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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분야 넓혀가는 클린룸기술

미세입자들을 제어한다

4메가D램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0.1μ이상의 입자가 1평방 피트당 1개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대기중에 떠도는 입자들은 모래입자 금속분진 각종 연기 뿐만 아니라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와 같은 매우 작은 미생물 등 무수히 많은 종류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 입자의 크기는 사람이 볼 수 있는 최소 크기인 10μ(1μ=${10}^{-6}$m)보다 큰 1백μ부터 0.001μ까지 광범위하다. 공기오염이 심한 대도시에는 1㎥의 공기중에 직경이 0.5μ 이상인 입자가 약 3억개 존재한다.

이런 대기환경 때문에 정밀한 제품을 생산한다든지, 미생물이 침입되어서는 안되는 수술실 제약 생산실 등에 특수한 청정공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클린룸(clean room, 청정실)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공기중에 부유하는 입자뿐만 아니라 온도 습도 공기압 및 조도 등에 관해 환경적으로 제어되는 밀폐된 공간을 말한다. 그리고 클린룸을 이루려면 꼭 지켜야 할 여섯 가지의 원칙이 있다.

첫째는 실내에 청정한 공기를 송풍하는 것이고, 둘째는 외부로부터 입자의 침입을 방지하는 것이고, 셋째로 실내에서 입자의 발생을 되도록 적게 하는 것이며, 넷째로 실내에서 입자가 누적되지 않아야 하며, 다섯째는 제거해버린 입자가 다시 실내로 들어오지 않아야 하며, 여섯째로 실내는 항상 필요한 온습도 및 실내압을 유지해야 한다.
 

(그림1) 대기중 입자의 크기


사무실은 클래스 2백만

19세기에 세균이 발견됨에 따라 오염물질이 제거된 청정공간의 필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20세기에는 급속한 산업발전과 함께 청정공간에 대한 요구도 급속히 증가하게 되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중 항공기의 주요 고장원인이 기계, 전자부품의 생산시 부품에 부착되는 분진으로 밝혀져 미국 국방부의 주도로 청정공간, 즉 클린룸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고 이 결과가 각 분야로 전파되었다. 1950년 원자력 시설의 오염허용치를 규정하는 기준이 제정되었으며 초고성능 필터가 개발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욱이 필터의 성능향상과 함께 세균까지 제어할 수 있게 되어 생물학적 클린룸이 1965년부터 병원에 설치됐으며 의학적 실험을 위한 무균생물의 사육에도 큰 진전을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980년부터 컴퓨터 반도체 신소재 생명공학 등 하이테크 분야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클린룸시설이 크게 각광받고 많은 발전을 해오게 되었다.

클린룸의 기준으로 미연방기준 및 미항공우주국기준이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연구원과 공기청정연구조합이 클린룸 업체와 같이 클린룸 기술에 대한 기준을 작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 클린룸에 대한 기술기준이 확립될 것으로 생각한다.

클린룸의 청정한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는 '클래스(class)'가 있다. 클래스 1은 1평방피트(${ft}^{3}$) 공기 체적내에 입자 직경이 0.5μ 이상인 입자가 1천개 이하인 클린룸을 의미한다. 보통 클린룸이라면 클래스 10만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참고로 깨끗하다고 여겨지는 일반 사무실의 경우 청정도는 클래스 2백만 정도다. 그리고 하늘의 성층권도 클래스 1만에 이른다.

