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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페이지 뉴스] 거북 개미의 진화는 거꾸로도 간다

◇ 보통난이도 | 한 페이지 뉴스

 

 

생명의 진화는 일종의 방향성을 띤다고 여겨졌다. 초기 생명체가 물에서 육지로 올라와 포유류가 된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고래는 대표적인 예외 사례로 꼽혔다. 포유류가 육지에서 다시 물로 돌아간 ‘역진화’가 일어난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역진화 사례가 다양한 생물에서 발견되며 진화가 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대니얼 크로나워 미국 록펠러대 사회진화및행동연구소 교수팀은 거북 개미속(Cephalotes)의 머리 부위가 가역적이고 반복적으로 변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9일자에 발표했다.


거북 개미의 사회는 계급이 분화돼 있으며, 특히 군인 계급에 속하는 개체들은 집 입구를 머리나 몸으로 틀어막아 외부의 공격을 막는 역할을 한다. 군인 계급인 거북 개미의 머리는 다른 계급의 개미들이 올라앉을 수 있을 정도로 크고, 사각형, 접시형, 디스크형 등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연구팀은 군인 계급인 거북 개미의 머리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기 위해 머리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분류한 거북 개미 89종의 유전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전적으로 가장 오래된 군인 거북 개미의 머리 형태는 사각형이었고, 지금까지 11종류의 형태가 출현했다가 현재는 4종류만 남게 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진화 과정에서 특이했던 건 거북 개미의 머리가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했다는 점이다. 머리 형태의 진화도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디스크형 머리가 개미집 입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음에도, 이전의 덜 효율적인 머리 모양으로도 진화했다가 다시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기도 했다. 진화 과정이 가역적이고 반복적이었던 것이다.


크로나워 교수는 “생물의 형태가 (한 방향으로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서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진화 과정을 분석할 때 생물이 변화할 수 있는 폭을 지금보다 훨씬 넓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oi: 10.1073/pnas.19137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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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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