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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레기 둥우리의 비밀

싱싱한 잎으로 흡혈충 막아

찌르레기가 흡혈충(吸血虫)을 막기 위해 특별한 잎들을 살충제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보고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모넬 케미컬 센시즈 센터 연구원인 생물학자 래리 클락씨는 새의 생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

조류학자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알을 까기위해 둥우리를 짓는 새들이 왜 싱싱한 푸른잎들만을 쓰는지에 대해 논쟁이 있어왔다. 몇몇 학자들은 이 푸른 잎들이 둥우리를 천적으로부터 숨기는 위장용이며 습기를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흡혈충 방제(防除)용이라는 설명이 더 적절해보인다.

흡혈충들은 어린 새들에게는 치명적인 존재다. 한 예로 둥우리에 진드기가 번식하면 부화한지 얼마안되는 어린새들은, 매일 적게는 전체혈액의 10%에서 많게는 40%까지 빼앗겨 수일내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런데 신선한 새잎들에는 살충작용을 하는 화학성분들이 많아 이들을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둥우리의 흡혈충 번식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클락은 찌르레기의 둥우리에서 신선한 푸른잎들을 제거한 결과 흡혈충들이 급속하게 불어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찌르레기들은 아주 신중하게 새잎을 고르는데, 주로 당근이나 개망초잎들을 찾는다. 이 잎들은 흡혈충들이 성장하는 기간동안 어린 새들을 보호해주는 휘발성의 화학성분을 다량으로 포함하고 있다.

클락의 관찰에 따르면 새들이 잎을 찾아낼 때는 거의 후각에 의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감각은 항상 발달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새들의 부화시기에 맞춰 잠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때 찌르레기의 코는 '마치 쥐의 코처럼' 예민해지는 것이다.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찌르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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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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