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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덕고 김지명 군  “ㄱㄴㄷ 문제는 개념 충실히 익혀야 안 틀려요”

2019 수능 만점자, 이렇게 공부했다

 

 

“수능을 본 후 가채점을 했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어요. 만점이라니…. 성적표를 받고 눈으로 확인한 뒤에야 뿌듯하고 안심이 됐죠. 그동안 저를 도와준 모든 분들이 생각났습니다.”

 

김지명 군(서울 선덕고 3)은 겸손하고 순수했다. ‘수능 만점자’라는 타이틀에 도취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 군은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150점(백분위 100), 수학 133점(100), 영어 1등급(절대평가), 화학Ⅰ 67점(99), 생명과학Ⅱ 70점(100), 한국사 1등급(절대평가)의 ‘완벽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사실 그는 수능에 ‘올인’한 것은 아니었다. 정시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경우 내신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능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김 군은 수시와 정시를 모두 준비했다. 내신은 전교 3등을 기록했고, 수능은 만점을 받았다. 내신과 수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어려운 문제 붙잡고 있지 말라

 

김 군의 수능 만점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2019학년도 수능이 유독 어렵다고 알려진 이른바 ‘불수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1교시인 국어 영역의 경우 난이도 논란이 일어날 만큼 어렵게 출제됐다. 첫 과목부터 어려웠을 텐데 당황하지는 않았을까.

 

김 군은 “원래 성격이 무덤덤한 편이라 그런지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다”며 “시험을 치르는 것이 불안하기보다는 설렜다”고 말했다. 

 

그에게 수능 당일의 기억을 되짚어달라고 요청했다. 우선 1교시 국어 영역이다. 그는 “막힌 문제가 몇 개 있었지만, 남은 시간 동안 여러 번 다시 풀어보면서 답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며 “수능을 치를 때는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간 관리를 위한 ‘꿀팁’도 하나 소개했다. 김 군은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문제 하나에 너무 매몰돼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어렵다고 느낀 17번과 40번을 일단 건너뛰었고, 나중에 남는 시간에 다시 풀었다.

 

 

2교시 수학 영역은 난이도가 평년과 비슷했다. 김 군은 “평소 모의고사 페이스를 유지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3교시 영어 영역은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김 군은 “영어의 경우 90점을 넘길 정도의 실력만 유지하려고 했다”며 “아무래도 자연계열이다 보니 수학과 과학 과목에 좀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4교시 과학탐구 영역은 화학I과 생명과학II를 선택했다. 이들 과목은 평소처럼 풀었다. 김 군은 “과학탐구 영역은 진위 판정 문제(일명 ‘ㄱㄴㄷ 문제’)가 많이 나왔다”며 “평소 개념을 꼼꼼히 익혀놓지 않았더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틀린 문제는 미루지 말고 바로 확인하라  

 

김 군은 중학교 때부터 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대신 교과서와 ‘EBS 수능특강’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모자란 부분은 인터넷 강의로 보충했다. 그는 “개념을 충실히 익혔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지엽적인 내용도 개념을 충실히 공부하면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제를 풀 때 헷갈리는 부분은 인터넷 강의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군은 학생들이 많이 활용하는 오답 노트도 따로 만들지 않았다. 대신 개념을 정리할 때도, 문제를 풀 때도 책을 이용했다. 그는 “오답 노트를 따로 만드는 것보다는 책을 이용하는 편이 바로 정리할 수 있어서 편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군은 틀린 문제를 대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틀린 문제를 다시 풀 때면 온 신경을 집중했다. 틀린 문제는 그 자리에서 바로 오답과 정답을 표기한 뒤 다시 풀어보면서 풀이 과정을 정리했다. 그는 “오답을 바로 정리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습관처럼 미루게 되고, 결국 또 틀리게 된다”며 “꾸준히 오답을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틀린 문제에 대한 근거를 찾는 일도 중요하다. 그는 “틀린 문제는 바로 분석해 틀린 이유를 머릿속에 정리해뒀다”며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계속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능이 코앞에 닥치면 기상 시간부터 식사 시간까지 하루 일과를 수능 시간표에 맞춰 생활하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김 군은 수능에 맞춰 생활 패턴을 바꾸지는 않았다. 그는 “매일 오전 6시 20분 기상이 몸에 배어 따로 컨디션을 조절하지 않아도 수능까지 신체 리듬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평소 생활 습관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수능 시험의 시간 관리는 철저하게 대비했다. 김 군은 “특히 수학과 과학탐구 등의 경우 시간을 정확하게 재고 풀려고 노력했다”며 “수능이 다가올 무렵에는 OMR 카드에 답을 표기하는 것까지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남는 OMR 카드를 공수하거나, OMR 카드를 별도로 인쇄해 표기 연습을 했다.

 

기초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건 필수다. 김 군은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을 하며 수험 생활을 이겨낼 체력을 유지했다. 김 군은 “일주일에 3~4회 꾸준히 공원에서 친구와 근력 운동을 했다”며 “친구와 함께 운동하면 동기 부여도 될 뿐만 아니라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머지 시간에는 그저 푹 쉬면서 기초 체력을 최대한 축적했다”며 “가끔 인터넷을 하는 것 외에는 따로 여가를 즐기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혈병 완치, 희망 되돌려주는 의사 꿈 꿔 

 

어렸을 때부터 이공계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김 군은 초등학생 때는 어린이과학동아를, 중학생 때는 과학동아를 구독했다. 그는 “과학동아를 통해 과학에 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서울대 의대를 포함해 여러 대학 의대에 지원할 계획이다. 그가 의사를 꿈꾸게 된 계기는 개인적인 이유에서다. 김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앓기 시작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긴 투병 생활을 했다.

 

김 군은 “의사 선생님들이 완치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줬던 것이 큰 힘이 됐다”며 “나중에 환자에게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의사가 돼, 그동안 제가 받았던 희망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군의 대학 1학년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아직은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실감이 안 나 대학에서 뭘 할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다만 그동안 관심이 있었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신용수 기자
  • 사진

    남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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