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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T증후군의 실체를 알아본다

첨단 OA직업병

목과 어깨가 결리고, 눈의 피로는 물론 두통 심리불안 무력감의 원인이 되며, 임산부의 태아에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VDT증후군. 그 원인과 대책을 알아본다.

'눈이 침침하다.' '장시간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벽을 바라보면 하얀벽이 분홍색으로 보인다.' '어깨뿐 아니라 목이 뻐근하다.' '하루종일 일하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식욕이 나지 않으며 무력감조차 느낀다.'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오퍼레이터들의 호소다.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루 4~6시간, 혹은 그 이상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눈의 피로, 어깨와 목의 통증을 호소한다.

여기에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미량의 방사선이 임신한 여자들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미쳐 태아의 유산까지도 가능하다는 외국의 보고서가 간간이 보도되면서 국내에는 VDT증후군 비상이 걸렸다.

이를 반영, 컴퓨터사용자가 많은 직장에서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서는 단체 협약에 '노사는 VDT 증후군을 예방키 위해 노력한다'는 조항이 들어갔고 일부 은행에서는 새로운 보안필터를 구입하고, 임신한 여직원은 터미널앞에 못 앉게 하는 등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VDT(Visual Display Terminal)란 TV브라운관, 컴퓨터 모니터, 각종 기기의 계기판을 총칭하는 말이다. 특성상 컴퓨터를 조작하는 사람은 화면 바로 앞에서 오랜 시간을 일해야 하기 때문에 TV나 다른 계기판과는 달리 VDT 증후군이 보다 많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목이 뻐근하고 요통까지도

VDT 증후군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을 말하며 왜 발생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VDT 증후군 증상을 애매모호하게 이해하고 있다. 눈의 피로, 목이나 어깨의 통증, 유해전자파로 인한 막연한 피해의식정도다. 이처럼 VDT 증후군이 불분명하게 인식되는 이유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매우 더디게 진전되기 때문이다. 최근에서야 부분별로 연구결과가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고 대처방안 등이 개별적으로 마련되고 있을 뿐이다.

VDT 증후군 중 가장 먼저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경견완(頸肩腕)장해다. 말 그대로 목과 어깨, 그리고 팔에 통증이 오는 증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앞에서 정보를 입력시키는 작업자는 문서와 화면 그리고 키보드를 번갈아 보면서 작업한다. 더군다나 손은 항상 키보드 위에 올려놓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목이나 어깨가 뻐근하고 손목이 시큰거리며 심하면 허리통증까지도 느낀다.

최근 국내에서도 방송사에서 근무하던 C씨(여자)가 컴퓨터 직업병, 즉 경견완증판정(장해등급 제9급 14호)을 받았다. 그는 6년 동안 타자수로서 근무한 결과 어깨에 감각마비가 오고 손이 붓거나 떨리는 증세가 나타났다.

최근 구로의원에서는 경견완 장해에 대한 산업안전보건자료와 '안전한 VDT 작업을 위한 10가지 점검 사항'이라는 소책자를 번역해, 이와 관련된 노동조합을 통해 보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적절한 휴식만이 경견완증을 예방할 수 있는 첩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작업 도중에 피로를 느낄 때마다 10분 이상씩 휴식을 취하고 가능하다면 VDT 전담작업자를 두지 않는게 좋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키보드 작업시의 자세가 잘못돼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 인체공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자세는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눈을 화면을 10~20˚아래로 보도록 하고 눈과 화면과의 거리는 40㎝정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팔을 키보드에 올려놓았을 때 직각으로 굽어지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앉은 자세는 (그림 1)처럼 정자세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얼마전에 일본과 미국의 컴퓨터회사에서는 키보드를 V자형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이는 보다 편안한(일상적인) 자세로 작업을 하기 위함이다.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중이다.
 

