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내보내는 레이저가 아니라 빛을 흡수하는 ‘안티레이저’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광자를 사용하는 광학컴퓨터나 신개념 영상의학 장비 등을 개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지 2월 18일 호에 소개됐다.
미국 예일대 물리학자인 더글라스 스톤과 휴이 카오는 전통 레이저를 연구하다가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안티레이저 개념을 생각해냈다. 보통 레이저를 만들 때 갈륨비소 같은 물질을 통과시켜 빛을 증폭한다. 만일 빛을 흡수하는 물질을 이용하면 빛이 사라질 거라는 아이디어다.
연구팀은 1μm(100만분의 1m) 두께의 실리콘 웨이퍼에 빛을 담아둘 수 있는 작은 구멍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웨이퍼에 같은 파장의 레이저 빔 두 개를 비췄다. 하나는 왼쪽에서, 다른 하나는 반대방향에서 오도록 했다. 두 개의 빔은 이동한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겹쳐지면서 상쇄됐다. 구멍 안에서 앞뒤로 진동하다가 열로 변환돼 사라졌다. 연구팀은 실리콘 웨이퍼로 만든 이 장비를 ‘결맞음 완전 흡수장치(CPA)’로 명명했다.
이 장비는 레이저 빛을 99.4%까지 흡수했다. 이론상으로는 99.99%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장비로 광학 스위치를 만들면 광자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광학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또 전자기선 등에 활용하면 인간의 피부 조직에 침투해 치료나 영상 의학에 활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