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행성
금성| -4.0등급으로 저녁 무렵 보인다. 초순에는 오후 9시30분 경에, 말경에는 오후 10시 30분경에 진다. 히아데스와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통과하면서 양자리에서 황소자리 쪽으로 움직인다.
화성| 1.1등급으로 밝기가 약해지면서 쌍둥이자리에 위치한다.
목성| -2.3등급으로 게자리의 벌집 성단(프레세페 성단, M44) 근처에 위치한다.
토성| 0.7등급으로 염소자리에 있게 된다. 그러나 태양빛에 가려 보이지는 않는다.
대지에 봄냄새가 물씬 풍겨날 무렵 밤하늘은 새롭게 숨쉬기 시작한 들녘처럼 맑고 청순한 느낌의 별들로 가득 찬다. 들판에 돋아난 파릇파릇한 봄나물을 캐며 동료들과 어울려 정답게 이야기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따스해진 저녁나절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전설을 이야기하며 밤하늘 별을 따보자. 아마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멋진 추억의 밤이 될 것이다.
봄철의 밤하늘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북두칠성의 일곱개 별이다. 밝고 뚜렷한 일곱개의 별이 국자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 북두칠성은 새로이 봄을 맞이하는 지구 위로 신선한 물을 흘려 보내는 것처럼 북쪽하늘 높은 곳에서 뒤집어진 채로 보인다.
북두칠성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많이 전해지고 있다. 이 별을 보노라면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릎 위에서 한번 쯤은 들어본 듯한 이야기가 생각날 것이다. 마치 이 일곱 개의 별은 기억 속에 까마득히 잊혀져 버린 아련한 어린시절의 자국인양 우리들에게 옛날을 회상하게 하곤 한다.
북극성을 찾는 이정표
북두칠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더욱 유명한 것은 이 별이 북극성(Polaris)을 찾는 중요한 이정표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밤하늘에서 제일 밝은 별이 북극성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북극성은 제일 밝은 별도 아니며 그저 평범한 노란색 별(F형)일 뿐이다. 단지 북극성이 중요한 이유는 이 별이 북쪽에 위치(천구의 북극에서 대략 0.5˚ 떨어져 있다)하고 있으며 모든 별의 운동에서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북두칠성의 일곱 개 별 중 북극성을 가리키는 '지극성'(Pointers)은 사발 부분의 맨 앞에 위치한 두브헤(Dubhe)와 메라크(Merack)다. 이 두 별의 연결선을 앞으로 다섯 배 정도 연장한 곳에 보이는 노란색 별이 바로 북극성이다.
북극성은 밤하늘에서 49번째로 밝은 별(2등성)이며, 표면 온도가 대략 6천℃이고 태양보다 6배 정도 무거운 초거성이다. 또 북극성은 9등급의 동반성을 지닌 이중성이며 4일을 주기로 1.92등급에서 2.02등급으로 밝기가 변하는 케페이드형 변광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변화는 너무 미묘해서 맨 눈으로 거의 느낄 수 없다.
북극성은 그 특이한 위치때문에 여러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라틴어로는 '항해자의 별'(Navigatoria) 중국에서는 '하늘 나라의 위대한 지배자' 인디언들은 '행성의 중심'으로 불렀다. 또한 16세기에 들어서서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에드먼드 스펜서는 '길잡이 별'(Loodestar)이란 이름으로 이 별을 부르기도 했다. '찬미의 대상'을 의미하는 '시너주어'(Cynosura)란 이름도 17, 18세기에 자주 사용됐다.
