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는 인간의 체질을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나누고 있다. 당신은 어디에 속할까?
예로부터 인간은 의술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편안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서양에서는 주로 해부학 조직학 세균학 등을 바탕으로 하여 국소적인 원인을 제거하는데 힘써왔다. 반면 동양에서는 인체를 자연현상과 동일시하여 그 변화를 음양(陰陽) 오행(五行) 등의 이론으로 체계화하였다. 즉 이들이 갖는 규율성을 토대로 전체적인 기능의 조화에 역점을 두어왔다. 이러한 양대의학은 인류에게 많은 공헌을 하였고 특히 서양의학의 발달은 여러 전염병을 해결함으로써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렇듯 의학이 발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동일 질병에 대한 약의 효과에 있어서 개인차가 많다. 그래서 개체가 갖는 질병에 대한 감수성이 문제시되는 여러 면역관계 질환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이시대의 의학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 중의 하나가 바로 '체질'인 것이다.
체질이란 말은 각 개인이 지니는 정신적 혹은 육체적은 특징을 합하여 일컫는 용어다. 실제로 인간은 형태뿐만이 아니라 체내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정신상태까지도 모두 나름대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차이는 개인이 지니게 된 유전적인 차이에서 주로 기인된다. 또한 발육하는 동안 지내온 환경이 같지 않은 데서 온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체질이란 선천적 유전인자와 후천적 환경요소에 의하여 형성된 개개인이 지니는 유형적 특징인 것이다.
5행과 5음에 입각해
B.C. 3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의학의 원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의 '통천편'(通天篇)에서는 동양철학의 기본원리라 할 수 있는 오행(五行)에 입각, 인간의 체질을 크게 태양지인(太陰之人) 소음지인(少陰之人) 음양화평지인(陰陽和平之人) 소양지인(少陽之人) 태음지인(太陽之人)의 다섯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또 '음양25인편'에는 오행(木 火 土 金 水)을 바탕으로 크게 목형지인 화형지인 토형지인 금형지인 수형지인의 다섯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오음(宮 商 角 徵 羽의 五音)과 연관지워 세분, 25가지의 체질로 분류한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들 이론은 단지 외모와 행동의 특징만을 위주로 인체유형을 구분하는데 그치고 있어 실질적으로 의학에서 많이 이용되지는 않았다.
명나라의 장개빈은 또 사람을 양장지인(陽臟之人)와 음장지인(陰臟之人)으로 구분했다. 양장지인은 양이 많고 음이 적은 체질이고, 음장지인은 음이 많고 양이 적은 체질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약물을 투여하는 데 응용하였다. 요즈음 한의사나 일반인들이 "당신은 냉(冷")한 체질이다." 또는 "열이 많은 체질이다."하는 등의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말들은 바로 이 장개빈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서양에서도 체질론은 널리 받아들여졌다. 고대 그리스의 의성이라 할 수 있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4체액설'을 주장하였다. 또 이를 바탕으로 A.D. 2세기 경 갈렌(Galenus)이 다혈질 담즙질 흑담즙질 점액질의 네가지로 분류되는 유행체질론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은 찬반의 의학적 논쟁을 거듭하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20세기 초에 이르러 독일의 크레치메르(Kretchmer)가 정신 신체의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비만형 세장형 투쟁형의 세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여기다 이상체질형인 발육부전형을 합하여 4체질을 설정하고 이들간의 관계를 정신 의학적 측면을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또한 시가우드(Sigaud)는 호흡형 소화형 근육형 뇌형의 4형체질로 분류하였다. 또 철학자인 칸트(Kant)는 기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을 감성적 기질과 활성적 기질로 분류하였다. 감성적 기질은 다혈질 우울질에 속하고, 활성적 기질은 담즙질 점액질에 해당한다. 이밖에도 광신형(Earysom) 협장형(Leptosom) 비만형(Pyknisch) 등으로 분류한 일본의 오오리, 혈액형에 따른 기질의 특성을 연구한 후루가와의 이론 등이 있다. 1940년 셀던(Selden)은 사람의 체질은 발생학적으로 각 배엽에 연관된 기능의 발달여부에 따라 구분된다는 '배엽기원설'을 주장하고, 내배엽형 중배엽형 외배엽형의 3유형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1963년 겔(Gell)과 쿠부스(Coobus)에 의한 '알레르기 4형'은 체액성 혹은 세포성 인자의 차이와 반응의 시간적 경과에 기초하여 분류하고 있다.
