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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비행기

항공산업의 첨병을 기른다

1991년 일본 우쏘노미야클럽주최 모형비행기대회에 출전한 「한우리회」 회원들


구조역학이나 엔진의 고출력은 실제 비행기보다 이론이 앞서 있으며 통신분야도 첨단을 달린다.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속한다고 한다. 모형비행기 동호인들은 누구보다도 이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한다. 서울에서는 한강시민공원가운데 암사·잠실·난지도 지구에 가면 주말과 일요일은 물론 평일에도 모형비행기를 띄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조종하는 순간 무인지경

"사람들은 누구나 쪽빛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형비행기는 이러한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외에도 설계에서부터 조립·도색, 그리고 비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아마추어 과학의 묘미를 맛보게 해 줍니다." 모형비행기 동호회 '한우리'의 총무 김성남씨는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모형비행기를 통해 과학과 친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행기의 기본구조인 동체와 주익 수평미익 수직미익을 균형있게 제작하는 가운데 비행기가 날게 되는 원동력인 양력 항력 중력 추력 등 힘의 균형을 이해함으로써 항공과학의 기초에 대한 안목과 흥미를 넓히고 항공산업 발전의 잠재적 기반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모형비행기는 보통 글라이더 고무동력기 유선조종기 무선조종기로 나뉜다. 글라이더는 고정익을 가진 비행기를 조종자가 끄는 줄로 당겨 일정 고도까지 오르게 한 후, 끄는 줄을 이탈시켜 자유비행하도록 한다. 비행시간은 대개 1~2분 정도이나 기상조건 등에 따라 상승기류를 타게 되면 무한비행도 가능하다.

고무동력기는 여러 가닥의 고무줄을 감아 프로펠러를 돌려 그 추진력으로 비행하게 된다. 유선조종은 U자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2가닥의 조종줄을 이용. 날개를 움직여 큰 원을 그리며 모형비행기를 조종한다.

무선조종기는 기장 인기를 모으는 모형비행기. 지상에서 원격조종하는데 고도 1㎞, 시속 1백50㎞까지 날 수 있는 데다 8자비행 나선비행 급상승 등 실제비행을 능가하는 갖가지 묘기가 가능해 스릴만점의 아마추어 과학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4채널의 송신기로 보조익, 수평미익의 승강타, 수직미익의 방향타, 그리고 엔진회전수 등을 조종해 비행하는 무선조종기가 연출할 수 있는 묘기는 모두 23가지로 신호의 도달거리는 1㎞. 원래 2사이클 행정기관을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자동차와 같이 4사이클 엔진이 도입돼 보다 힘찬 비행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무선조종기 비행은 항공산업의 발달에 필수적인 기초분야로도 그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새로 개발된 비행기의 모양과 중량을 축소한 모형비행기로 실제상항과 유사한 비행데이터를 얻기 위한 실험비행에 이용된다. 또 대공사격의 움직이는 목표물로 이용되는가 하면 적의 레이다에 포착되지 않고 정찰 및 전파방해 등의 일익을 담당하는 소형 원격조종 무인기까지 등장해 군작전에도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초경량 항공기술인력의 대부분은 비행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모형 비행기로 키워 왔다.

모형비행기에 관심있는 사람은 인근의 과학교재사에서 초보용 완성기를 구입, 조종술을 익힌 후 동호회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게 정식 코스. 장비는 1세트에 35만~50만원선. 전에는 혼자 연습하다 많이 부숴뜨리기도 했으나 요즘은 과학교재사에서 조종술을 가르쳐 준다. 이러한 과학교재사가 서울에는 50~60개 정도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20회쯤 모형비행기를 날려보면 단독비행이 가능하다. 조종을 익힌 후에는 조립과 엔진정비를 배우는 게 바른 순서다.

"무선 조종기를 하늘에 띄워 놓고 조종하는 순간 무아지경에 이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한우리회 회원 김은광군(22·방송통신대)은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모형비행기 조종의 꿈을 한 달 반 전에야 이룩했다며 지금은 비행기 조립에도 열심이다.

한국모형항공협회 총무 백원기씨는 모형비행기야말로 항공산업을 육성하는 산업기술의 첨병이라고 주장한다.

"구조역학이나 엔진의 고출력부문은 모형비행기가 실제 비행기보다 이론에서 앞서 있으며 통신분야도 첨단입니다."

그는 또 사람이 타고 시험해볼 수 없는 분야도 모형비행기는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에는 한창 흥미를 가지고 달려 들어야 할 중고생들이 입시준비 때문에 가까이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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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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