할 필요가 있다.

■ 어류

한강에 출현하는 어류는 우점종으로 누치 붕어 잉어 끄리 등이 있으며 그외에도 메기 두줄망둑 가물치 강준치 쏘가리 납자루 등도 많이 관찰됐다. 보통 어류는 밤섬 주위에서 많이 관찰됐는데, 종수는 45종으로 1990년의 21종보다 많이 관찰됐다. 또한 최근 북한강 등에서 많이 관찰되고 있는 베스와 블루길은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저서생물

저서생물은 지렁이등과 같이 땅속 바닥에 살고 있는 것을 말한다. 한강 저서생물의 우점종은 갯지렁이 참갯지렁이 실지렁이 등이며 말거머리 물달팽이 줄새우 재첨 등도 많이 관찰됐다. 현재 한강 저서생물의 종수는 46종으로 과거의 종구성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조류

한강에 많이 출현하는 조류는 흰뺨검둥오리 중대백로 해오라기 청둥오리 재갈매기 등이다. 그밖에 까치 알락할미새 개재비 참새 집비둘기 황조롱이 논병아리 등도 많이 관찰됐다. 특히 한강의 조류는 월동조류가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총개체수(마리수)로는 80%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종수가 전체적으로 다양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최근 생태계가 한강 하류 수질의 회복과 더불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밤섬의 역할이 중요함은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깜작도요


한강 유역 콘크리트로 단절하지 말아야

이와 같이 한강 생태계는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이유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① 생물의 천이, 즉 생물의 유입·적응현상에 의해 종수가 완만하나마 다양하게 증가하고 있고 ② 밤섬의 생태계가 비교적 잘 보전돼 동·식물의 서식지 및 보금자리 역할을 계속했으며 ③ 한강하류의 수질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점 등을 들수 있다.

한강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대책을 몇가지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강유역을 현재와 같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단절하지 말고 유역과 하상 그리고 수변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앞으로 개발지(경기도 지역)는 (그림)과 같은 형태로 정비하고 또한 유역에 자연초지 및 수림대를 보호 또는 조성하도록 한다. 이는 생물들의 서식지로서의 역할과 소음 등의 저감에 좋은 효과를 줄 것이다. 아직 비교적 개발되지 않은 지역인 미사리 및 수석동 일대를 생태계 보호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지정해 자연식생지에 가깝도록 유도한다.

둘째, 한강 수질의 지속적인 개선과 어류들이 통과할 수 있는 잠실수중보의 어도 마련과 서식지로서의 수초대를 마련해야 한다.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한강에 유입되는 지천의 수질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따라서 하수처리장의 건설 등 환경개선을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동시에 하천유지용수(기본적으로 생태계보호 및 수질을 유지할 수 있는 용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생태계 보호차원에서 팔당댐의 기본 방류량(300㎥/sec)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밤섬의 생태계를 계속적으로 보호해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이 사람의 출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철새 등의 모이주기를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넷째, 유수역의 교란방지 및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할 것이다. 위락 및 체육시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발생 당일 완전히 수거돼야 한다.

그외에 신곡주숭보의 일부도 가동보로 만들어서 한강의 물갈이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수질을 향상시키고, 영양물질(질소 인 등)의 유입(과다 세제사용)을 억제하도록 하며, 가능하면 고수부지에서 살충제의 사용을 쓰레기장 등에만 국한하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한강유역의 허용 가능한 환경용량을 설정해, 즉 한강이 어느 정도의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해 오염물질의 유입 또는 삭감을 결정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림)한강 하상 정비 계획도^호안(護岸) , 안쪽 경사부: 생물재료에 의한 공법, 직선부:혼합재료에 의한 공법, 바깥쪽경사부:견고한 재료에 의한 공법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4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이종승 기자
  • 조용모 책임연구원

🎓️ 진로 추천

  • 환경학·환경공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도시·지역·지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