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최근 고고학계의 논쟁에 하나의 열쇠를 제공할 단서가 중국에서 발견됐다. 중국 호북성(湖北省) 한수(漢水) 상류 강가에서 35만년전 원시인의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머리뼈가 흙과 모래에 압박되어 약간 손상되었지만 그 상태는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원인(原人, 호모 에렉투스)보다 구인(舊人, 호모 사피엔스)에 가깝다. 그러나 화석이 출토된 지층을 보면 이 원시인의 생존시기는 북경원인과 겹쳐진다. 따라서 원인과 구인이 일정 기간동안 중국의 화북(華北)과 화중(華中)지방에 동시에 살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인류의 조상은 누구인가"하는 물음을 놓고 고고학계는 '단일기원설'(일명 이브학설)과 '다지역진화설'로 양분되어 있다.
다지역진화설은 세계 여러곳에 정착한 인류가 원인 구인 현대인 순으로 진화되어왔다는 주장으로 화석의 연대측정에 주로 의존한다. 이에 반해 수만년전 아프리카 북부지역에서 현재의 인류가 나타나 세계 각 지역으로 퍼졌고 이들이 그 지역에 살던 원시인들을 대체해갔다는 단일기원설은 미토콘드리아의 DNA 유전자 분석에 그 근거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유럽 서아시아 지역의 인류는 공통의 조상을 갖고 있지만 그 동쪽 지방의 인류는 다지역진화설로 설명해야 한다는 절충론도 등장했다. 아무튼 이번에 출토된 화석이 이 논쟁을 해결해줄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동아시아인의 이동경로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