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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여는 미래 상품들

우리 삶에 변혁 몰고올 기발한 아이디어 백출

소리가 동력원인 냉장고, 유전공학으로 만든 파란장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인간의 창조성은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21세기의 일상생활은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의식주 등의 기본생활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관계없이 전통적인 모습이 그대로 유지될까.

미국의 펭귄(Penguin)출판사는 최근 2001년까지 우리 앞에 선보일 아이디어상품 2백50가지를 뽑아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은 지난 1989년에 「미래상품」(Future Stuff)이란 서명(書名)으로 우리생활에 변화를 일으킬 2백50가지의 상품을 소개한데 이어 두번째 권으로 만든 것이다.

환경 통신 교통 주택 레저 육아 등 일상생활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이 신상품들은 최첨단연구소의 일류과학자들이 만들어낸 것만은 아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은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을 느낀 조그만 사실일지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개선책을 찾았던 적극적인 보통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과학동아」는 첨단상품개발의 세계적 동향을 소개하고 국내 발명가들의 아이디어 창출을 고취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More Future Stuff」일부를 발췌, 소개한다.

상품마다 소개되는 세 항목 중 「가능성」은 2001년까지 상품화될 확률을 산출한 것이고 실현예상년도 역시 현재 이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 등에서 제시한 것이다. 전문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말콤 에이브럼스와 해리엣 번스타인은 미래상품 선정을 위해 연구소와 기업 학계에서 두루 조언을 구했다.

「미래상품」1권은 이미 국내에 출판돼 있으며 (정보성, 1991년), 소개되는 2권도 92년 1월경 번역 출판될 예정이다.

이리듐 휴대용 전화기(Iridium Cellular Telephones)

가능성 : 95%
실현예상년도 : 1997년
가격 : 3천5백달러(약2백50만원)

남극의 탐험가, 히말라야의 등산가, 그랜드캐년의 심곡을 탐사하는 지질학자 그리고 해변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당신까지 포함해서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 고유의 전화번호로 연결될 수 있다. 이것은 꿈이 아니라 이리듐 지구 개인통신시스템(Iridium Global Personal Communications System)이 완성되기만 하면 당장에 실현될 수 있는 일이다.

이 놀라운 시스템은 모토롤러 전자회사에서 개발한,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망이다. 1994년부터 1996년사이에, 모토롤러사는 지구상의 모든 지점을 이 시스템에서 관장할 수 있도록 7개의 위성궤도에 77대의 인공위성을 띄울 예정이다(이리듐이란 말은 이런 이유로 붙여졌다. 즉 원자번호 77인 이리듐은 77개의 전자가 윈자핵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인공위성의 궤도 반경은 매우 작아 지표와의 거리가 불과 4백13해리(7백65km) 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이리듐 시스템의 고도가 낮으므로, 수신 전화기는 인공위성 수신용 접시 안테나가 필요없고, 작은 안테나만 있으면 된다. 통신신호는 송신하는 사람의 전화기에서 인공위성을 거쳐 상대방의 전화기로 바로 가게 된다.

이리듐 시스템의 가장 놀라운 점은 우리가 친구에게 전화할 때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기억을 더듬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집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전화를 걸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연히 그 친구가 휴가 여행으로 중국에 갔더라도 이리듐 전화기를 갖고 있다면, 만리장성 위를 걷고 있는 친구와 통화할 수도 있다.

이것은 조금 무서운 얘기일 수 있다. 숨을 장소라곤 없기 때문이다. 직장의 상사가 항상 나에게 연락할 수 있게 되고, 무엇이든지 다 체크해 볼 수 있게 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휴대용 전화기는 통화내용이 마치 릴레이 경기의 봉처럼 전달된다. 통화 내용은 트랜스미터(전송기)에서 발생된 전파를 통해 중계소에서 중계소로 연결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제한된 수의 고정중계소를 통해 제한구역내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사용자들을 연결해 주고 있다.

이리듐 시스템도 중계소를 통해 연결되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그러나 이리듐 위성은 초속 7.4km의 속도로 지구 위를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사용자들은 정지해 있고, 중계소가 다음 중계소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되는 것이다. 이 이동하는 위성에 의해 이리듐 시스템이 지구 전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이다.

체계가 비슷하긴 해도 이전에 사용하던 휴대용 전화기를 이리듐 시스템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사용자는 새로 이리듐 휴대용 전화기를 구입해야 하며 가격은 3천5백달러(2백50만원) 정도가 될 것이다. 이 전화기는 휴대하기 쉽게 더 가볍고 작은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리듐 시스템은 교통량이 많지 않고,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 따라서 현재의 휴대용 전화 시스템을 이용하기엔 타산이 맞지 않는 지역일수록 더 적합하다. 모토롤러사의 로렌스 무어는 "현재의 휴대용 전화기는 대도시 같이 통신시설이 잘 개발된 지역에서는 이리듐 시스템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이리듐 시스템으로는 인구 밀집지역의 폭주하는 통신량을 다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렇긴 해도 이리듐 시스템은 미국내의 모든 도시와 마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방담당자에 따르면 모든 국가에 이 시스템을 관장할 회사가 설립되어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한다. 요금은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1분당 7백원에서 2천2백원정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좀 비싼 가격이지만, 다른 방법으로는 어떻게 해도 연락이 닿지 않는 지역까지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리 비싼 것은 아니다.

