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혈액을 조사하는 것만으로 태내에 있는 태아의 DNA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일본 가나자와(金澤)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의 다카바야시(高林) 교수팀이 일정 시기 태아의 적혈구에 핵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 고안해낸 것이다.
인간의 적혈구에는 대개 핵이 없다. 그러나 일정시기의 태아에게는 골수에 기능이 아직 발달되기 전이라 적혈구 중 10%에 핵이 있다. 그리고 이 태아의 적혈구는 극히 미량이기는 하지만 어머니의 혈액에 녹아들어가 있음이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연구진은 임신한 어머니 60명에서 혈액을 채취, 정말로 핵이 있는 적혈구가 섞여 있는지, 만일 그렇다면 그 적혈구만을 끄집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정말로 태아의 것인지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임신 8주부터 23주까지 모친의 혈액에 핵이 있는 적혈구가 섞여 있었고, 몇 안되는 유핵적혈구의 DNA로부터 태아의 성별을 알 수 있었으며 그 유핵적혈구가 태아의 것임이 증명됐다.
이로써 태아의 혈액이 극히 미량이지만 지속적으로 어머니의 혈액으로 옮아가고 있음이 중명된 셈이다. 이 방법으로 어머니의 혈액에서 태아 DNA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가까운 장래에 이상적인 응용보급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태아의 DNA 진단이 필요할 때는 자궁내의 양수나 태반의 일부인 섬모를 채취하여 조사했으나 출혈이나 유산 등의 위험부담이 있었다. 이번 방법이 발전하면 어머니에게서 혈액을 2mL만 채취하면 안전하고 확실하게 태아의 DNA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앞으로의 연구결과와 임상응용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