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고고학
메말라가는 오늘날의 초원과 미래의 사막을 한 프레임에 담아 비교했다. 이 작품은 세계사진협회(WPO)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사진대회 ‘2015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에서 ‘개념 사진(conceptual)’ 부문 2위를 수상했다.
지난 30년 동안 몽골은 천천히 사막으로 변했다. 850여 개의 호수와 2000개의 강이 말랐고 대지의 4분의 1이 모래땅이 됐다. 목초지는 6900만ha(1ha는 1만m2) 감소했고, 식물 종의 4분의 3이 사라졌다. 몽골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유목민들은 살 곳을 잃었다. 사진작가 이대성은 남아있는 초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초원이 미래 어느 순간에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고고학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박물관 전시품이 된 초원
작가는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초원의 모습을 박물관에 전시하는 디오라마(모형 전시물)로 표현했다. 자연이 항상 그대로일 것만 같지만, 언젠가는 박물관에 따로 보존해야 하는 유물이 돼버릴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다. 작가는 실제로 파리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품들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그는 “기후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몽골의 유목 문화 역시 이런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막화를 부추기는 인간
사막화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후변화다. 하지만 과도한 벌목이나 채굴 사업 역시 사막화를 부추기는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목축업으로 사육 가축 수가 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양이나 염소 같은 가축이 몽골 전체에 6000만 마리 방목되고 있는데, 이것들이 애써 조림사업을 한 식물의 뿌리까지 뜯어 먹는다. 기후변화가 더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작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에르덴 지역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집중 촬영했다.

미래로 걸어가는 사람들
유목민들이 예견된, 황폐한 미래로 걸어가고 있다.
행렬 끝에 선 어른보다 맨 앞에 선 어린이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피해자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