서양의학에서 추구한 체질이론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고대에는 우주요소에 따른 분류를 추구하였고, 그 발전과정에서 해부조직학적 심신의학적 면역학적 관점 등 으로 다양한 제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질병을 관리하는 임상에 있어서는 활용이 적었다. 정신의학적 또는 심리학적 측면과 일부의 면역학적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 정도이다.
한편 우리나라에 있어서의 체질의학은 이조말엽에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태동되었다. 1894년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선생에 의하여 창안된 '사상의학'이 그것이다.
사상의학(四象醫學)은 독특한 '사상구조론'을 바탕으로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의 네 가지 체질을 설정하고 있다. 또 각 체질에 대한 생리 병리 진단 감별법 치료와 약물에 이르기까지 서로 연계를 갖고 임상에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우수한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제마선생과 사상의학을 중심으로 체질에 대한 특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이제마는 1836년(헌종 3년) 함흥에서 태어났다. 제마라는 이름은 이제마의 할아버지인 충원공이 꿈을 꾼 뒤 지은 것이다. 꿈 속에 어느 여인이 탐스러운 망아지 한 필을 가져와 "이 망아지는 제주도에서 가져온 용마인데 그 훌륭함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댁으로 끌고 왔으니 이 말을 맡아서 잘 길러달라"는 말과 함께 망아지를 집앞에 매어두고 사라졌다. 이 꿈을 꾸고 난 후 이제마를 손자로 얻게 되자 제주도에서 가져온 말이라하여 '제마'라고 이름지었다는 일화가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무예에 출중하여 일찌기 무과에 급제, 나중에는 고원군수라는 벼슬을 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해역증이라는 양다리가 무력해지는 병과 열격증이라는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토하는 병이 있어 오랫동안 고생을 하였다. 그래서 이 병을 고치기 위하여 한반도는 물론이고 만주와 러시아 일대까지 헤매면서 치료법을 찾았으나 병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자 직접 의학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는 수년에 걸쳐 예로부터 이름있는 의서를 두루 통달하고 그중에서 자기 병에 응용할만한 치료방법을 여러 가지로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치료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은 각자 체질이 다르고 체질에 따라 병과 약에도 차이가 있음을 깨달아 사상의학을 구상하고 이론을 체계화하였다. 즉 사람에게는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네가지 체질이 있고 체질에 따른 올바른 치료를 해야만이 질병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결국 그는 자신이 태양인에 속하는 체질임을 알아내고 그 체질에 적용시킬 수 있는 처방을 스스로 찾아 자기의 병을 고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이제마가 평생동안 병마와 싸우는 과정을 통하여 정립된 사상의학이 지니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품수의학적인 면이다. 품수(稟受)라함은 체질은 선천적으로 결정되므로 부모와 조상으로부터 생김새와 성품은 물론이고 질병의 경향까지도 전하여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과학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예컨대 사람의 혈액형은 부모와 자식간에 일정한 규율에 따라 전해져 내려간다. 또 부모가 혈압이 높거나 중풍을 앓은 경험이 있으면 자식도 그러한 경우가 많다. 소화기능이 약한 부모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하여 그 발병빈도가 높으며 색맹이나 혈우병 또는 정신질환에 있어서도 자식에게 그 영향이 전해진다.
둘째 심신의학적인 특징이다. 이제까지의 의학은 주로 우리의 눈이나 감각기관을 통하여 확인이 가능한 환자의 몸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몸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같이 있어야만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도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은 육체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동등한 비중으로 우리 인체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정신은 병을 유발시키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작용을 하고, 체질형성에 있어서도 깊게 관여되어 있으므로 이를 중요시하여야 한다. 한편 서양의학에서도 20세기에 이르러 이와 유사한 이론이 태동되어 근래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를 전혀 접할 수 없었던 19세기말에 이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도 몸과 마음이 동일한 비중을 지니면서 서로 가역적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은 이제마의 혜지가 참으로 뛰어남을 확인해 준다.