이야기를 다시 북두칠성으로 돌려보자. 북두칠성의 모습은 아주 먼 옛날부터 서서히 변하고 있다. 이것은 고유운동이라고 불리는 별의 움직임 때문인데, 양 끝의 두 별을 제외한 나머지 별은 한 성단의 일부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천구 상에서 1˚(달 크기의 두 배)정도 움직이기 위해서는 수만 년이 걸리기 때문에 역사 시대 이후로 북두칠성의 모습은 거의 그대로 유지된 채 다른 별을 찾는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전설 속에서 매우 다정한 형제 별로 알려진 북두칠성은 점성술에서는 매우 불길한 별로 여겨지고 있다. 북두칠성이 이렇게 여겨졌던 것은 이 별의 사발부분을 관, 손잡이의 세 별을 관을 끌고 가는 죽음의 집행자로 본데서 비롯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손잡이의 맨 앞에 위치한 알카이드(Alkaid)를 '파군성'(破軍星)이라 부르며 가장 불길한 별로 여겼다.
전해지는 민담에 따르면 이곳에는 사람을 태어나게 하고 그 죽음을 결정하는 신선이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칠성님이 바로 이 북두의 신선이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간혹 단을 쌓아 놓고 칠성님께 제사를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북두칠성은 그 뚜렷한 특징때문에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세마리의 말이 모는 수레(고대 바빌로니아), 곰(사발)을 쫓는 세 명의 사냥꾼(인디언), 밭을 가는 쟁기(유럽). 이외에도 나라와 시대에 따라 그 이름은 매우 다양하다. 그래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역시 국자의 모습이다.
헤라여신의 질투
별자리를 이야기할 때 북두칠성은 큰 곰자리의 엉덩이와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 또한 북극성을 포함한 작은 국자는 작은곰자리가 된다. 특이한 것은 두마리의 곰 모두 꼬리가 어울리지 않게 길다는 것이다. 신화 속에서 두 별자리는 제우스 신의 사랑을 받던 아르카디아의 공주 칼리스토(Callisto)와 그의 아들 아르카스(Arcas)가 헤라 여신의 질투 때문에 곰으로 변한 모습이라고 전해진다.
큰 곰자리는 멋진 은하들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북두칠성의 사발 앞쪽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두 은하는 매우 흥미있으며 작은 망원경으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M81과 M82가 바로 그것인데 자세한 내용은 쌍안경 활용법에서 다루고 있다.
큰곰자리의 위쪽 아래로 사자자리가 있다. 사자자리는 봄에 보이는 별자리들 중에서 가장 찾기 쉽고 잘 알려진 것으로 그 이름과 일치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사자의 가슴 부분에 해당하는 으뜸별 레굴루스(Regulus, 지배자)는 밝은 1등성으로 윗부분에 놓인 다섯 개의 별과 어우러져 낫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웅크리고 앉아 있는 사자의 앞부분을 그대로 연상시켜주기 때문에 사자의 모습을 그리는 데는 무리가 없다. 서양에서는 이 부분만을 따로 떼어 풀을 베는 '낫(Sickle)'이라고도 부른다. 모양에서뿐 아니라 농사를 시작하는 새 봄에 보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낫의 동쪽(왼쪽)으로 약간 떨어진 위치에 세 개의 별이 직각삼각형 모양으로 놓여져 있는데 이것이 사자의 엉덩이와 꼬리 부분이다.
사자자리의 뒤쪽에 놓인 머리털자리는 작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곳에는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멋진 천체들이 많이 있다. 또한 이 별자리에는 '은하의 북극'이 있는데 이곳은 우리 은하의 회전축과 평행한 선이 천구와 만나는 지점이다. 이 지역은 은하수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하늘이기도 하다. 우리가 머리털자리에 있는 별을 볼 때 평평한 원반 모양을 한 우리 은하의 바깥을 직접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은 이 부분의 하늘에 밝은 별이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며, 또한 이곳에서 많은 멋진 은하들을 방해받지 않고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타문의 사항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Korean Amateur Astronomical Society, 약칭 KAAS, 전화 (02)483-8158)로 연락 바람. 또한 아마추어 천문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은 분은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서강대학교 RA 204호실로 오시기 바람.
이달의 유성우/시간당 열개
이달에는 가장 작은 유성우 중의 하나인 거문고자리 유성군(Lyrids)이 나타난다. 직녀성 근처인 거문고자리와 헤르쿨레스자리의 경계선을 복사점으로 하여 최대로 많이 보일 때 매 시간당 열 개 정도의 유성이 발견된다.
