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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박아 기형아 낳을 위험성 높아

염색체 이상

신생아의 0.6~1%가 성염색체 또는 상염색체의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인체의 구조 기능 정신활동 등은 모두 유전인자의 작용에 의해서 결정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람은 세포마다 최소한 10만쌍의 유전인자를 갖고 있으며 이처럼 많은 유전자는 23쌍(46개)의 염색체 위에 선상으로 배열돼 있다. 따라서 수정란이나 태아의 염색체에 수적 또는 구조적 변화가 생기게 되면 유전자의 균형이 파괴돼 선천성 정신박약아나 기형아가 태어나게 된다.

염색체 이상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임신 초기에 유산되거나 사산되기도 한다. 근래에 사람의 염색체를 검사하는 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여러가지 질병(출산전후의 발육부진 다발성 기형 정식박약 생식기 이상 무월경증 자연유산 불임증 악성종양 등)이 염색체 이상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생아의 0.6~1%가 성염색체(性染色體)나 상염색체(常染色體)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X와 Y같은 성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소아기까지 뚜렷한 신체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상염색체 이상은 증세에 차이가 있기는 하나 공통적으로 출생전후의 발육부진, 심한 정신박약, 다발성 기형(여러 가지 기형의 합병) 등을 나타낸다. 또한 임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임신사례 중 약 15%가 자연적으로 유산되는데 이러한 자연유산의 60% 가량이 태아의 염색체이상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염색체이상에 의한 질병은 대부분이 중증이어서 태아나 유아기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살아서 출생한다 하더라도 격심한 심신장애를 보이게 되며 현대의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이처럼 염색체이상은 환자와 그 가족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심각한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염색체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일찍 염색체검사를 받아 병이 있는 아기의 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등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흔히 볼 수 있는 염색체이상과질병과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해 보겠다. 여기서는 염색체이상이 바교적 단순한 사례에 대해서만 설명해 보고자 한다.
 

(그림 1) 염색체이상을 일으키면…
 

몽고증환자는 외모부터 달라

상염색체 이상으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다운증후군(Down Syndrome)이다. 염색체 수가 47개가 되는 이 질환은 21번째의 작은 염색체를 한 개 여분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병이다. 다운증은 몽고증이라고도 불리는 정신박약의 특수형으로서 신생아 5백~6백명당 1명꼴로 빈번히 태어난다.

다운증은 세가지 형으로 흔히 구분된다. 앞에서 언급한 염색체이상을 가진 환자를 표준형 다운증이라 하는데 환자의 95%가 이 유형이다. 다운증 환자 1백명중에서 한사람 꼴로 염색체수가 47개인 비정상적인 세포와 46개인 정상적인 세포가 섞여 나타난다. 47개의 염색체를 가진 병적인 세포수의 비율에 따라 여러가지 증세를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를 모자이크형이라 한다.

표준형과 모자이크형의 다운증 아기를 낳은 부모들의 염색체를 검사해 보면 보통 이상이 없다. 실제로 이러한 아기는 정상적인 부모에게서 돌발적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아기를 낳은 부모의 연령을 조사해 보면 한가지 유의할만한 사실을 접하게 된다. 어머니의 연령이 많을수록 다운증 아기의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나이가 30세 미만일 경우 다운증 아기의 출산율은 1천5백분의 1 정도인데, 40~45세 사이에 아기를 낳았을 경우 다운증 아기의 출산율은 1백분의 1로, 젊은 엄마의 경우 보다 15배 정도 높아진다. 45세 이상의 고령 임신에서는 다운증 환자의 출산율이 40분의 1에 이른다. 자그마치 40배나 높아지는 것이다.

한편 염색체의 수는 46개로 정상적인데 현미경으로 자세히 조사해 보면 정상인에서는 볼 수 없는 크고 이상한 모양을 한 염색체가 들어있는 다운증환자도 있다. 이 이상한 염색체는 여분의 21번염색체가 다른 염색체(가령 15번염색체)에 옮겨붙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을 전좌형(轉座型)이라 하는데 다운증 환자1백명중 네사람이 이 타입에 속한다. 전좌형의 다운증은 표준형의 다운증과는 달리 어머니의 나이에는 관계없이 발생한다. 전좌형 아기를 낳은 부모는 염색체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데 보통 양친중 어느 한쪽에서 이상이 나타난다. 검사해 보면 반드시 전좌형 아기와 동일한 이상염색체가 한개 섞여 있으며 그 대신 21번 염색체가 한개 뿐이다. 따라서 염색체의 숫자는 45개로 정상인보다 한개가 모자란다.

그러나 부족한 21번염색체는 이상염색체에 옮겨붙어있기 때문에 유전물질 전체로서는 과부족이 없고 균형이 잡혀있으며 외관상 건강한 정상인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사람을 전좌보인자(轉座保因者)라고 한다. 전좌보인자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게 되면 세명중 한명 꼴로 다운증아기가 태어날 위험이 있다. 이밖에 태아에 심한 염색체이상이 생겨 유산이나 사산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다운증 아기가 한명이라도 태어났을 때에는 반드시 그 부모는 염색체검사를 받아 전좌보인자인가 아닌가를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운증은 정신박약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중의 하나이며 특이한 용모(눈끝이 위로 올라가 있고, 귀는 작고 약간 아래쪽으로 붙어있고, 콧등이 낮고, 두 눈 사이의 거리가 멀며, 혀가 길어서 입이 열려 있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짧다)와 발육지연 등이 나타난다. 환자는 보통 수명이 짧은 편이며 70%가 2, 3세 안에 사망한다.

