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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정화에 큰 몫하는 자작나무

가로수 정화능력 평가

나무의 공기정화 능력은 날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극복의 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정화능력이 우수한 나무는 어떤 것이며 그 활용방법은?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각종 화석연료에서 방출된 유해물질은 심각한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대기 오염의 피해는 인간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공단지역이나 대도시 등 대기오염원이 밀집돼 있거나 오염배출량이 많은 지역의 가로수나 공원수 등 주변지역 식생(植生) 역시 대기오염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나무는 목재 펄프 등 생산자원으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기상완화 및 자연재해방지 수(水)자원 확보의 기능을 갖고 있어 쾌적한 생활환경 보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나무의 호흡작용은 대기정화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나무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정화기능을 적극 활용하면 심화되는 대기오염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까지 공원수나 가로수로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양버즘나무 가죽나무 등의 활엽수와 리기다소나무 젓나무 등 침엽수의 환경오염 관련 연구가 있었다. 그 내용은 주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피해특징이나 감수성 및 정화력에 관한 것. 그러나 나무의 대기오염정화능력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나무를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하며 조사항목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이용되는 활엽수와 침엽수 관목류 중 91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내연성(耐煙性)과 감수성, 그리고 기공 확산저항치와 생산량 등을 비교해 종합적인 정화능력을 평가해 보았다.

내연성은 약한 플라타너스

내연성조사대상으로 양버즘나무 은행나무 무궁화나무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목 38종을 선택했다. 이들을 아황산가스(${S0}_{2}$)의 농도가 인위적으로 조작된 5개의 실험실에 각각 넣어 하루 8시간씩 5일간 가스와 접촉시킨 뒤 그 내연성과 감수성을 측정했다.

아황산가스는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무색 기체로 흔히 연료로 사용하는 석유를 정제할 때나 중유를 연소할 때 원유에 함유돼 있는 황이 공기중에 방출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구조는 석탄연료사용이 많은데다가 최근에는 자동차의 수가 급격히 증가해 여기서 배출되는 아황산가스가 대기오염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 되고 있다. 아황산가스는 인체의 모든 점막을 자극해 순간적으로 아황산가스의 짙은 기체를 약간만 들이마셔도 호흡곤란이 일어나며 이것이 기관지염 폐수종 폐렴 등으로 발전해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조사대상수목의 내연성을 비교하기 위해 각 나무의 단위 잎면적 중 아황산가스로 인한 피해면적의 비율을 5점만점으로 계산해 최종가시(可視)피해점수를 산출했다(표1).

조사결과 라일락 광나무 박태기나무 등은 아황산가스농도 3.0PPM에서도 피해 면적이 전체 면적의 20%수준인 1점대의 낮은 가시 피해를 보여 내연성이 강한 수종으로 나타났다. 반면 무궁화나 모과나무 대추나무 등은 잎 전체가 갈색 황갈색 등으로 변하고 바싹 마르는 전형적인 아황산가스 피해를 보여 내연성이 약한 수종임이 드러났다. 특히 플라타너스란 이름으로 일반에 알려진 양버즘나무 역시 4.5점 이상의 피해점수가 측정돼 내연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과 관련해 또하나 주요한 측정기준은 감수성이다. 감수성이란 낮은 농도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피해를 나타내는 특성으로 내연성과는 반대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내연성이 대기오염에 얼마나 잘 견디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라면 감수성은 나무가 대기오염에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가를 보여 준다. 따라서 내연성이 높은 식물은 대기오염 정화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감수성이 높은 식물은 환경오염의 지표(指票)식물로 이용가능하다.

선정된 나무들이 각각의 농도에서 최초의 피해상황을 나타낸 시간을 비교해 본 결과, 모든 농도에서 중국굴피나무는 오염에 폭로된지 8시간만에 가시적인 피해를 나타내 가장 민감한 나무임을 알 수 있었다. 그외 미선나무와 조팝나무 모과나무 등도 낮은 농도에서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내연성이 높았던 라일락과 광나무 박태기나무 신나무 등은 감수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양버즘나무는 내연성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감수성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1) 아황산가스에 의한 수목별 최종피해점수


뽕나무 가스흡수 능력 뛰어나

오염물질은 식물의 기공(氣孔)을 통해 식물체내로 흡수된다. 이때 가스의 흡수는 가스의 물에 대한 용해도와 대기중의 농도, 체내에서의 대사속도(代謝速度) 등에 좌우된다. 이러한 특성의 총합은 기공확산저항치로 표현할 수 있는데, 저항치가 낮을수록 기공에서의 가스흡수능력이 뛰어남을 나타낸다.

내연성 조사수목 중 23종을 포함해 모두 85종의 수목을 대상으로 저항치를 조사해 본 결과 수원포플러 뽕나무 흑호도나무 등의 교목(키큰나무)과 황금포도 대추나무 칡 등의 관목에서 저항치가 낮게 측정됐다.

