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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랜 전통과 국가적 지원으로 눈부신 성장

파스퇴르 연구소와 생물의학

유럽 특유의 전통과 국가적인 지원에 힘입어 생물 의학 분야에서 유럽의 지위는 탄탄하다. 1백년 넘는 역사를 지닌 생물학연구의 총본산 파스퇴르연구소, EC 3대 합작품의 하나로 꼽히는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등이 대표적인 연구기관이다.

유럽의 통합은 전세계적인 지역경제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으며 또한 인구나 상품생산면에서 유럽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동안 국가간 이해의 상충에도 불구하고 유럽의회 탄생, 동일화폐(ECU)의 등장, 교육제도의 상호인정, 관세에 관한 협정 등 비교적 순탄한 진행을 보여왔으나 최근 덴마크의 통합부결에서 보여지듯이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필자는 프랑스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그후에도 프랑스에서 몇차례 연구할 기회가 있어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생물 의학 분야를 살펴보고 영국 독일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하기로 한다.

프랑스 연구개발 투자총액은 국민총생산(GNP)의 2.3%로 약 20조원에 달한다(89년). 이 금액은 국가 공공기관의 54%를 부담하고 개인기업에서 46%를 부담하고 있으며, 28만명이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의 분포를 보면 개인기업에 56%, 공공기관에 34%, 대학에 8%, 비영리단체에 2% 소속돼 있다. 고급인력의 대부분이 대학에 편재된 우리나라와는 아주 대조적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생물 의학분야 정부연구기관을 살펴보면 파스퇴르연구소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NM) 국립농업연구소(INRA) 국립과학연구소(CNRS)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연구기관이 차지하는 연구비는 연간 약2조원에 달한다(89년).

1백여년 역사 파스퇴르연구소

1886년에 설립된 파스퇴르연구소는 공수병 백신, 페스트 병원균 발견, 소아마비의 원인규명, BCG접종, 황열병 백신 생산, 설파제 개발, 단백질 합성기작 규명 등의 많은 업적을 남겼다. 최근에도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발견 및 진단법 개발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연구소는 9개과에 80개 정도의 연구실, 2천여명의 직원이 있으며 매년 3백여명의 박사과정 학생과 6백여명의 연수생을 받아 훈련시키고 있다. 9개과를 열거하면 세균 및 균학과, 생태학과, 면역학과, 바이러스학과, 생화학 및 분자유전학과, 분자생물학과, 실험생리 및 병리학과, 생물공학과, 병원 등이다.

이 연구소는 생물학 분야의 기초연구, 의학 및 생물공학의 응용, 교육센터, 국가표준센터, 특수의학제제의 생산에 관한 특허 관리, 수혈센터, 병원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는 종합연구기관이다. 3대 연구분야는 미생물, 발생학 및 성장생물학, 면역학으로 설정돼 있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는 1964년에 설립되어 과기처와 보건부가 공동관리하고 있다. 2백50여개 연구조직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약 2백개의 연구조직은 전국의 병원 의과대학에 산재해 있는 것이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와 다른 점이다.

이 연구소의 3대 과제를 보면 △분자 및 세포수준에서 정상 혹은 병리적인 면에서의 생물학 및 생체물리학연구 △생체의 면역계, 재생 및 발달, 혈류, 호흡, 배설계, 신경계 및 오관기능, 대사 및 영양분야 연구 △공중보건역학, 보건과 경제 등 사회분야 연구 등으로 요약된다.

1964년에 설립된 국립농업연구소(INRA)는 농림부와 과기처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농업기술의 진흥 보급 상품화에 이르는 전과정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우리나라의 농업진흥청 산림청 농업개발공사 식품연구소를 합쳐놓은 것과 대등하다. 식물생산부, 동물생산부, 농산 및 식품공업부, 사회과학부 등 6개부를 두고 있으며 이들 연구부는 지역이나 기후적인 특성에 따라 프랑스 전국에 산재해 있다.


유전공학의 작업도구라 할 수 있는 오토라디오그램으로 각 세포의 독특한 유전자구조를 본다.


대학교와 그랑제콜

과기처 산하기관으로 모든 학문분야를 다루는 프랑스 최대의 연구기관인 국립과학연구소(CNRS)는 1936년에 설립됐다. 직원수가 2만6천여명에 달하며 1천3백여개의 연구조직을 갖고 있다. 이중 1천개 가량의 연구조직은 대학 및 공공연구소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머지 3백개 정도가 자체조직이다.

최근 학문간 공동연구가 적극 장려되고 있으며, 생물 의학 분야에서는 생체고분자공학(IMABIO)계획, 신경학 심리학 인공지능 등이 관여하는 인지과학계획, 1차원료 및 에너지계획 등이 추진중이다.

프랑스 연구개발의 또다른 축이 되는 대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 고등교육은 대학교와 그랑제콜(grandes ecoles) 두군데로 크게 나누어진다. 대학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학시험 없이 지원하여 각 과에 따라 졸업정원이 자율적으로 정해진다. 의과대학의 경우 1학년 마치고 2학년 올라갈때 경쟁률이 7:1이나 될 정도로 치열하다.