(그림1)VDT 작업의 정자세


시력저하의 메커니즘

경견완증에 눈의 피로가 겹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눈이 침침하며 가물거리고 충혈될 뿐만아니라 두통 및 위장이 더부룩한 증상까지도 동반한다. 이를 통상 '안정(眼睛)피로'라고 말한다. 보통 하루에 4시간이상 VDT 작업을 하는 사람들 중 안정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녹색의 컴퓨터화면을 계속 보다 흰벽을 바라보면 분홍색(녹색의 보색)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시력이 반드시 저하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가까운 물체를 보기 위해서 눈의 초점을 맞추고, 동공을 수축해 빛의 양을 조절하며, 양 눈을 안쪽으로 끌어모으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동시에 일어난다. 그렇지만 VDT 작업으로 피로해진 눈은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좋은 시력을 가진 눈일수록 교란효과가 커 시력이 급속히 떨어지게 된다.

VDT 작업을 하는 사람은 보통 사무에 비해 2~3배 가까이 눈운동을 하기 때문에 눈에 부담이 크다.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할 때에 원고와 화면, 그리고 키보드를 번갈아 가면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전문의학서를 한시간동안 휴식없이 노트에 연필로 베껴쓰는 것과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는 것을 비교하는 실험이 있었는데 워드프로세서 작업이 월등히 피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실험에서 밝혀진 또하나의 사실은 멀리 볼 때 모양체는 휴식을 취하는데, 가깝게 볼 때는 수정체를 두껍게 하기 위해서 모양체 근육을 긴장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결국 원고를 보는 거리와 모니터를 보는 거리가 달라 끊임없이 눈운동을 강제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모니터는 어두운 바탕에 밝은 글씨이고(네거티브 방식) 일반적인 원고나 문서는 밝은 바탕에 어두운 글씨이므로 (포지티브 방식) 이를 교대로 쳐다보면 눈에 상상외로 부담이 간다. 최근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컴퓨터화면 표시방식을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방식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글자가 바뀌는 시간을 더욱 짧게 하기 위해 모니터의 전자빔이 진동하는 주파수를 향상시키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보통 화면 전체가 바뀌는 시간은 70~90분의 1초인데 이를 짧게 할수록 화면의 어른거림이 덜하다. 또한 문자의 도트(dot) 밀도를 높이면 읽기가 쉽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컴퓨터작업은 손과 눈, 정신노동이 동시에 진행돼 의외로 부담이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불확실하지만 경계해야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원인은 모니터 내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내조명이 모니터에 반사되면 안정피로는 더욱 가속화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니터의 윗쪽에 덮개(후드)를 씌우거나 외부 조명의 반사가 덜 되는 곳에 컴퓨터를 자리잡게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양면에 무반사코팅을 한 보안필터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눈을 비롯해 인체 전반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유해전자파에 의한 피해. 이 부분은 엄밀히 따져서 크게 두가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하나는 컴퓨터 자체의 전기작용 때문에 발생되는 전자기장(Electromagnetic Field)으로 인한 전자파 피해이며, 또 다른 하나는 아주 미세해 기계적인 장치로는 측정하기 힘든 X선을 포함한 방사선이 누적됐을 때 가정되는 피해이다. 이밖에도 전자파방출과 함께 형성되는 정전기(靜電氣)도 피부염과 안정피로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는 임산부가 컴퓨터 앞에서 일했을 경우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수준은 대부분 이론에 불과하거나 초기 동물실험단계에 머물고 있어 확실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

최근에 전자파장애(EMI)에 대한 연구는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과연 어느정도 인체에 피해가 가는지는 불확실한 상태. 즉 EMI연구는 아직은 전자제품사이의 영향에 초점이 모아져 있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초보단계에 불과하다. 다만 이론적으로 모니터 앞에 일정량의 전자기장이 형성되면 이로 인해 인체에 유도전류가 흘러 생체를 교란시킨다는 가정을 할 수 있을 뿐이다.

X선을 포함한 방사선도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 모니터에서 방출되는 X선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선량에 비해 워낙 미약한 수준이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화면에서 30㎝만 떨어진 거리에서 작업한다면 인체가 받는 X선양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의 미량.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몇가지 동물실험 결과는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게하는 측면이 있다. 프랑스에서 시행된 초파리시험에서는 번데기와 유충 상태의 초파리를 컴퓨터모니터에 노출시킨 결과, 사망률이 증가했으며 성비(性比) 또한 크게 변화(수컷이 방사선에 더욱 취약)했다고 한다.

