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무장투쟁의 초석이었던 신흥무관학교의 후신으로 1949년 개교한 경희대는 내년이면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경희대는 올해 ‘QS 세계대학평가’ ‘THE 아시아·태평양대학평가’ ‘상해교통대 세계대학평가’에서 모두 국내 종합대학 중 6위를 차지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인정받았다.
2018학년도 경희대 수시모집 경쟁률은 22.47대 1(총 모집인원 3748명, 지원 인원 8만4218명)이었고, 정시모집 경쟁률은 5.92대 1(총 모집인원 1489명, 지원 인원 8815명)을 기록했다. 황윤섭 경희대 입학처장(무역학과 교수)을 만나 경희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을 들었다.
학생부종합전형, 복수 지원 가능
“창학 이념인 ‘문화세계의 창조’를 실천할 수 있고,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풍부하며 나눔의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습니다.”
황 입학처장은 경희대의 목표와 인재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그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특히 강조했다. 이런 시각은 경희대 학생 선발 과정에도 드러난다. 경희대 입학전형은 타 대학에 비해 직관적이고 자유로운 편이다. 학생이 고교 시절 자신의 역량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수시모집은 크게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우수자전형, 실기우수자전형으로 나뉜다. 이 중 학생부종합전형은 네오르네상스전형과 고교연계전형으로 세분화된다. 네오르네상스전형과 고교연계전형의 차이는 면접 시행 여부다. 네오르네상스전형은 1단계 서류 평가 이후 면접 점수를 합산해 학생을 선발하는 반면, 고교연계전형은 오로지 서류로만 학생을 평가한다.
특히 경희대 학생부종합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경희대에 지원하는 학생은 네오르네상스전형과 고교연계전형, 두 전형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또 두 전형 모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다. 황 입학처장은 “학생들이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최대한 제약을 줄였다”며 “다만 고교연계전형에 지원하려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학교별로 추천 인원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르네상스전형은 경희대 학생부종합전형을 대표하는 전형으로 모집인원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이 전형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네오르네상스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으로 진행된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심사해 1차적으로 학생을 선별하는데, 교사추천서를 선택적으로 제출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점수(70%)에 면접 점수(30%)를 더해 최종합격자를 뽑는다.
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네오르네상스전형은 ‘문화인, 세계인, 창조인 중 하나에 해당하는 학생을 찾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공계 학과 지원자라면 이 중 ‘창조인’ 항목을 주목해야 한다. 창조인은 수학·과학에 대한 재능과 탐구력을 바탕으로 학문 간 경계를 가로지르며 융·복합 분야를 개척하는 전문인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학업 역량과 전공 적합성, 인성, 발전 가능성 등
4가지를 평가해 창조인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심사한다.
황 입학처장은 “자신이 지원한 학과나 계열에 대한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자기 주도적으로 활동한 학생을 눈여겨본다”며 “학교에서 비교과 활동을 균형감 있게 수행한 학생이라면 네오르네상스전형에 지원해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교연계전형은 네오르네상스전형과 달리 100% 서류로만 학생을 평가한다. 서류평가는 네오르네상스전형과 동일하게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심사하며, 교사추천서를 선택적으로 제출할 수 있다. 황 입학처장은 “고교연계전형은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수행한 학생을 위한 전형”이라며 “자연계의 경우 고교별 최대 3명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SW인재전형, 8학기 등록금 전액 지원
경희대는 논술우수자전형도 시행하고 있다. 논술우수자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30%)에 논술(70%) 성적을 더해 학생을 선발한다.
황 입학처장은 “자연계의 경우 개념에 대한 이해와 응용력 그리고 논증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된다”며 “논술우수자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과 달리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만큼 논술우수자전형을 노린다면 수능 준비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실기우수자전형 중 ‘K-SW인재전형’을 주목하자. K-SW인재전형은 이공계 분야 학생 선발 전형 가운데 유일한 실기우수자전형이다. 1단계는 서류평가로 진행하며, 2단계에서는 1단계(70%)에 특기재평가 점수(30%)를 더해 최종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실기전형인 만큼 서류평가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에 대한 활동 자료와 실적을 함께 제출한다. 다만 교사추천서는 받지 않는다. 2단계 특기재평가는 면접으로 진행되는데, 개별 면접을 통해 인성과 전공 적합성을 파악하며 제출 서류를 검증한다.
황 입학처장은 “실기전형인 만큼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없다”며 “K-SW인재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에게는 입학금을 포함해 8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2019학년도 정시모집은 2018학년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체 정원의 26.7%(총 5212명 중 1390명)를 정시로 선발하는데, 이 중 음대나 미대 등 실기평가가 포함된 학과를 제외하면 21.9%(1139명)의 학생을 100% 수능으로만 선발한다.
다만 경희대의 경우 캠퍼스에 따라 모집군이 나뉘기 때문에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가군, 국제캠퍼스의 경우 나군에서 학생을 선발한다. 따라서 이과대나 생활과학대, 의·약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은 가군으로, 공대나 응용과학대, 소프트웨어융합대를 지망하는 학생은 나군으로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