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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미래도시 퓨처로스코프

레저·교육·업무의「삼위일체」이룬다

전통적인 프랑스의 지방도시가 첨단기술분야를 대표하는 도시로 탈바꿈했다.

퓨처로스코프(Futuroscope)는 파리에서 남서부로 3백30㎞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비엔느(Vienne)도(道)에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다. 말그대로 미래도시인 퓨처로스코프의 건립이념은 인간의 주된 3가지 활동(즉 레저 교육 일) 사이의 밀접한 상호조화에 근원을 두고 있다. 프랑스 상원의회 의장인 모노리(Réné Monory)가 의장으로 있는 비엔느도 의회는 1983년 비엔느도를 전통적인 프랑스의 지방도시에서 첨단기술분야를 대표하는 도시로 변모시키기 위해 대담하고도 모험적인 투자를 결정했다.

1984년 2월에 퓨처로스코프 건설을 위한 용지매입을 했다. 이어서 데니스 라밍(Denis Laming)의 도시설계안을 채택하고, 같은해 11월에 기공식을 거행했다.

오사카시에 화상전송한다

그후 1987년 5월부터 일반시민에게 레저단지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그해에만 22만명의 입장객이 이곳을 방문했는데 그 수는 매년 증가해 1991년에는 1백만명의 입장객을 맞이하게 되었다.

계속해서 입체영상관 쇼스캔(Showscan) 영상관 테트라 팩(Tetra pak)전시관 등을 개장했다. 또한 최첨단 통신기능을 갖춘 텔레포트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일반 업무지역에는 컨벤션센터와 세미나센터를 건립했으며 일본의 오사카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서로 화상전송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법률학 연구프로그램을 위성중계하기 위한 '국립원거리교육센터'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이제부터 퓨처로스코프 안에 배치된 레저단지 교육단지 업무단지(텔레포트지역)를 차례대로 방문해 보자.

유럽최대의 영상공원 조성돼
 

위 사진은 옴니맥스 영사관. 지경 29m의 구형체를  40m 높이의 유리로 감싸고 있는 건물이다. 이곳에는 백색의 알루미늄판으로 된 반구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퓨처로스코프의 레저단지에는 유럽 최대의 영상공원이 조성돼 있다. 그러면 레저단지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설들은 어떤 것들일까.

먼저 키네맥스(Kinemax)영상관을 들어가 보자. 이곳은 유럽 최대의 아이맥스 영화관으로 70㎜ 필름을 6백㎡의 평면스크린 위에 영사한다.

옴니맥스(Omnimax)영상관도 눈에 띈다. 직경 29m의 구형체를 40m 높이의 유리로 감싸고 있는 형태의 건물이다. 이 영상관에 앉으면 백색의 알루미늄판으로 된 반구형(半球型)의 스크린에 투영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반구형의 스크린에 영상을 보내려면 어안(魚眼)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이 영상관은 1만2천8백W의 고출력 음향효과를 자랑하고 있다.

쇼스캔(Showscan)영상관도 퓨처로스코프가 자랑하는 첨단의 레저시설중 하나다. 이것은 1988년 도입된 새로운 영상투영방식으로 70㎜필름이 1초 동안에 60장면이나 영사된다(일반영화는 1초에 24장면이 영사됨). 따라서 망막이 시각적 환상을 일으키게 된다. 관객들은 영화장면 안으로 빠져 들어가게 되며 완전한 실체감을 느낀다.

다이내믹(Dynamic)영상관은 그보다 한수위다. 쇼스캔에 의한 특수한 효과를 좌석의 이동으로 더욱 상승시킨 곳이다. 유압잭(jack)을 장착한 관람석 의자와 영상을 컴퓨터시스템으로 동시에 조정, 선명한 영상과 함께 관람석을 움직이게 함으로써 영화의 실체감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한편 원형영상관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은 직경 21m의 구형 건물에 4백10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는 영화관이다. 35㎜필름 영사기 9대와 조합을 이룬 9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되는데 3백60˚화면에 영사할 수 있다. 이 영상관의 모든 시스템은 전자식 조절기로 조정되고 있다.

시네오토메이트(Cineautomate)영상관은 매우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한다. 이곳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그 내용전개에 관객의 생각을 개입시키는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퓨처로스코프의 레저단지는 이밖에도 퓨처로스코프전시관 홀로그램(Hologram)전시관 테트라 팩 전시관을 비롯해 많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럽 최대의 아이맥스 영화관인 키네맥스상영관. 70mm필름을 6백㎡의 평면스크린 위에 영사한다.
 

새로운 학위제도 도입

레저단지에 이어서 교육단지를 한번 돌아 보자.

최첨단 통신시설을 구비한 텔레포트 지역에 인접한 교육단지에는 혁신적인 교육내용과 교습방법으로 미래의 고급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들과 법률정보 및 미래학연구소 등이 위치하고 있다.