작년 말 국내에서는 'VDT(컴퓨터 및 TV화면)에서 방사되는 전자파가 생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이 발표됐다. 서울시립 강남병원 이근덕박사를 비롯 한양대의대 남정현교수, 순천향 의대 김창진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한 이 실험결과에 따르면 VDT에 1주일동안 노출시킨 흰쥐는 자연상태의 흰쥐보다 카테콜라민 농도가 현저하게 높게 나타났다는 것. 카테콜라민은 아드레날린과 노아드레날린 등으로 구성되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혈중으로 분비되는 물질이다. 혈중에 카테콜라민이 계속 증가할 때는 심계항진(心悸亢進) 위장장애 무기력증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실험은 프랑스 라제씨가 개발한 중화장치(국내에서 '뉴트랄'이라는 상품으로 판매됨)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실험이기 때문에(자연상태(A군), VDT에 노출시킨 상태(B군), 전자파 중화장치를 부착한 VDT에 노출시킨 상태(C군)로 나누어 실험했음) 학문적 의미는 다소 감소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 최초의 VDT 동물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VDT 작업이 유산 생리불순 또는 기타 생리현상에 이상을 일으키는 문제는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시점에서는 VDT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나 방사선이 생체에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유산이나 생리불순 등은 전반적인 VDT 노동조건과 관련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고급화되는 보안경들

눈의 피로나 전자파 또는 X선 등의 피해 가능성이 크게 부각됨에 따라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의 선두주자는 보안필터. 컴퓨터보안경이라고도 불리는 보안필터는 초기의 단순 아크릴수지 계통에서 최근에는 여러가지 기능을 덧붙여 고급화하는 추세다.

1~2만원대의 아크릴계 보안경은 눈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크게 내세울 것이 없다. 자외선을 차단해주고 눈에 보이는 빛, 즉 가시광선의 투과율을 낮춰 언뜻 보기에는 가시광선에 대한 눈의 부담을 덜게 해주는 듯하나 모니터의 해상도를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다. 또한 반사가 심해 눈보호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이 이후에 등장한 것이 유리 사이에 편광필터를 끼워 만든 제품. 현재 보안경 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편광필터는 일정방향으로만 빛을 통과시켜주기 때문에 TV프라운관에서 여러 방향으로 쏟아져나오는 빛을 다스리기에는 적격이다. 실제로 판광필터는 TV브라운관에 부착시켰을 경우 화면이 한층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컴퓨터모니터는 TV브라운관과는 달리 화면 자체가 단조로워 눈에 띄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모니터에서 나오는 빛의 반사와 실내조명에 의한 반사가 심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면의 해상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크릴계 보안경과 마찬가지. 최근에는 편광필터에 무반사코팅을 한 고가제품도 나오고 있다(일반 편광필터는 2만원대이나 무반사코팅을 한 제품은 5만원대).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보안필터는 유해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망(mesh)계열 제품이다. 3~4년 전부터 국내에 선보인 망보안필터는 폴리에스텔원사(망)에다 전기전도율이 좋은 구리코팅을 하고 이를 접지(earth)시킨 것. 화면에서 나오는 유해전자파를 구리코팅된 망에서 차단해 접지시킨다는 원리다. 구리코팅 위에는 반사를 방지하기 의한 무반사코팅(아크릴 수지)을 해 실내의 조명으로부터 생기는 반사를 없앤 것도 장점이다.

망제품이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것은 기존 보안필터와는 달리 유해전자파, 즉 화면 앞에서 형성되는 전자기장을 완벽에 가깝게 차단해줄 수 있다는 원리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가시광선 투과율은 35~40% 수준이다. 그러나 이제품은 망 자체의 어른거림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쓰리벨 코오롱 등 망계열 보안필터를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메이커에서는 일본의 특허품인 망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해 판매하고 있다. 제품가격은 대부분 5만원대.

이와 원리는 비슷하면서 다른 방법으로 보안경을 개발하고 있는 곳도 있다. 광학기기 제조메이커인 하이퍼광전에서는 유리에 박막의 니켈을 입히고 그 위에 마그네슘코팅(무반사용)을 한 보안경을 국내기술로 개발중이다. 니켈막에 접지장치를 해 전자파를 차단하는 원리는 망계열 제품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한국 표준연구소에서 행한 시험테스트 결과, 가시광선 투과율이 40%대로 일정하나 전자파차폐율이 70~90%로 망제품(99% 수준)보다 떨어져 이를 높이는 작업이 급선무다.

