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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I 신문경쟁의 핵「CTS시스팀」

언론규제가 풀리면서 신문의 자유경쟁시대가 막이 열리고 속속 새로운 신문들이 창간되고 있다. 신생언론들은 하나같이 ‘신문제작의 현대화 과학화’를 내세워 CTS시스팀을 도입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일간지들도 사옥신축 등을 계기로 90년대 초반까지 대대적인‘CTS화’를 계획하고 있어 CTS시스팀은 언론계에서 ‘뭔지는 잘 모르지만 대단히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형편이다. 실례로 일부 신문사에서는 노사간의 단체교섭과정에서 CTS시스팀의 도입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양상을 빚기도 했다. CTS화가 신문사의 노동자, 특히 공무부서의 노동조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데다가 치열해지는 신문의 상품경쟁에서 필수적인 요건으로 부각되고있기 때문.
 

한겨례신문의 CTS시스팀^오퍼레이터들이 원고를 입력기(16비트)에 입력한다. 입력된 원고는 프린터로 출력시켜 교열부에서 교정을 본 후 수정사들이 화면상에서 수정한다. 입력기과 수정기는 25대
 

전산화의 물결

그러면 신문제작에 있어서 ‘약방의 감초’격으로 등장한 CTS시스팀이란 과연 무엇인가.

CTS시스팀은 본래 신문에만 국한되어 쓰여지는 용어는 아니다. 신문을 포함한 출판물제작의 한 형태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출판이 대두되면서 널리 사용되게 된 개념이다.

CTS를 유래한 어원은‘Cold Typesetting System’ 또는 ‘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의 2가지이다. Cold Typesetting은 과거 신문제작시 납을 녹여 연판을 제작하는 열(hot)공정이 불필요해진 것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Cold로 표현한 것. Computerized Typesetting은 컴퓨터가 출판과정에(특히 조판과정)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는 의미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CTS시스팀은 70년대 후반 미국과 일본에서 시작됐다. 국내에도 80년대초 서울신문이 처음으로 CTS시스팀을 도입해 활용해 왔으나 기존 신문들에 파급되지 못하다가 지난해부터 신문창간러시를 이루면서 CTS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새로 창간되는 신문들이 처음부터 CTS시스팀을 도입하는 것은 앞으로 신문제작방식이 어차피 CTS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CTS는 조판과정의 전산화뿐아니라 기사의 작성에서 조사부의 데이타베이스(DB)화, 기사및 사진자료의 전송 등에 갈수록 이용분야가 확대될 것이므로 미리 초기에 그쪽 방면으로 투자를 해두자는 계산이다. 이와함께 숙련된 신문제작인력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현실적인 사정도 밑바닥에 깔려있다. CTS시스팀을 활용할 경우 초보자들을 교육시켜 빠른 기간내에 실무에 투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일간지들은 신설신문들에 비해 CTS도입에 이제까지는 소극적이었다. 신문제작과정에 혁명적 변화를 수반하는 CTS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험을 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은행에서 컴퓨터가 다운(down)되면 몇시간 참고 기다리면 되지만 초를 다투는 신문마감시간에 시스팀이 고장난다면 치명적이라는 ‘안전제일주의’가 기존의 활판인쇄방식으로‘가는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버티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의 이용이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신문사 내부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신문제작에 수용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자 더 이상 CTS도입을 미룰 수가 없게 됐다. 더구나 우리와 비슷한 동양문화권의 일본에서 90%정도의 신문사가 CTS를 추진하고 있고, 어느 한 신문이 앞장서면 다른 신문도 뒤따라 갈수 밖에 없는 우리 신문의 속성상 기존 일간지들도 한결같이 90년대초에 CTS시스팀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겨례신문의CTS 시스팀^교정작업이 끝나면 편집부에서 레이아웃을 한다. 레이아웃기는 워크스테이션으로 10대(왼쪽) 편집이 끝난 화면은 인화지형태로 출력된다.1면을 인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오른쪽)
 

토틀 CTS시스팀

현재 국내신문들의 CTS 추진현황및 계획을 보면 어떠한 형태로든지 CTS를 활용하고 있는 신문사는 한겨레신문 서울신문 국민일보 세계일보 전남일보 서울경제신문 등 신설신문과 지방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조선 중앙 한국 동아 등 중앙일간지들과 다른 경제지들도 보다 대규모의 CTS화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 활판인쇄방식을 끝까지 고집하는 신문은 거의 없다.