세째 체질의학적인 면이다. 사람들마다 체질의 차이가 있으므로 그 체질적 차이를 감안하여 동일한 병이라 하여도 치료방법을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개체성을 중요시한 것이다. 임상에서 많은 의사들이 실제 경험하는 어려운 점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예를 들어 같은 질병에 쓸 수 있는 A라는 약과 B라는 약이 있을 때, A라는 약을 투여하여 낫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A약은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B약이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도 접하게 된다. 또는 A나 B가 아닌 C라는 약으로만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제마는 바로 이러한 점은 체질이 다른데서 유래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약 뿐만 아니라 음식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서양의학에서 많이 거론되는 알레르기 현상도 이러한 체질적 소인과 관계가 있다.
이상의 세가지 특징 이외에도 인체구조에 대한 파악방법, 체질에 따른 생리와 병리의 차이, 약물선택에 대한 구분 등 이제까지의 의학방법론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면을 사상의학은 지니고 있다.
당신의 체질은?
그러면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4체질, 즉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의 특징을 살펴보고, 체질에 따라 적용되는 적용음식물을 간단히 소개한다.
■태양인
태양인의 외모는 대게 상체가 발달되고 허리부위가 빈약하다. 머리가 크고 얼굴은 둥근 편이고 근육은 비교적 적으며 광대뼈가 나온 사람이 많다. 이마가 넓고 눈은 빛난다. 허리약하여 오래 앉거나 서 있지를 못하고 기대거나 눕기를 좋아하며 오랫동안 걷지 못한다.
성품은 사고력이 뛰어나고 누구와도 잘 사귀며 판단력과 진취적인 기상이 있다. 영웅심과 자존심이 강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크게 분노를 일으켜서 건강을 해치게 된다. 두뇌가 명석하고 창의력이 있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착상을 해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수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감별이 용이하지는 않다. 이 체질에 적응되는 이로운 음식물로는 굴 전복 소라 홍합 등의 조개류와 새우를 꼽을 수 있다. 또 과일로는 포도 감 앵두 다래 모과, 곡식으로는 메밀 등이 있다.
■소양인
소양인은 외형적으로 가슴이 발달되고 둔부가 빈약한 편이다. 상체는 잘 발달되었으나 하체가 약하여 걸음걸이가 빠르고 다소 경망스럽게 보인다. 대체로 머리가 작고 둥근 편이며 앞뒤가 나온 사람도 있다. 눈매가 날카로워 보이고 입은 크지 않고 입술이 얇으며 턱이 뾰족하다. 살결은 희고 윤기가 적고 땀은 그다지 흘리지 않는다. 목소리는 낭랑하고 말을 함부로 생각없이 하는 경향이 많다. 흥분했을 때는 말에 조리가 없다. 보기에 경솔하고 무슨 일이나 빨리 시작하고 빨리 끝내므로 일하는 솜씨가 거칠고 실수가 많다. 일에 싫증을 잘 느껴 일처리가 용두사미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성품은 항상 밖으로 나다니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일이나 가정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 남의 일에는 희생을 아끼지 않고 남을 위해 일하는데 보람을 느껴 의리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판단력이 빠르지만 계획성이 적어 일을 시작하기는 잘하나 하는 일이 잘 안될 때는 쉽게 체념하는 면도 있다. 불의를 볼 때는 이해관계를 떠나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이를 처리하려는 강직한 성격이 있다. 그러나 상대가 뉘우치거나 사과해 올 때는 쉽게 용서하고 동정심을 갖게 된다. 솔직 담백하여 꾸밈이 없고 아첨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성질이 급하고 욕심이 적은 반면 침착하지 못하고 오락을 하는데 있어서도 깊이 생각하는 놀이는 별 소질이 없다.
이러한 체질은 열이 많은 관계로 항상 냉수를 마시는 경향이 있고 빙과류를 많이 먹어도 여간해서 배탈이 나지 않는다. 이러한 체질에 적합한 음식은 육류로 돼지고기, 어패류로 굴 해삼 게 새우 전복 등이다. 또 과일로는 수박 참외 포도, 채소류로 배추 오이 가지 호박, 곡식으로는 보리 팥 녹두 참깨 메밀등이 있다.