분리형자동차(Two Cars in One)

가능성 :25%
실현예상년도 : 2001년
가격 : 미정

미국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의 새 개발품인 '보이저3'은 한 가족에게 2대의 차기능을 제공하면서 실제로는 하나의 차량인 미래형 차다. 여러대의 차보다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차를 원한다면, 보이저 3을 고르는 게 좋을 것이다. 보이저 3은 2대의 차를 마련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면서도 여러가지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보이저 3은 두 부분으로 분리가 된다. 앞부분은 좌석이 셋, 길이가 1백4인치(2.6m)이며, 대기오염이 적은 4기통 프로판 가스엔진이 달려 있다. 뒷부분에는 따로 다섯명이 더 탈 수 있고, 아니면 짐을 실을 수도 있다.

이 뒷부분은 평상시 차고에 두었다가 밴(van, 수송용 트럭)크기 정도의 큰 차가 필요할 경우 사용하게 된다. 보이저 3의 커뮤터(commuter)라고 부르는 앞부분이 뒷 차량과 결합할 때는 커뮤터의 뒷바퀴가 접히게 되고, 뒷문은 퍼져서 바닥이 된다. 결합이 끝나기까지는 1분 정도가 걸린다. 결합이 끝나면 새 미니밴이 탄생하게 되고 보이저3 뒷부분에는 4기통 휘발유 엔진이 달려 있으므로 힘도 충분하다.

보이저 3은 크라이슬러사의 사장인 로버트 A. 루츠의 아이디어다. 그는 교통체증에 막혀 꼼짝못한 채 갇혀 있으면서, 트레일러를 붙인 차들이 체증을 더 심화시킨다는 것을 알았다. 회사에 들어와서 그는 설계팀에게 가족용으로 확장이 가능한 차량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차의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실제로 만드는 데는 몇가지 문제가 생겼다. 배기가스 문제나, 연료 안전문제 차의 견고성 등이 지적됐다. 그 중에서도 구조상의 견고성이 제일 큰 문제로 부각됐다. 크라이슬러사의 설계담당인 닐 윌링에 따르면 "결합된 차는, 결합되기 전의 각각의 차량들 만큼 구조적으로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합하는 과정도 아직은 문제가 된다. 보이저 3의 앞부분인 커뮤터를 후진시켜 뒷부분 바로 앞까지 옮겨 놓고, 다시 뒷부분을 손으로 밀어 붙인 다음 마지막으로 모터를 이용해 서로 당기게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보이저 3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커뮤터는 휘발유가 아닌 다른 연료를 쓰거나 전기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뒷부분에는 다양한 형태, 즉 캠핑용 차나 픽업 아니면 20인용 버스를 달 수도 있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 번호판을 어디에 달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분리형 자동차
 

소리 이용한 냉장고(Refrigeration by Sound)

가능성 : 20%
예상실현년도 : 1995년
가격 : 일반 냉장고 수준

미 해군에서는 냉동기의 동력원으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화학냉매 대신 소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캘리포니아 몬테레이(Monterey)에 있는 해군대학원의 물리학자 톰 호플러는 우주공간에서 사용할 새로운 냉각기를 개발할 목적으로 열기관을 연구해 왔다. 그에 따르면 "20세기가 된 이래로 가스를 순환시키는 열 기관이 아닌 새로운 방법이 모색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온도의 변화, 즉 열에 의해 소리가 발생된다는 옛날의 연구를 다시 조사하면서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존 휘틀리 박사와 스위프트 박사는 그 역, 즉 소리가 온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호플러는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면서 이 생각에 기초하여 대형 냉각기를 고안해 냈다.

호플러 휘틀리 스위프트 등은 지금 음향냉각기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다. 이 냉각기에는 고출력 스피커가 사용된다. 이 스피커는 일반 가정에서 쓰이는 스피커와 비슷하며, 스피커 피스톤이 부착되어 빠른 주파수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이 피스톤은 관에 연결되어 있고, 헬륨가스와 여러 층의 판이 평행하게 채워져 있다.

스피커에 음성신호가 가게 되면 이 기구는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움직이면서 열을 밖으로 빼내게 된다. 이런 동작이 반복되면서 관이 점차 식게 되며 마침내 냉동이 된다.

현재 만들어진 연구소의 시제품은 음향구동기와 공명기로 되어 있다. 구동기는 지름 9인치(23cm), 두께 4인치(10cm)정도의 두툼한 팬 케잌모양이다. 공명기는 구에 관이 붙어 있는 형태이며, 길이는 14인치(35cm)정도다. 이 관에 열전달부가 들어 있다.