서울신문은 국내 처음으로 CTS를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시스팀의 수준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즉 입력기인 PC에 원고를 입력시키지만 이를 화면상에서 편집(레이아웃)하는 것이 아니라 인화지에 출력시켜 일일이 손으로 오려붙여서 판을 짜고 있다. 이 방식을 ‘1단계 CTS’라고 부르는데 세계일보 국민일보와 일부 지방지들이 이를 채택고택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지난해 창간때부터 당시로는 혁명적인‘2단계 CTS’를 구축했다. 이는 입력뿐 아니라 교정, 면배치, 출력까지를 컴퓨터화면상에서 처리하는 것. 그러나 신문의 컷(큰제목) 광고 사진및 그림등은 아직 사람손을 거쳐야 한다.

기존일간지들이 계획하고있는 CTS 시스팀은 이보다 앞선 단계. 1, 2단계 CTS가 20~40억원의 투자비가 드는데 비해 동아 조선 등이 목표하고 있는 3, 4단계 토틀(totla)CTS시스팀은 2백~3백억원의 막대한 경비가 소요된다. 3단계 CTS는 컷, 사진 등이 화상(畫像)처리와 출력을 온라인으로 갖춘 것을 말하고 4단계 CTS는 이보다 더 나아가 조사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와 사진및 기사의 고속통신까지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조선일보는 85년에 전산사식기를 도입해 자체 월간잡지를 제작하고 있는데 오는 92년초까지 신문의 CTS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일본 도시바와 CTS도입계약을 맺고 91년 창간호에 맞추어 CTS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동아일보도 92년 사옥신축과 더불어 토틀 CTS시스팀을 가동시킨다는 계획아래 최근 전산제작본부를 신설했다.

한국일보의 경우는 동아 조선 중앙과 약간 사정이 다르다. 70년대말부터 경영층에서 CTS의 중요성을 먼저 인식해 전산입력기를 자체 개발하고 출판사식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신문 CTS에 있어서도 자체기술로 CTS화를 추진하는데 역점을 두었으나 자매지인 서울경제신문만 일부 CTS화가 진행되고 있을뿐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는 실정.

전문지나 주간신문에서도 규모는 적지만 CTS시스팀의 도입은 비교적 활발하다. 1~2억원 정도를 투입해 입력기 몇대, 출력기 1대 정도를 갖추고 CTS라기보다 데스크톱(DTP)에 가까운 시스팀을 착실하게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
 

한겨례신문의 CTS시스팀^인화지로 출력된 지면.사진 컷 광고가 빠져있다. 이들은 제판과정에서 합쳐져 인쇄공정으로 넘어간다.
 

인력양성및 활용이 관건

출판계에서 먼저 시작한 컴퓨터의 활용은 어느새 신문제작에 있어서 핵심적인 위치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국내 신문들이 효과적인 CTS시스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이 남아있다.

우선 CTS에 대한 전문인력의 부족과 함께 기존 인력의 재교육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문사마다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씩을 투입, CTS구축에 나서고 있으나 정확한 지식을 습득한 인력은 의외로 적다. 신설신문들의 경우 대부분 1단계 CTS에 머므르고 있는 이유가 경험있는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는데 있었다고 한다. 특히 한겨레신문 등이 새로운 CTS시스팀을 활용하면서 한때 출판업계 전산사식 경력자가 대규모로 신문사로 자리를 옮기는 사태까지 빚기도 했다.
 

