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21세기를 앞두고 해양은 인류생존의 필수자원이라 할 수 있는 식량, 광물에너지 생존공간 등 모든 자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구의 마지막 보고로 각광받고 있다. 암흑과 수압, 파랑 등 특수환경 때문에 해양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데는 많은 장애가 따르지만 최근 컴퓨터를 비롯한 광통신 전자 유전공학 신소재 등 첨단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은 해양개발기술의 진보로 그 개발 이용의 가능성도 크게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1세기는 해양산업이 크게 융성하는 이른바 '해양혁명'(marine revolution)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확보 또는 해결해야 할 기술개발 과제들을 살펴보는 것은 다가올 해양혁명시대를 앞두고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해양개발에 대한 우리나라의 잠재력은 중동에서의 해상터미널 건설, 국내 대규모 간척공사의 성공적 수행 등으로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수산자원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식생활에 크게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생산량이나 어업기술에 있어 선진국 대열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래산업기술 분야를 제외하고 해양광물자원 에너지자원 해양공간자원이용 등에서는 연구 초기단계 내지 기술도입단계로 선진국과는 상당한 기술격차가 있다.

먼저 해양의 과학적 조사 및 탐사기술에 관해서 살펴보면 해양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 활용하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해양과학적 기초연구를 통한 해양특성의 규명과 이를 위한 장기적인 해양 현장자료의 수집 및 해석이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 등 해양선진국은 자국의 주변해양자원도를 이미 확보했고 지금은 세계 대양을 대상으로 수질조사 및 해양자원 조사를 수행중에 있다. 또한 방사성동위원소를 통한 지질연대해석 및 음파탐사를 통한 광역적 퇴적작용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반도 주변해역의 부존자원을 개발 이용하기 위한 자원환경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탐사장비와 탐사기법 등에 있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흡한 실정이며, 탐사나 조사결과로 얻어진 각종해양정보 및 데이터의 관리 이용면에서도 개선할 여지가 많다.

바다속에서 광물을 캔다

1970년대 후반부터 생성된 새로운 국제 해양질서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어장이 상실, 축소되어 가고 있어서 선진국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그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연어 송어류 등 고급어종에 대한 해양양식은 미국 일본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노르웨이는 연간 7만t, 일본은 약 1만t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남해안 일대에는 4백60㎢의 양식적지가 있어 고급어종의 양식에 적절한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연어 송어 등 고급어종의 양식 기술개발에 이미 성공했다. 그러나 어류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 배양기술과 영양가 분석연구는 초보적인 상태이고 종묘생산도 현재로서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연산 종묘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는 고급어종 생산비중의 증대, 천해 양식업의 부가가치 제고, 미이용 자원의 활용 등을 위한 집중적인 기술개발을 해 나가야 한다. 또한 원양어장을 확보하기 위해 남극의 크릴새우와 심해성 어종의 개발 및 선진국에서 연구가 활발한 유전공학기법을 이용한 해양생물공학기술(marine biotechnology)에 대해서도 과감히 도전해가야 할 것이다.

세계학자들은 육상자원의 대부분이 50년 이내에 고갈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양은 석유 천연가스 망간단괴 등의 광물자원의 거대한 보고로 이를 위한 탐사기술 탐사장비 제련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들 자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해양광물자원 개발연구가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특히 유엔에서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규정한 국제 공해상의 심해저에는 망간 니켈 코발트 등 희소금속이 40여종이나 함유된 망간단괴가 엄청나게 부존되어 있어 최근 선진국과 개도국에서는 이의 개발을 위한 광구설정을 서두르고 있다. '먼저 투자한 국가가 우선권을 갖는다'(first come, first served)는 원칙이 적용되는 유엔해양법에 따라 일본 프랑스 소련은 태평양에, 인도는 인도양에 광범위한 심해저 광구를 이미 설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92년까지 핵심연구개발활동에 3백만달러를 투자하여 심해저 광물탐사활동을 하게 되면 남한면적 만한 7.5㎢의 심해저 망간단괴 광구를 태평양 한복판에 설정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현재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망간 니켈 코발트 등 주요 전략광물을 21세기 초반부터 연간 10억달러씩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심해저 광물자원개발사업의 추진은 심해역에 대한 탐사 채광 및 제련시스템의 확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해양개발기술 수준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80% 이상이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에너지 개발에 의한 에너지원의 다변화도 시급하다.

지금까지 인류는 필요에너지원을 재생 불가능한 석탄 석유 원자력 등에 의존해 왔으나 해양에너지 자원인 조력 파력 등은 기술개발만 하면 태양계가 존속되는 한 고갈될 염려가 없는 무공해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몇 안되는 조력발전소 건설적지를 서해안에 갖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의 기업들과 공동으로 서해안 조력발전 후보지역 부존량 평가 연구를 수행한 우리나라는 현재 기본설계가 가능한 수준에 와있다. 이미 타당성조사가 완료된 가로림만에 2만KW급 시험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는데 이 발전소가 건설 운영되면 연안토목 엔지니어링 등의 산업기술 분야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앙간단괴를 캐는 모습


부산 앞바다에 해양도시 건설

국토면적이 협소한 우리나라는 인구증가에 따라 대규모 농경지 농업·공업용수공급지 주거지 및 저장장소로 인공섬 조성과 간척사업이 요구된다. 우리의 경우 매립 간척기술 및 항만건설기술 등은 상당한 수준에 와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부산 남항 앞바다에 96년까지 2백50만평의 해상신시가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간척매립사업은 천해양식장 등 연안어장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선진국에서는 공동진화적 발전(coevolutionary development)정책을 통하여 생태계(ecosystem)와 사회계(sociosystem) 사이의 균형있는 발전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항만 공단 발전소 등의 건설과 대규모 간척사업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데 이러한 연안지역 개발사업이 해양생태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체 연안지역에 대한 종합관리체제의 구축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또한 해양오염에 의한 연근해어장의 황폐화와 생물자원의 생산력 감퇴를 방지하고 쾌적한 해양환경을 유지보전하기 위해서는 수질모니터링시스템의 개발이라든지 오염물질의 이동기구 파악, 부영양화모델 개발 등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핵심적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적극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해양과학연구는 불과 6개 선진공업국(미국 소련 영국 서독 캐나다 일본)만이 향유하는 고도기술이다. 이들 국가가 과학자 조사선 연구장비 등 세계적 해양조사 능력의 75-90%를 보유하고 있음은 해양과학 연구의 벽이 바로 선진국의 벽임을 말해준다.

국토가 협소한 우리나라는 21세기에 해양지향적 산업입지 및 도시화가 불가피하다. 연안지역은 생물공학을 이용한 재배어업, 수산가공기지, 해양성 관광리조트, 신항만, 인공섬, 해상도시, 해저터널, 또한 간천 매립에 따른 농업 및 산업용지 조성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해양전문연구기관이 주축이 되는 의욕적인 연구와 정부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해양개발 투자를 통한 최첨단 조사장비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해양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2백50 t급 유인잠수정(3인승)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병권 소장

🎓️ 진로 추천

  • 해양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