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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 사고의 주 원인은 전압아닌 전류

9A 이상이면 치명적손상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전류에 노출됐을 때에도 감전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요즘 노래방가기가 두렵다. 감전의 공포 때문이다.


최근 한 대학생이 가라오케에서 마이크를 잡는 순간 감전사해 큰 충격을 던졌다. 그 여파인지 요즘은 가라오케나 노래방을 찾기가 두렵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왜 이런 불행한 사고가 일어났을까. 그 가라오케 사업장의 업주가 특별히 높은 전압을 끌어다 쓴 것도 아닐텐데….

감전사고에서 전압보다 전류나 저항이 더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실제로 우리 몸이 얼마나 손상을 받느냐는 전압이 '2백20V냐 1백10V냐'와는 별 상관이 없다.

전자가 흐를 때 반드시 나타나는 '방해꾼'이 있다. 전기저항이다. 전자들은 어떤 곳을 흐르건 간에(금속이든 인간의 몸이든) 전기저항이 최소인 경로를 택한다. 또 자신의 움직임에 방해를 받게되면 전자들은 열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때 1초당 발생하는 열의 양은 전류의 제곱에 저항을 곱한 것과 같다. 이것이 유명한 줄의 법칙인데, 의학적인 관점에서도 이 공식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감전시 실제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이 열이기 때문이다.

60Hz의 교류가 흐를 때 약1.1mA의 전류에 노출되면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 이 보다 더 높은 전류가 몸에 닿으면 근육수축이 일어나고 더 높아져 10~15mA에 이르면 전기가 흐르는 물체에서 자신의 손을 떼어놓지 못한다. 이 정도의 전류가 가슴을 통과하면 호흡근육이 경련을 일으켜 호흡곤란에 이르게 된다.

보통 9A 이상의 전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실제 감전사는 이보다 훨씬 낮은 전류에서도 일어난다. 왜냐하면 우리의 몸안에서 전기저항이 가장 적은 경로가(즉 전류가 제일 선호하는 이동로) 신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전은 신경에 엄청난 손상을 준다.

또 심장근육은 50~60Hz의 교류에 의해 가장 큰 손상을 입는다. 그런데 불행히도 가전제품의 제원을 보면 거의가 그 정도의 Hz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낮은 전압의 가전제품을 만지다가 감전사한 경우 심실성 미동(빠르고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가장 흔한 사인(死因)이다.

낮은 전압에 감전되면 대개 손가락 끝, 손, 입주위에 화상이 생긴다 이 경우 피부는 2도 또는 3도의 화상을 입는다. 그러나 피부손상은 단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보다 훨씬 심각한 근육손상이 그 아래 감춰져 있는 것.

전류가 몸안에서 흐를 때 발생하는 열은 전류의 입구와 출구 가까운 곳에서 가장 높다. 이 부위에서는 열이 95℃ 또는 그 이상 올라간다. 일단 전기가 몸속으로 들어가면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전류가 온몸으로 확산된다. 이렇게 온 몸에 퍼진 전류는 출구지점에서 다시 모여 농축된다. 이 농축된 전기에너지는 다시 출구에서 전기저항과 마주치게 되므로 그 지점에서 열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래서 전기가 빠져나가는 지점(출구)부근에 멍든 것 같은 상처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mA 수준의 전류도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전류의 세기가 커짐에 따라 더 많은 열이 발생하고 저항도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전류는 피부층(입구)을 통과한 뒤 그 밑의 근육에 큰 손상을 준 다음 감전자의 발을 통해 빠져나간다. 또 금속막대나 문고리를 잡은 손을 통해 나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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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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