이 음향 냉동기의 장점은,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프레온 가스(CFCs)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호플러는 자신의 발명품이 미국의 모든 가정에서 사용될 것으로 믿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 냉동기는 거의 영구적이다. 움직이는 부분이 한군데 뿐이며, 공진기도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우리가 음향구동형 냉장고를 실제로 쓸 수 있을지는, 프레온가스나 그 가스의 대체품이 과연 개발되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가스를 교환하는 편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냉장고를 만드는 것보다 손쉬운 일이 되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음향기관은 열기관분야에서 혁신적인 생각임에는 틀림이 없다.


소리 이용한 냉장고
 

파란장미(Blue Roses)

가능성 : 90%
예상실현년도 : 1995년
가격 : 한송이 1백달러(약7만원)

빨간 장미송이를 선물한다는 것은 사랑의 표현이다. 파란 장미는 무엇을 뜻할까? 아직 그 의미는 정해지지 않았다. 파란 장미는 아직까지 유전공학의 그림책에만 나오기 때문이다.

파란 장미는 슬픔을 나타낼 지도 모른다. 파란 장미를 마음에 상처를 준 상대에게 보내준다면 파란 장미는 '실연'을 뜻하게 될지도 모른다. 가격은 한 송이에 1백달러(7만원)정도 할 것이다. 이 가격은 실제로 파란 장미가 꽃가게에서 팔릴 때의 가격을 예상한 것이다. "꽃에 있어서는 고귀함이 바로 그 가치가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있는 칼젠 퍼시픽(Calgen Pacific)사의 대표 마이클 댈링의 말이다. 이 회사는 일본 회사인 선토리(Suntory)와 함께 새로운 장미꽃을 개발하고 있다.

이 파란 장미의 가격을 올려놓는데는 애국심도 한 몫을 했다.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국기가 모두 붉은색 흰색 파란색을 사용한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나 빅토리아여왕의 생일인 5월 25일에 이 나라들의 국기가 모두 장미로 장식된 것을 상상해 보라.

그러나 이 장미는 아직 이 세상에는 없다. 멜버른의 유전공학자들은 지금 다른 꽃 예를 들어 페추니아에는 있으나 장미에는 없는, 푸른 색을 띄게 하는 효소를 추출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 효소가 정제되면,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분리되어 장미나무에 이식될 것이다. 이 유전자를 이식받은 장미나무는 파란 장미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파란 장미는 잘 시들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칼젠 퍼시픽사는 꽃을 꺽었을 때 시들게 만드는 물질인 에틸렌(ethylene)의 생성을 막는 기술도 같이 개발중이다.


파란 장미
 

걷는 TV, 말하는 TV

가능성 : 50%
예상실현년도 : 1993년
가격 : 2천5백달러(약1백85만원)

현대의 우리 사회에서는 모든 권력이 TV덕이라고 하지만, TV 그 자체는 오히려 귀찮기조차 한 존재다. TV를 켜기 전까지는 이 놈은 움직이지도 않고 아무런 재미도 주지 못한다. 그러나 한 전자회사가 이런 TV에 변화를 주려 하고 있다.

대우전자에서 만들 하이터치(High Touch) TV는 구석에 꼼짝못하고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의자에 앉은 채, 원격조정기로 TV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또 TV의 각도도 조절할 수 있다.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적당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원격조정기로 조절하기만 하면 된다.

이 하이터치 TV는 원격조정되는 장난감처럼 움직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TV에 말을 걸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예약 녹화할 수도 있다. 먼저 '프로그램 예약'이라는 단추를 누르면, 아리따운 여자 목소리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녹화를 원하나요?" 이에 맞춰 우리가 한 대답은 원격조정기에 프로그래밍된다. 이 예약 녹화는 매일 아니면 일주일 단위로 할 수도 있다. 또 이 TV는 지정된 프로가 시작되면 자동으로 켜지기도 한다.

대우전자와 함께 이러한 하이터치 상품을 개발한 서울대학교의 이면우 교수의 말에 따르면 "하이터치란 상품의 설계와 개발에 있어서 인간을 위주로 생각하도록 한 개념이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상품은 소비자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두꺼운 상품설명서를 볼 필요가 전혀 없게 된다"고 한다.

하이터치 TV는 말하고 듣고 움직이는 것 말고도 다른 기능을 갖고 있다. 한 예로 보는 프로의 종류에 따라 화면을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 멜러물일 경우 화면을 좀더 부드러운 색조로 하고, 미스테리 극이면 어둡게, 스포츠 프로면 좀 더 밝게 할 수 있다.

하이터치 TV는 이 밖에도 컴퓨터화된 기능을 갖고 있다. 전화전호와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낼 주소를 기억하고 있기도 하다. 생일이 되면 이 TV는 재주를 부린다. 생일아침에 눈을 뜨면 TV화면에 나의 이름과 생일에 해당되는 별자리가 나타나며 "생일을 축하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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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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