예컨대 1987년에 개교한 고등·대학교는 통신기술분야를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이곳에서는 고등학교과정 대학과정 및 일반직장인을 위한 연수과정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이곳에서는 고급기능인임을 보증하는 학사학위인 B. T. S. 를 수여하기도 한다. 유럽에서 유일하고, 매우 독창적인 B. T. S. 교육프로그램은 유럽발전기금(FEDER)으로부터 연간 4천만프랑(약 55억원)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개교시에는 4백명에 불과했던 재학생이 1991년에는 1천2백명으로 증원됐다.

그런가 하면 프와티에(Poitiers)대학 퓨처로스코프 분교도 교육단지에 위치해 있다. 프랑스 교육부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서 1987년에 이 대학이 설립됐는데, 최신식 설비의 건물과 장비를 갖추고 고등기술교육 연수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국립원거리교육센터(CNED, Centre Nationale d'Enseignment à Distance)도 교육단지의 명소중 한곳이다. 이 교육센터는 장거리 통신교육을 위해 선명한 화상을 전송할 수 있는 고성능 안테나를 갖추고 있다. 아울러 방송국 수준의 선명한 영상을 얻기 위해 최첨단의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교육내용을 담은 영상화면은 일반TV 채널을 통해 전송된다(유럽의 다른 나라와 아프리카지역에는 '프랑스 텔레콤'의 통신위성을 통해 전송함). 교사는 전화 텔레마터크(Télématic) 비지오렉튀르(Visiolecture) 등과 같은 통신수단을 활용해 학생과 상호교신하면서 교육한다.

CNED가 주관하는 법률학 원거리 통신교육은 유럽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에서도 인기가 높다. 1990년 11월부터 아프리카 토고의 로메(Lomé)대학생들에게 법률학 통신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1991년 현재 CNED는 프랑스의 8개도시에 걸쳐 35만명의 사람들에게 통신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법률정보 보급을 위한 국제센터도 퓨처로스코프 교육단지 내에 있다. 이 센터는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국제적인 법률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 질수록 보다 세밀하고 신뢰성 있는 유용한 정보데이터가 요구되므로 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데이터뱅크가 절실해진다. 텔레포트의 지원을 받는 이곳은 국내외 법률정보를 취급하는 프랑스 최대의 법률정보센터이다. 또한 이 센터에서는 외국 주재원들과 통신망을 형성하고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서로 토론하면서 연구 개발하는 전문가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법학자와 고위직 행정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장교육과 연수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한편 미래학국제연구소도 교육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이 연구소는 고급수준의 과학세미나와 회의를 주관한다. 아울러 미래학 분야에 있어서 대학 연구소 기업간의 연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로레알(L'Oreal)의 정책위원회 의장인 프랑수와 달에 의해 운영되는 이 연구소는 1989년 개관기념으로 '개혁, 미래와 창조적 제안'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텔레포트를 중심으로

마지막으로 업무단지를 방문해 보자.

퓨처로스코프 안의 업무단지는 레저단지와 교육단지 사이에 있는데 텔레포트를 중심으로 1천㏊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업무단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텔레포트(Téléport)다. 프랑스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최첨단 무선 통신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텔레포트가 건설된 것은 1989년이었다. 이 지역에 입주한 기업체들은 다양하고 총체적인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음성 화상 데이터 기록 등을 체계적으로 저장 관리하고 전송까지 해주는 제4세대형 전자식 다중스위치시스템(Matra 6500)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 내에 저장관리된 각종 정보들은 광섬유를 통해 사방으로 전송된다. 둘째로 중요한 정보들을 수치화하거나 음성화할 수 있는 장치도 공유한다. 또 화상 데이터뱅크를 활용할 수 있고 본사와 지사 사이의 통신이 가능하며 설계를 지원하는 전산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프랑스텔레콤은 중소기업이 많은 업무를 신속하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업무단지에는 회의 및 세미나센터도 있다. 레저단지와 텔레포트지역 사이에 자리잡은 이 센터의 대회의장(Palais des Congrés)은 업무단지에 있는 모든 기업체들에게 수많은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고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대회의장의 규모는 이렇다. 1천명 좌석의 대회의실, 12개의 소회의실, 1천5백㎡ 면적의 전시공간 등이 있다. 이 회의장은 연중무휴로 개관하고 있는데 1990년에는 5만5천명이 이곳에서 회의와 세미나를 가졌다.

모든 것이 파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프랑스에서 퓨처로스코프의 존재는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 파리로부터 3백30㎞나 떨어진 지방도시 비엔느도에 인간의 본질적인 3가지 활동을 건립이념으로 삼아 새로운 미래지향적 도시를 건설한 것은 극히 예외적인 일이었다. 멀지않아 지방화시대를 맞이할 우리나라를 생각할 때 이 미래도시의 건설과 성공은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업무단지의 대회의장에서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회의장은 연중무휴로 개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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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진억용 교수
  • 사진

    프랑스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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