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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의 감초' 건전지

수은대체물질 개발, 공해제품 오염 벗어


전자제품의 사용이 늘면서 건전지의 소비도 크게 늘고 있다.


생활주변을 살펴보면 전기·전자제품을 비롯해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전지가 사용되지 않는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건전지의 안쪽을 살펴보자.

전자제품의 경박단소(輕薄短小)화, 무선화의 진전에 따라 각양각색의 건전지가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시대의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 분명하며 새로운 재료와 형태의 건진지의 등장도 필연적으로 보인다.

전지의 역사는 1820년 이탈리아 파비아 대학의 물리학자인 볼타가 "하나의 액을 중심으로 해 종류가 다른 금속을 양쪽에 배치시켜 소위 '볼타전지'를 만들면 기전력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내면서부터 출발했다. 이는 본격적인 전기 화학의 역사가 시작됐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후 볼타의 발견에 이어 다니엘(1836), 그로브(1839), 포겐드로프(1842), 리베(1843) 등의 연구자가 개발한 다양한 전지를 거쳐 1880년에는 프랑스의 르크랑세가 망간건전지의 실용화에 성공했다.

전지의 종류를 크게 분류하면 전기화학적 방법에 의해 화학반응을 일으켜 얻을 수 있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화학전지와 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시키는 장치인 물리전지로 대별된다. 화학전지는 기전반응이 비가역성인 1차전지(방전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전지)와 가역성인 2차전지(방전되면 충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전지)로 다시 나뉜다(표).
 

(표)건전지의 종류


1차 전지중 가장 많이 보급된 것으로는 망간 건전지를 꼽을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지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2차 전지는 양극에 과산화납을 넣고 해면상으로 만든 납을 음극에 놓아 비중1.2-1.3의 황산을 전해약으로 넣어 만드는데, 방전을 계속하면 양극이나 음극이 모두 황산납으로 이행하고 충전하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이들과는 별도로 연료전지라는 것이 있다. 이는 넓은 뜻의 1차전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작용 물질을 계속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형식, 예를 들면 양극이나 음극에 다공성인 카본을 사용하고 수산화칼륨을 전해질로 해서 산소를 양극에, 수소를 음극에 보내 작동하도록 한다. 물리작용을 이용하는 태양전지 열전지 광전지 등도 있는데 실생활에서 사용되고 있는 예는 극히 적다.

수은 없는 건전지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알칼리 망간전지를 기준으로 건전지의 구조에 대해 살펴보자.

건전지의 부분은 크게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 전해액 격리막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양극활물질은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산화제인 전해 이산화망간에 도전성(導電性)을 부여하기 위해 고순도의 탄소분말을 혼합한 다음 성형해 압축 충전한다. 그리고 음극활물질은 환원제인 미립자상의 금속아연분말에 수소과전압을 높여 아연의 표면에 아말감해 사용한다. 이때 과거에는 국부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수은을 첨가했으나 최근에는 토양오염의 우려 때문에 수은 대신 알루미늄(Al) 마그네슘(Mg) 칼슘(Ca) 등을 첨가한 합금분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림) 전지의 구조도

 

사실 지금까지 많은 소비자들은 모든 전지를 수은전지로 파악하고, 전지를 극히 위험한 환경오염물질인 수은을 사용하는 공해물질로 인식해 유해성에 관한 논란이 계속돼 왔다. 또한 세계적으로 전지 내의 수은 함량 규제가 환경보전 차원에서 무역장벽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전지 제조업체들에게도 수은의 대체물질 개발, 전지의 회수와 재생은 중요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수은을 사용하지 않은 전지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계속돼 최근 국내 기술로 이에 성공했다. 또한 그동안 보청기용 등에 부분적으로 사용돼온 수은전지의 대체품으로 버튼형 공기아연전지가 개발되 이제 수은전지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

한편 전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지탱하는 전해절이 용해된 전해액은 일반적으로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강알칼리성 수산화칼륨(KOH)에 산화아연(ZnO)을 용해시킨 수용액을 이용한다. 그리고 격리막은 양극 활물질과 음극 활물질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기 위해 내알칼리성의 섬유로 만들어진 부직포를 이용한다.

이상과 같은 구성으로 만들어진 전지의 전압은 양극 활물질과 음극 활물질의 조합으로 결정된다. 음극 활물질이 아연(Zn), 양극 활물질이 이산화망간(Mn${O}_{2}$)인 망간건전지는 전해액이 산성인 염화아연(Zn${cl}_{2}$)에서도, 알칼리성인 수산화칼륨(KOH)에서도 전압은 변함없이 1.5V다. 이 전압은 망간건전지의 고유값(공칭전압)이므로 소전지의 전압을 자유롭게 높이거나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6V나 9V의 망간건전지는 1.5V의 소전지를 4개, 또는 6개 직렬로 접속해 전압을 높인 것이다. 전지의 전압은 소전지를 직렬로 접속해 전압을 높이기 때문에 소전지 정수배의 전압 밖에 얻을 수 없다.


건전지의 전압=Zn의 전해액에 대한 전위차+MnO₂의 전해액에 대한 전위차
1.56-1.86V=0.76V+0.86-1.10V

앞으로의 전지는 에너지 자원과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지자동차의 보급을 가능케 하는 고성능전지와 발전 시스템을 위한 전력용 태양전지의 개발을 위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신동열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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