전자파를 차폐할 수 있다는 망보안필터와 니켈막보안경을 직접 테스트해 본 표준연구소 전자파연구실 정연춘연구원은 "VDT작업에서 전자파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기장이 작업자의 몸에 해를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여러군데서 제품시험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며 "보다 객관적이고 실제 상황에 맞는, 즉 컴퓨터모니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맞는 시험을 국가차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다 구체적인 지침 필요

현재 노동부에서는 VDT 증후군과 관련해 각사업장에 작업지침을 배포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말기 주변의 조명은 2백~4백룩스로 하고 화면은 주변 밝기의 절반정도로 하며 △반드시 보안경(필터)을 부착도록 하며 △작업 중 정기적인 휴식(50분 작업 후 10분 휴식)을 취하며 △화면과 눈을 40㎝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다.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보안경부착을 의무화한다'는 막연한 표현. 앞에서 밝혔듯이 보안경(필터)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이들 제품은 효능표시가 임의적으로 돼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보안경이 불량품인 경우는 오히려 눈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망된다. 실제로 보안경 부착은 화면 밝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내조명(주변밝기)과의 관계에서 보다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보안경과는 달리 자성체와 비자성체가 들어있는 조그만 둥근 물체를 컴퓨터모니터에 4개, 키보드에 2개 붙여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유해전자파를 중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제품도 국내에서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라제씨가 개발한 이 제품은 원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몇가지 동물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근거로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 제품은 앞에서 밝힌 국내의 흰쥐 실험에서 자연상태와 거의 비슷한 수치를 얻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선보이지 않았으나 일본에서는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OA(Office Automation) 눈약도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이 약의 주성분은 네오그스티민으로 눈을 조금 근시화시켜 눈앞의 화면에 핀트를 맞추기 쉽게 한다는 것. 모양체근육의 수축이 심하지 않아 피로도가 덜하다는 논리다. 이외에도 네오그스티민은 부교감신경 끝부분에서 방출되는 아세틸콜린을 증가시켜 눈의 조절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활성형 비타민 ${B}_{2}$가 망막의 명암순응에 역할을 한다고 해서 이를 포함한 눈약도 시판되고 있다.

국가 주도의 종합연구가 필요

올해말로 우리나라는 컴퓨터 보급대수 1백만대를 넘어설 예정이다. VDT 증후군에 관련된 인구가 최소한 1백만명은 된다는 얘기다. 이를 직업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창 성장하는 어린 학생들이 컴퓨터 눈병에 시달린다면 이는 국민건강상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오락용 비디오 게임기에 몇시간씩 매달리는 어린이들을 고려한다면 하루빨리 VDT증후군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경견완증이나 안정피로 또는 유해전자파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대책은 커녕 눈피로의 메커니즘이라든가 유해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연구는 정부가 주도하지 않으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 단순한 질병도 아니고 여러가지 복합요인에 따른 증상이므로 각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만 해도 VDT 증후군과 관련된 전문연구기관이 여러개 설립돼 있고, 연구결과에 따라 쾌적한 OA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대로 발생메커니즘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므로, 보안경을 붙이고 새로운 장치를 구입해도 컴퓨터 사용자들은 심리적인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는게 현재의 상황이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눈의 피로가 왜, 어느 정도까지 나타난다고 단정적으로 결론짓지 못하고 있다. 또한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만큼 유해하다든가 반대로 무시해도 좋다고 말하지 못한다. 다만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는 막연한 소리뿐이다.

하루빨리 이러한 애매모호한 상황을 벗어나자면 의사 물리학자 심리학자 환경전문가 등이 모인 VDT 전담연구위원회를 설립해 종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이에 따른 VDT 환경조상과 구체적인 작업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보안경은 어느 정도의 규격을 가진 것을 써야하는지, 아니면 모니터를 생산할 때 미리 차폐 및 보호장치를 추가할 수는 없는지, 또는 실내조명은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VDT 작업시간은 어느 정도로 제한해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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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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