그랑제콜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후 예과 2년과정을 고등학교에서 더 받고 각 분야별로 전국적인 시험을 봐서 지원학교에 따라 성적순으로 선발되며 입학인원이 제한돼 있다. 보통 그랑제콜에 합격하면 대학 3학년에 편입이 가능하며 반대로 대학에서 2년을 마치면 그랑제콜에 시험칠 수 있다. 그랑제콜은 보통 3년과정인데 마지막 학기는 프랑스 국내 혹은 외국에서 연수받고 이들은 졸업후에 앙지니에(enginier)로 불린다.

생물공학 분야의 그랑제콜로는 국립고등농업학교 국립고등응용생물학교 국립응용농산 및 식품학교 국립고등응용과학교 등이 있으며, 클레르몽페랑대학 콩피뉴대학 디종대학 리유대학 파리대학 스트라스부르대학 툴루즈대학 보르도대학 등이 생물 의학분야에서 명성이 있다. 이 대학들도 연구조직과 마찬가지로 지역특성에 맞는 연구와 산학협동이 잘 이루어진다.

민간기업을 보면 론 풀렝, 엘프 사노피, 메류앵스티튀, 루셀 우클라, 트란스젠 등이 활발한데 이들 대부분이 화학제품 의약품 농산식물 분야의 다국적기업이다.
 

축산업에도 첨단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EC의 3대 합작품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 연구소들이 거의 대부분 국립 또는 공립인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 영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독일의 경우 과학교육청, 과기처 및 주정부가 막스프랑크(Max-Planck)연구소 산하 60여개 연구조직을 지원한다. 또 베를린 튀빙겐 뮌헨 하이델베르크 등의 도시에 있는 20여개 대학에 생물공학 각 분야의 연구소가 설립되여 있다.

독일 정부가 90년에 발표한 '생물공학 2000년 계획'을 살펴보면 약6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이는 지난 5년간 생물공학분야에 투자된 연구비보다 많은 금액이다. 생물공장개발, 세포생물학, 유전자구조 및 조절, 광합성생산, 및 생물학적 수소생산, 단백질공학 및 생합성, 신경생물학, 식물의 재배 및 보호, 재생가능원료, 생물학적 폐기물처리, 동물실험 대용방안 모색, 생물학적 안전성, 윤리 기술적 효과측정 등 12개 분야에 중점투자될 예정이다.

독일의 기업으로는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화학 및 의약계통 다국적기업으로 바이에르 베링거잉겔하임 베링거만하임 훽스트 셰링 메르크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이 생물공학분야에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약5천억원(87년).

영국의 경우에도 대학과학청 산하 5개 연구위원회를 통해 연구지원이 행해진다. 생물공학 분야는 과학 및 공학연구위원회, 의학연구위원회, 농업 및 식량연구위원회, 자연환경연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구소 대학 및 산학협동조직에 예산이 배분된다. 이외에 통산부 에너지부 보건부 등도 자체 생물공학 부문 연구소를 지원하고 있다.

의학연구위원회에서 지원하는 분야는 유전공학 단백질공학 단세포군항체 등이며 농업 및 식량연구위원회에서는 농업 및 식량에 관련되는 미생물 동물 식물의 분자생물학, 유전공학, 단백질공학을 지원한다. 과학 및 공학연구위회는 발효공정 생물공정 동물세포공학 단백질공학 등을 맡고 있으며 자연환경연구위원회는 유전자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미생물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관한 연구를 지원한다.

유명한 대학으로는 옥스포드대학 런던대학 임페리얼컬리지 버밍검대학 케임브리지대학 리드대학 서리대학 등을 꼽는다. 이 분야 기업으로는 ICI를 비롯, 웰컴 유니리버 셸브리티시석유사 등이 활발하다. 최근에는 생명과학공업협회도 결성됐다.

마지막으로 유럽공동체 공동개발계획을 소개하면 △생물공학계획(82-86년) △효소공학, 산업미생물학, 가축 및 작물의 유전자조작, 동물세포배양의 새로운 방법, 시험관내의 독성평가 등이 포함된 생물공학활성계획(85-89년)에 이어 생물공학 등 8개분야를 망라한 유레카(EUREKA)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유레카계획은 운영방식이 다국적이고 협동을 전제로 한다. 즉 반드시 두나라 이상의 기업 및 연구소가 참여하고 첨단기술을 사용해야 하며, 어느 한 국가에서 연구 기본설계를 제출하면 다른 국가의 기업 또는 연구소가 참여해 소요경비 참가방법 등 제조건을 상의해 결정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는 프랑스와 스위스의 경계지역에 있는 핵물리학분야의 CERN,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아리안우주센터와 함께 유럽공동체의 성공적인 합작품이다.
 

암치료에 레이저를 이용하고 있다(유럽레이저의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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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조도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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