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초원에서 사는 프레리들쥐(Microtus ochrogaster)는 암수가 평생에 걸쳐 쌍을 이뤄 살며 함께 자식을 키운다. 이같은 일부일처제는 설치류(齧齒類)에서는 보기 힘든 것으로 이들과 가까운 종인 아메리카들쥐 등은 일부일처제가 아니다.
프레리들쥐는 실험실에서 간단하게 기를 수도 있어 일부일처제를 생물학적으로 연구하는데 적합한 기회를 제공해주는 동물이다.
근착 '사이언티픽 아메리카'에 따르면 메릴랜드대 동물학 교수인 수카터 연구진은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프레리들쥐의 일부일처제 행동을 지탱하는데는 호르몬이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들쥐는 번식기가 아닐 때에도 파트너에게 친밀한 태도로 접근한다. 이같은 친밀감은 일부일처제가 아닌 다른 종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햄스터(시리아가 원산지인 쥐의 일종)의 경우 수컷이 교미 후에도 암컷의 주변에 있으면 암컷에게 살해당할 수도 있다.
프레리들쥐의 배우자게 대한 이런 태도에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관계하고 있다. 교미경험이 있는 수컷은 처음 보는 상대에 대해 매우 공격적이 되는데, 이는 세력권을 정하거나 파트너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 여기에는 수분조절을 하는 흐르몬으로 알려진 바소프레신이 관여하고 있는 듯하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또 어렸을 때 분비한 부신호르몬이나 생식선호르몬이 훗날 새끼를 키우는 등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점도 밝혀졌다.
일부일처제의 적응적인 의의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의문이 남아 있으나, 이같은 동물연구의 성과를 계기로 사람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