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항공기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 걸까?
인간이 만든 최초의 동력추진 비행기로 하늘을 난 것은 1903년 12월17일 캐롤라이나 북부 키디호크 모래언덕에서였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라이트 형제는 인류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22년 12월10일 안창남이 금강호를 타고 남산과 창덕궁 등 서울 상공을 비행함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창공인'이 됐다.
세계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항공기 개발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조종사 숫자가 양적으로 팽창했으며 비행술 측면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여객기가 대형화 고속화됐으며 이를 조정하는 민항공 조종사의 수요가 급증하게 됐다.
민항공 조종사는 최첨단 장비인 비행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항공기를 운항하는 것이 그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민항공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하며 고도화 한 최신장비 원리를 이해하고 조종하기 위해 많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모든 승무원 및 승객들을 관리할 수 있는 인격과 덕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들 민항공 조종사들이 갖추어야 할 조종사 자격 종류와 업무의 내용은 크게 나누어 (표1)과 같다.
또한 민항공 조종사는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하는데, 적합한 신체적 조건은 항공법 시행규칙 제71조에 자세하게 기록돼 있어 이를 참고하면 된다. 한국항공대학(항공운항학과)에서 입학전형시 적용하는 기준은 대략 (표2)와 같다.
(표 2)에서 나타난 결격조건이 없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민항공 조종사가 되기 위한 비행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 항공 대학
항공운항학과와 비행교육원
1952년에 설립된 한국항공대학은 국내 유일하게 민항공 조종사 양성을 위한 대학 교육기관으로 항공운항학과와 부설 비행교육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정원이 40명으로 1992년 2월 현재 약 7백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생들의 진로는 대학내에 공군ROTC제도가 있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지원, 대학부설 비행교육원에서 자가용 조종사 과정(비행시간 40~45시간)을 마치고 공군장교로 임관, 공군 전투조종사로 일정기간 복무 후 민간항공사에 입사한다. 소정의 교육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민항공 조종사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 항공사에 많은 졸업생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한 ROTC를 지원하지 않은 학생들은 육군 및 해군에 지원하여 장교로 임관, 조종사로 근무한 다음 공군에서 전역한 졸업생들과 같은 길을 가게 된다.
한편 지난 1989년부터 조종사 양성이 절실해짐에 따라 군필자 재학생 중에서 우수한 학생을 산학협동차원에서 장학생으로 선발, 계기사업용 조종사과정(비행시간 2백20~2백50시간) 교육을 실시, 소정의 자격을 취득하게 한 다음, 졸업과 동시에 민항공 조종사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한국항공대학은 교내 부설 비행교육원을 활성화해 조종사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계기사업용 조종사 과정을 확대할 계획을 추진중에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지금보다 더 많은 한국항공대학 졸업생들이 대학 졸업과 동시에 민항공 조종사로 근무하게 되리라 예상된다.
■대한항공 기초비행훈련원
10년 이상 걸리는 대형기 기장
조종사 수급 문제가 심각해지고 조종사 수급을 군출신 조종사에 의존하던 대한항공은 1988년 기초비행훈련원을 설립, 민항공 조종사를 자체 양성하겠다는 정신으로 제주도 제동 비행장에 많은 투자를 해 조종사 양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미국의 시에라 아카데미(Sierra Academy)에 고등비행교육과정을 의뢰, 위탁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곳 기초비행훈련원 응시자격은 4년제 대학졸업자 중에서 나이에 제한을 두고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로서 항공법 시행규칙 제71조 신체검사에 적합해야 한다. 전형방법은 영어와 일반지식에 대한 필기시험과 적성검사, 신체검사를 거쳐 최종선발 한다. 최종선발된 자는 1백4주간에 걸쳐 5단계 과정 교육을 이수함으로써 조종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며, 이곳 기초비행훈련원을 수료한 졸업생들은 (표3)과 같은 과정을 거쳐 대형기 기장에까지 이르게 된다.
■삼미항공 오는 8월에 문열어
삼미항공은 교통부로부터 항공기 조종훈련사업의 승인을 얻어 1992년 8월을 목표로 삼미비행센터를 운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북 고창군 흥덕면에 민간 비행장을 건설했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비행훈련과정으로는 자가용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기초비행과정, 사업용 조종사 면허 및 한정 증명 취득을 위한 중등 비행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계획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민간 항공 교육장소가 마련돼 민항공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다. 여건과 조건이 허락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비행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면장 취득 이후 민간항공사 취업문제는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외국 사설비행학교 다양
외국에는 정규 4년제 대학의 학과와 사설비행학교가 많이 있다. 특히 미국은 약1천2백 여개의 사설비행학교가 있으며 이들 교육기관에서도 자가용 조종사, 사업용 조종사, 계기비행증명 과정 등이 있어 비행교육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이러한 외국사설비행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국내에 사전교육과 안내를 맡아서 하는 곳도 있다. 미국 자격을 취득해 오면 우리나라 항공법상의 절차에 따라 우리나라 자격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돼 있어 외국에서 비행교육을 받아도 조종사 자격을 갖추는 길이 된다.
이상에서 언급한 교육기관 이외에도 아시아나 항공사의 경우, 필요한 조종사를 자체 양성하기 위해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전형에 의해 선발한 다음 외국의 비행학교에 위탁교육을 실시해 조종사로 양성하고 있다.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군에서 전투조종사로 근무한 다음 전역하는 조종사들은 소정의 자격을 갖추고 항공사 입사시험을 거쳐 민간항공사에서 민항공 조종사로 근무하기도 한다. 요컨대 민항공 조종사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용기와 집념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은 많이 있으며, 이러한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정규교육을 받아 우수한 조종사가 될 때 우리나라 민항은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