기존 신문사에서는 CTS를 도입할 경우 평균 10여년씩 경력을 지닌 공무부서의 인력들을 어떻게 재교육, 배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CTS가 완숙단계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활판인쇄에 숙련된 인력들을 활용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2가지를 병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공무부서뿐 아니라 기자 조사부직원 판매·광고부서 등 신문사의 모든 종사자들이 CTS도 입에 따른 교육을 다시 받아야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CTS시스팀이 거의 외국기술, 특히 일본에 의존하는 있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토틀CTS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메이커는 IBM과 일본의 후지쓰, NEC(일본전기), 도시바 4군데로 알려져있다. IBM과 후지쓰가 대형컴퓨터를 이용한 중앙집중형 CTS시스팀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면 후발업체인 NEC와 도시바는 여러대의 워크스테이션(workstration)을 이용한 분산형 CTS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한국컴퓨터그래피 서울시스팀 한국 컴퓨터기술 등이 입력기와 출력기를 갖춘 소규모 CTS시스팀을 판매하고 있지만 일간지 규모에서는 사용하기가 부적합하다. 전문가들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시스팀 전체를 당장 국내기술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한글서체의 다양화 및 이용기술의 발전 등은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CTS시스팀이 활판인쇄에 비해 아직도 돌발사건에 유연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고있다. 돌발사건이 발생하면 이미 작업해 놓은 지면을 신속하게 바꿔야 하는 것이 신문의 생리인데 이 경우 컴퓨터는 인간보다 사태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은 컴퓨터기술 및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조만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CTS시스팀의 도입은 그것 자체만으로는 첨단신문의 모든 요견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수 없다. 신문조판과정의 전산화뿐 아니라 △기자들의 기사작성에의 컴퓨터이용 △조사부 관련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지역간 통신네트워크(network)구축 등이 병행되야 CTS의 본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곧 CTS의 도입 활용은 신문사의 풍속도를 전체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신문들은 90년대초 토틀시스팀의 구축과 함께 강화된 제작역량으로 △증면 △서울과 지방판의 동시제작 △조석간발행 등 본격적인 지면경쟁의 시대로 돌입하리라 예상된다.


미래의 신문「전자신문」

미래의 신문은 아침일찍 집집마다 배달되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면 밤새 일어난 뉴스를 안방에서 원하는대로 볼 수있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디스켓이나 종이에 복사해서 스크랩해 둘수 있다.

미래의 신문형태로 지목되는 전자신문은 과연 어떤 것이며 지금 어느 단계에까지 와있는 것일까.

전자신문은 신문사에서 제작하는 모든 기사를 전화망이나 컴퓨터망을 통해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것이다. 이때 독자는 그날 신문뿐 아니라 관심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과거의 기사자료도 한꺼번에 찾아볼 수 있다. 또 수시로 기사가 변경되므로 조간 석간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다.

전자신문은 데이터베이스(database)를 신문제작에 이용한 것이다. 신문사에 대용량의 컴퓨터를 설치하고 수시로 접수되는 기사를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 시켜 독자에게 전달한다. 최근에는 신문사에서 일방적으로 독자에게 정보를 주는 형태가 아니라 독자가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면 그 부분만을 따로 찾아서 전달해주는 '쌍방향'형태의 전자신문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때에 모든 과정이 컴퓨터 통신을 통해서 진행되는 것은 물론이다.

전자신문은 한편으로는 부가가치통신망(VAN)의 일종이다. 여행사가 컴퓨터사용자들에게 여행정보를 안내하듯이 신문사는 독자들에게 정치 사회 문화 생활 스포츠 과학 등 모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 떠오르는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있다. 미국의 경우 데이터베이스산업을 가장 경쟁력있는 산업분야로 자처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도 아사히신문의 경우 석간의 마지막판은 데이터베이스로 독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경제신문의 'KETEL'과 매일경제신문의 'MEET'가 경제정보를 중심으로 지난해와 올해부터 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종합일간지들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큰 관심을 쏟고있어 90년대초에 이르면 현실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자신문은 신문사의 기술축적도 중요하지만 일반 독자들이 최소한 PC를 대중적으로 갖추고 있어야만 하므로 본격적인 등장은 좀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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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지재만 기자
  • 김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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