반도체 산업이 주도

본격적인 클린룸의 이용이 항공용 정밀부품의 제작에서 유래한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그 후 20세기 중반에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초고성능 필터가 개발되었으나 전체적인 클린룸의 이용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 반도체산업 및 생물 의학산업의 발달과 함께 클린룸의 이용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각 산업별로 제거해야 할 입자의 크기와 요구되는 청정도 수준은 크게 차이가 있다. 현존하는 클린룸들의 청정도 수준을 보면 반도체와 의료의약 분야에서 가장 높은 청정도를 요구하고 있는데, 입자 직경 0.5μ 기준으로 클래스 0.1 이하의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미생물공학과 전자기기부품을 생산하는 곳에서 대략 클래스 1정도가 요구된다. 그리고 식품은 클래스 1백, 정밀기기 및 광학부품은 클래스 1천정도 요구되고 있다. 현존하는 클린룸의 청정도별 분포로는 클래스 1백이 40%정도로 가장 많이 존재하고 클래스 10만과 1천이 각각 20% 정도를 점하고 있으며 슈퍼클린룸이라고 하는 클래스 1과 클래스 0.1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그림 2) 클린룸의 여섯가지 조건


21세기에는 전자공업의 클린룸이 현재의 10배 가량 증가될 전망이고 생명공학 부분이 4배, 정밀과학이 4.5배 그리고 원자력분야도 2배가 넘는 등 전체적으로 현재의 6.5배까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룸에 관련된 기술의 분류는 여러 각도에서 행해질 수 있으나 클린룸과 오염제거의 궁극적인 목표가 생산제품을 입자 오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입자의 발생으로부터 제품의 오염 또는 제어에 이르는 각 과정에 따라 필요한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각 과정에 따라 요구되는 개별요소기술들을 보면 △입자의 발생방지 △발생된 입자의 확산방지 △확산된 입자의 분리 및 이송 △분리된 입자의 제거가 포함된다. 입자의 발생방지 기술로는 자동화와 작업자로부터의 오염방지, 그리고 외기로부터의 오염방지가 있고, 입자의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무진복(無塵服)의 기술이 필요하다. 입자의 분리 이송과 부착방지를 위해서도 기류제어의 기술이 필요하며 입자제거에는 필터 기술이 요구된다.

이상의 개별 요소기술들을 한데 묶어 원하는 청정조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시스템 엔지니어링기술이 요구되는데 대표적으로는 청정도의 유지를 위한 세부기술과 시스템설계, 운전의 경제적 최적화 그리고 진동방지기술들이 있다.

그리고 클린룸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입자의 측정기술이 추가되어 개별요소기술, 시스템기술과 함께 클린룸에서 필요한 3대 기술이라 부른다. 이 기술들의 밑바탕에는 입자의 발생, 부착에 관한 기초이론과 측정을 통한 기초자료가 절실히 요구된다. 대기중의 입자농도 분포, 작업자나 기기 및 공정중에 발생되는 입자의 크기분포에 관한 측정자료 등이 그것이다.

 

(그림3) 산업별 클린룸 수준


바이오해저드

클린룸은 크게 세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로 가장 널리 사용되며 청정도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온도 습도 압력 진동 등의 환경조건을 제어해야 하는 공업용 클린룸이다. 예를 들면 반도체 정밀전자 광학기기 인공위성 등은 공업용 클린룸에 속한다.

둘째로 생물학적 입자와 비생체 입자를 제어하며 실내의 온습도 및 압력을 필요에 따라 제어하는 생물용 클린룸이다. 예를 들면 병원의 수술실, 실험동물 사육시설, 의약품 제조실, 식품양조 가공실 등이 이에 속한다.

셋째로는 사람 동물 및 식물이 위험한 박테리아에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바이오해저드(biohazard)에 대비한 클린룸이다. 바이오해저드란 병원체나 이에 감염된 동물의 연구가 인간 및 생태계에 주는 생물재해를 말한다. 유전공학, 실험동물 실험실, 원자력 시설 등에 적용되며 생물용 클린룸은 외부의 미생물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비해 바이오해저드 클린룸은 실내에서 발생되는 위험한 미생물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산업용 클린룸과 생물용 클린룸의 용도별 청정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반도체공장, 병원의 수술실, 실험동물 사육실의 클린룸 시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반도체/무진복착용 필수

트랜지스터로부터 IC(집적회로), 더나가서 LSI(대규모 집적회로)로 발전되어온 반도체 산업은 30년이 채 안되는 동안에 VLSI(초대규모 집적회로)로 불리는 단계까지 개발 실용화 되어 있다. 1970년대에 메모리의 집적도는 4KB로 시작해 매년 2배씩 집적도가 향상되어 현재에는 16MB를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집적도가 높아지는 한편 반도체의 기능도 비약적으로 진보하고 아울러 제품 신뢰성도 높이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반도체 제품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클린룸 또한 필수적으로 되었다.

