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핵물리 연구센터(CERN) 19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과 독일을 제외한 열일곱 나라가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 Large Hadron Collider)의 건설에 찬성해 유럽에 강력한 새 입자가속기가 건설될 전망이다. 건설 시기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건설 추진이 확정된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뉴스거리다.
입자 물리학자들은 미국이 애초 예정했던 초전도 거대가속기의 건설을 포기함에 따라 LHC가 우주의 모든 힘과 원초적 입자를 둘러싼 통일장이론에 접근하는 유일한 길로 믿어 왔다. 가속기는 두개의 양성자 입자를 충돌시킨다. 이때 발생한 파편에서 과학자들은 이전까지 나타나지 않고 단지 이론만으로 예측했던 신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LHC가 건설되면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충돌기가 될 것이다.
한편 이 계획이 수행되기 위해 넘어야 할 최대 장애물은 이번에 반대표를 던진 영국과 독일이 건설 비용을 자신들의 통제하에 두려 하고 있는 데다가, 두 나라가 이 계획의 주축국인 프랑스와 스위스의 기부금에 불만을 품은 것에 기인한다. 또한 가장 많은 기부자로서 독일은 차후 기부액의 인상에 거부권을 가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영국 입자 물리학회 대표 켄 파운즈박사는 "우리는 우리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고 CERN의 총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레벨린 스미스는 "연기 결정이 매우 실망스런 일이긴 하지만 남아 있는 문제 역시 조만간 해결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