그러나 내장에 심한 기형이 없고 또 심한 감염증에 걸리지만 않으면 40세까지는 정상인과 다름없이 생존할 수 있다. 다운증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노화가 빠르기 때문에 40세가 되면 여러가지 노인성 질병에 걸리기 쉽다.

양팔을 똑바로 펴지 못하면…

터너증은 여자아기 2천명중에 한 명꼴로 걸리게 되는 상당히 빈도가 높은 유전병이다. 여성에 있어서는 성염색체 이상에 기인한 대표적인 질환이다. 실제로 터너증의 환자가 임신되는 빈도는 훨씬 높지만 99% 이상이 자연유산 된다. 이 환자의 염색체를 검사해 보면 X염색체가 한개 뿐이다. 즉 염색체의 총수가 45개 뿐이다. 정상적인 여성의 성염색체는 XX형인데 비해서 터너증의 여자는 X0형으로 표현된다.

전체 터너증 환자들의 약 57%가 이러한 유형의 이상을 보인다. 또 정상적인 XX형의 세포와 비정상적인 X0형의 세포가 섞여 있는 모자이크형 (16%)도 있다. 그밖에 두개의 X중 한개의 윗부분이 결손돼 있는 결실형(27%)도 있다.

신생아 때에는 팔 다리에 림프성 부종(edema)이 나타나고 자라면서 없어진다. 환자의 몸은 여성이지만 난소가 없거나 혹은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사춘기가 돼도 여성다운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이 드러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에는 모르고 지내다가 사춘기가 돼도 월경이 없고 유방이 발달되지 않으며 키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그때서야 의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 신장 1백40㎝ 미만의 여학생중 7%에서 터너증이 발견되고 있다.

간혹 지능장애가 오기도 하는데 외관상으로는 목이 짧으며 목의 바깥쪽 피부가 날개 모양으로 늘어나 있다. 또 양팔을 펴면 똑바로 펴지지 않고 팔꿈치의 아랫부분이 바깥으로 꺾이는 등의 특징이 나타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자연유산되는 태아의 약 6~10%가 이 터너증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터너증 환자를 되도록 빨리 발견해 14~16세 이전에 에스트로젠 호르몬이나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면 성장을 최대한으로 도울 수 있다.

X염색체가 세개 있어 47개의 염색체를 갖는 여성을 3X증 환자라 한다. 이런 환자는 보통 여아 1천명중 한명꼴로 출산된다. 3X증 여성은 보통 월경이 규칙적이지만 월경불순과 폐경이 일찍 찾아오기도 한다. 이러한 여성들의 75%는 아기를 낳을 수 있으나 3X증 또는 클리네펠터증의 아기를 낳을 위험률이 50%에 이른다.

클리네펠터증은 X염색체를 두개, Y염색체를 한개 갖고 있어 염색체의 수가 모두 47개인 성염색체 이상질환이다. 대부분의 클리네펠터증 환자는 이러한 유형의 염색체 이상을 보이고 있으나, 때로는 세개의 X염색체와 한개의 Y염색체를 갖는 환자와 모자이크형 환자도 만나게 된다. 클리네펠터증은 남자아이 8백~1천명중 한명의 비율로 출산되므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히 35세 이상의 고령 어머니가 클리네펠터증 아기를 낳을 가능성이 높으며 또 남자형제가 많은 가정에서 자주 나타난다. 이 환자는 키가 크고 건강한 남성과 다름이 없으나 고환의 발육이 나쁘고 기형적으로 작으며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춘기가 되면 성숙한 여성처럼 젖꼭지 주위가 부풀어오르는 경우가 많다(40%). 성욕도 있고 성생활도 지장이 없으나 결혼생활을 계속 해도 모자이크형을 제외하고는 아기가 생기지 않는다. 대개 불임사유를 알기 위해 진찰을 받고야 이상을 알게 된다.

흔히 가벼운 지능저하가 있고 수명은 정상이나 만성 호흡기질환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크고 악성종양의 발생빈도가 높다. 이런 환자에게는 남성호르몬(안드로젠)치료와 정서안정을 위한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초경이 늦어지면…
 

(그림 2) 원발성 무월경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염색체이상
 

초경은 보통 13세경에 있는데 18세가 지나도 월경이 없으면 이를 원발성 무월경증이라 한다. 이러한 여성의 경우 성기의 변화 발육장애 등이 나타나는데 환자의 약 38%에서 여러 종류의 염색체이상의 발견된다. 물론 이런 여성들은 정밀한 염색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임신을 했을 때에는 임신 6~9주쯤에 융모막검사를 받거나 16,17주 사이에 양수검사를 실시, 태아에 염색체이상이 있는가 없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림 3) 임신 16,17주 사이에 실시하는 양수검사
 

대개 자연적으로 유산되는 태아의 약 60%는 여러가지 염색체이상을 갖고 있다. 세번 이상 유산이 반복되는 소위 습관성 유산을 하는 부인들의 약 5, 6%는 염색체이상의 보인자(주로 전좌보인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여성들은 반드시 염색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염색체이상이 있는 기형아를 낳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임신을 했을 때에는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를 받아 태아의 염색체 이상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그림 4) 습관성 유산아에서 발견되는 염색체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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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백용균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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