예를 들면 IC 공장에서 10μ 굵기의 선으로 회로를 구성할 경우 1μ 정도의 입자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4메가램 생산 클린룸에서는 0.1μ 이상의 입자가 1${ft}^{3}$에 1개 이상 존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시설비 및 운전비 또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청정한 실내에서는 일반 공장과 전혀 다른 종이 및 펜, 칠판 등 먼지 발생이 안되는 제품을 써야 하고, 특히 외부에서 클린룸안에 들어갈 때는 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감싸는 무진복을 입는 것은 당연하고 무진복에 묻어있는 먼지를 공기샤워를 통해 제거한후 입실하여야 한다. 그리고 반도체 클린룸의 근무자는 여러가지 금지사항이 많다. 왜냐하면 클린룸내에서 오염의 주원인은 작업자라는 자료가 있기 때문이다. 클린룸작업자는 화장을 못하게 되어있고, 흡연후 30분 이내에는 입실을 금하고 있다. 그리고 작업자가 의자에 앉았다 일어났을 때 0.3μ 이상의 입자가 분당 2백50만 개 발생된다. 따라서 이런 오염입자가 확산이 되지 않도록 기류로서 제어한다.
 

(표) 클린룸의 클래스 요구 수준


■병원 수술실/세균침입을 예방

감염의 방지와 관련된 기술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갖는데 세균이 발견되기전 고대 이집트 시대에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때 집의 내부를 깨끗하게 하고 환자가 살던 집을 불태우던 것은 병원균으로부터의 침입을 방지하자는 의도였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 무균수술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나 그 당시에는 표백제나 열에 의한 소독을 통해 깨끗하고 무균인 환경이나 의료장비와 재료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특정한 종류의 세균에 특히 효과적인 소독제인 방사선 X선 자외선과 특수한 필터를 사용하는 여과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무균환경하에서의 수술은 생존율의 향상과 조기치료에 큰 효과를 가져오게 되어 이제는 소극적인 청정환경에서 전문적인 클린룸이 구성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치명적인 감염을 방지해야 하는 급성백혈병, 개방치료로 조기회복될 수 있는 열상치료, 알레르기성 호흡기질환 등의 특수병실 및 신생아실 회복실, 정확한 검사를 보증하기 위한 임상검사실 등 생물학적 클린룸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초청정기술시대로

현재 클린룸의 이용은 널리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용분야는 더욱 확대될 것이 확실하다. 급속히 발전되고 있는 첨단 생산물의 청정화 고순도화 무균화 고신뢰성화를 위해서는 초청정기술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첨단분야의 빠른 산업발전을 위해 기술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민생분야에서도 흡연문제 의료 병원내 감염 등 청정기술을 이용한 개방형 공기청정 시스템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미립자 미생물 유해가스분자 등의 오염물질을 전기적 기계적 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이용, 최첨단 공장으로부터 민생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이용가능한 폐쇄형 또는 개방형의 공기청정장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0.1μ의 입자를 대상으로 클래스 10 이하인 슈퍼클린룸을 실현하기 위해서 △제어장치의 청정화 △무인 운전화 기술 △각종 측정 및 평가장치 △환경기기의 관리와 에너지 절약기술의 개발 등 극한 환경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이런 기술들은 반도체 생명공학 식품 정밀기계 신소재 정밀화학 광학 전자공업 원자력산업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 및 사무실에 이르기까지 적용될 것이며 완전밀폐의 우주공간이나 반밀폐의 지하공간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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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광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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