한편 식물이 아황산가스와 접촉하면 체내에 수용성 황 함량이 증가된다. 식물체내에 흡수된 아황산가스는 광합성반응 중에 물의 분해과정에서 떨어져나온 산소와 반응하여 ${O}_{2}^{-}$, ${O}^{-}$등의 자유기(基)를 형성시켜 대사 작용을 방해하며, 어느 정도는 식물 자체의 오염물질에 저항하는 힘(SOD)에 의해 분해 되지만 과잉의 아황산가스가 흡수되면 체내에 수용성 황(黄)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수목(樹木)별로 보면 내연성이 비교적 강한 신나무 낙상홍에서 일반적으로 아황산가스의 농도 증가에 따라 수용성 황 함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며 축적량 정도를 최대 및 최소 수용성 황 함량차이로 살펴보면 자작나무 조팝나무 낙상홍 백당나무 산사나무 층층나무의 6종이 높은 황 축적량을 보였으며 미선나무 물푸레나무 대추나무 배롱나무 사철나무 신나무의 6종은 낮은 황 축적량을 보였다(표2).

앞서의 측정기준을 통해 우수한 정화기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 나무라 하더라도 생산량이 적으면 대기오염 정화에 크게 효과를 나타낼 수 없다. 따라서 각 나무의 잎의 총량으로 생산량을 측정해 보았다. 조사수목은 양버즘나무 은행나무 등 5종의 활엽수,소나무 곰솔 잣나무 등 6종의 침엽수,자작나무 중국굴피나무 배롱나무 단풍나무 등 16종의 조경수로 도합 27종이며 대부분 5년생 나무들로 생산량은 건중량(乾重量)으로 측정했다.

비교 결과 활엽수의 경우 잎의 총생산량은 양버즘이 가장 많아 4,198g/주(株)였고 가장 적은 것은 은행나무로 1,430g/주로서 양버즘나무가 은행나무보다 약 3배의 높은 생산량을 보였다. 수종별(樹種別) 생산량의 순서는 양버즘나무 은단풍나무 능수버들 가죽나무 은행나무의 차례.
침엽수에서 잎 생산량은 테다소나무가 가장 많아 9,445g/주 였고 소나무가 2,917g/주로 가장 적었다. 잎 생산량은 테다소나무 일본젓나무 리기테다소나무 잣나무 곰솔 소나무의 차례로 나타났다.
 

(표2) 수목별 수용성 및 함량 (%)


교목류가 정화수로 적합

조경수(造景樹)의 잎 생산량은 산사나무가 91.21g/주로 생산량이 많은 종이었고 가장 적은 것은 7.12g주의 낙상홍으로 산사나무에 비해 12배의 차이가 있었다.

이상의 자료를 기초로 대기오염정화능력이 뛰어난 수목을 선별해 보면 (표3)과 같다.

조사대상인 91종의 수목 중 관목류보다 교목류(喬木類)에서 비교적 정화 우수품종이 많았다. 즉 교목류에서 자작나무 가죽나무 양버즘나무 수원포플러 두충나무 및 느티나무가 정화능(淨化能)이 가장 우수한 나무들이었으며, 특히 자작나무 가죽나무 및 양버즘나무는 황의 축적이 0.250%이상으로 높아 황의 체내 흡수성이 높은 수종이다. 그러나 양버즘나무는 내연성이 약한 수종으로 내연성의 보강이 필요한 나무다.

관목류에서는 황금포도 박태기나무 및 광나무가 같은 정도의 정화능을 보였는데 이 중 박태기나무와 광나무는 내연성도 높은 수종이었다. 한편 칡 등 6종은 중간정도의 정화능을 보였으나 생산량이 적어 우수한 수종으로 평가되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수목이 대기오염정화에 효율적인가를 판단하는 데는 체내 황 축적량과 생산량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여러가지 측정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활엽교목류에서는 자작나무 가죽나무 수원포플러 두충나무 느티나무 양버즘나무 등 6종과 관목류에서 황금포도 박태기나무 광나무 등 6종이며 관목류에서는 일본젓나무와 테다소나무가 우수한 정화수로 꼽혔다.

이들의 생육지역을 고려하면 자작나무는 북부지역 또는 공업지역 주변의 산악지대에, 황금포도와 광나무 및 일본젓나무와 테다소나무는 남부지역에 적합할 것이며 이들 이외의 나무들은 중부지역의 정화수종으로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대기오염을 정화하기 위해 활용코자 하는 나무들은 물질생산량이 크고 내연성도 높으며 공기확산 저항치와 감수성이 낮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나무는 없으므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일부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있으면 이를 정화수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생산량이 많은 나무를 정화수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산량 유지와 흡수능의 향상에 관한 육종(育種)연구 등의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표3) 수종별 정화능 비교
 

1990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배정오 환경생물연구 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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