거문고자리 유성우는 숫적으로 많지 않지만 밝고 빠르며 긴 꼬리를 남기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극대기는 4월 21일에서 22일 사이이며 이날을 전후해서는 활동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유성우는 아주 오래 전부터 기록돼 왔는데 지금으로 부터 2천년 전에는 매우 큰 유성우로 기록됐었다.
이 유성우의 모혜성은 태처(Thatcher)혜성으로, 이 혜성은 유성우와 관련된 혜성 중에는 가장 긴 주기인 4백15년의 주기를 가지고 있다.
이달의 길잡이별/봄철의 대삼각형
낮이 길어지면서 겨울 별들의 길잡이인 '겨울철 대삼각형'은 저녁의 황혼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한다.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이 이 달의 밤 10시 경 머리 위에 오게 되어 북쪽 별들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곡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 오면 오렌지 색의 밝은 1등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별은 목동자리의 으뜸별 아크투루스로 봄 철에 제일 밝은 항성이다. 아크투루스를 지나 손잡이 곡선을 더 연장하면 은백색의 스피카에 이르게 된다. 이 별은 처녀자리의 으뜸별로 역시 1등성이다. 아크투루스, 스피카의 서쪽(오른쪽)으로 정삼각형을 이루는 위치에 사자자리의 이등성 데네볼라가 위치한다. 앞의 긴 곡선은 '봄철의 대곡선', 뒤의 정삼각형은 '봄철의 대삼각형'이라고 불리며 봄의 길잡이 별로 이용되고 있다. 다른 별들은 이들을 이용해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케페이드 변광성(Cepheid Variable)
단주기성 맥동 변광성으로 보통 케페이드라고 부르며 매우 밝아서 아주 먼 거리의 것도 발견된다. 1784년 존 구드리크(Jone Goodricke)에 의해서 이 형태의 변광성으로 최초로 밝혀진 케페우스자리(Cepheus) 델타(δ)별의 이름을 따서 이름 붙여졌다. 지금까지 대략 5백개 정도의 케페이드가 알려져 있는데, 그 변광 주기는 1~55일 사이이다. 케페이드들의 광도 변화 곡선은 모두 유사하며 극대점으로 올라가는 것보다 극소점으로 떨어지는 것이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밝기의 변화는 통상 1등급 이내인데 예외적으로 1.5등급 정도인 것도 있다.
■소용돌이 은하(The Whirlpool Galaxy, M51)
북두칠성의 손잡이 아래쪽 사냥개자리에 위치하며, 일반적으로 '소용돌이 은하'로 불린다. 이것은 1845년 로드 로제(Lord Rosse, 1800~1867, 영국 천문학자)에 의해 밝혀진 최초의 나선 은하이다. 이 은하의 특징은 나선 팔의 한 쪽 끝에 작은 위성 은하가 보인다는 것이다.
밝기는 8등급으로 관측조건이 좋다면 쌍안경으로 뿌연 안개 덩어리를 볼 수 있다. 아마추어들이 사용하는 소형 망원경으로는 별처럼 생긴 소용돌이의 핵과 위성 은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은하의 나선 팔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천문대의 망원경이 필요하다. 이 은하까지의 거리는 지구로부터 1천8백광년이다.
고유운동(proper motion)
항성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그것은 거리가 멀기 때문이며 실제에 있어서는 그 자신의 공간운동으로 인해 위치가 약간씩 변한다. 별이 그 공간운동으로 인해 하늘에서 1년 동안 움직에게 되는 거리를 고유운동이라고 말한다. 대개의 항성은 1년에 0.1초 정도 움직이며 1초 이상 움직이는 별은 2백개 정도이다. 고유운동이 가장 큰 별은 땅꾼자리에 있는 바나드(Banard)별로 1년에 약 10초 정도 움직이다. 바나드별이 보름달 지름(0.5도)만큼 움직이기 위해서는 약 1백80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