■태음인
태음인은 외관상 골격이 굵고 비대한 사람이 많다. 손발이 크고 피부가 거칠어 겨울에는 손발이 잘 트는 경향이 있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많이 흘리고 힘든 일을 할때는 더욱 심하다. 이 체질은 어느 정도 땀을 흘려야 정상적인 건강이 유지되며 만약 땀을 전혀 흘리지 않으면 병적인 증세로 보아야 한다. 호흡기가 약해서 다른 체질에 비하여 숨이 차는 일이 많다. 이목구비의 윤곽이 뚜렷하고 걸음걸이는 무게있고 안정감 있게 보이나 상체를 다소 수그리고 걷는 경향이 있다. 허리가 굵고 배가 나와 다소 거만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성품은 말이 적어 조용한 편이고 이해타산을 따지는데 뛰어나다. 한번 시작한 일은 소처럼 꾸준히 노력하여 성취하는 지구력이 있어 크게 성공하는 일이 많다. 자기의 주장은 남이 듣거나 말거나 끝까지 소신껏 피력하며 말하는 게 조리가 없는 듯하나 골자가 있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경우도 많다. 겉으로는 점잖은 듯 하면서도 속으로 음흉하여 좀체로 속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미련스럽게 고집을 부리며 밀고 나가려는 우둔한 면도 있다. 여자의 경우 체격이 크고 이목구비가 시원스러워 품위가 있어 보이고, 남자의 경우 다소 무서운 인상 또는 성난듯한 인상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이 체질은 심장이 약하고 겁이 많아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태음인에게 적응되는 음식으로는 쇠고기 우유 곰탕 설렁탕 버터 등이 적당하다. 지방분보다는 단백질이 많은 식품이 이롭다. 생선류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 담백한 것이면 좋다. 과일로는 배 밤 호두 은행이 좋은데 이들은 약용으로도 사용할수 있다. 채소류는 무우 연근 도라지 고사리 마 토란 등이 적합하고 곡식으로는 밀 콩 율무 등이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소음인
이 체질의 분포는 약 20%라고 이제마 선생이 주장하였으나 학자에 따라서는 한국인에 가장 많은 체질로 주장하기도 한다.
외형상으로는 상하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보편적으로 체구가 적은 편이다. 용모가 오밀조밀하고 잘 짜여져 있어 여자는 예쁘고 애교가 많다. 이마는 약간 나오고 이목구비가 크지 않고 다소곳한 인상이다. 피부가 부드럽고 땀이 적으며 걸음걸이가 자연스럽고 얌전하다. 말을 할 때 눈웃음을 짓는 경우가 많다.
성품은 내성적이며 소극적이나 사교적인데가 있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겸손한 듯 하나 마음 속으로는 강인하고 조직적이고 치밀한 면이 있다. 또 자기본위로 매사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실리를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면도 있다. 머리가 총명하고 판단력이 빠르며 조직적이고 사무적이어서 윗사람에게 잘 보이나 때로는 지나치게 아첨하기도 한다. 자기가 하는 일을 남이 손대는 것을 싫어하며, 남이 잘하는 일에 질투심이 강하여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은 소음인에게 어울리는 속담이다. 마음이 다소 편협한 면이 있어 한번 꽁하면 여간해서 풀어지지 않고 남에게 인색한 면이 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지조를 버리는 기회주의자의 경향이 많은 것도 이 체질이다.
이러한 체질은 찬 음식을 피하고 따뜻한 음식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항상 소화가 잘 되고 건강한 상태다. 이 체질에 적응되는 음식물로는 육류로 닭고기 개고기 참새고기 등이 있다. 어류로는 명태 고등어 미꾸라지 뱀장어 등이 좋고, 과일로는 대추 사과 복숭아 귤 토마토 등이 적당하다. 채소로는 시금치 미나리 당근 감자 쑥갓 파 마늘 생강 등이, 곡물로는 찹쌀 조 등이 적합하다.
이제마의 유언
지금까지 체질의학에 있어서의 대표적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사상의학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사상의학은 우리 민족의 독창적인 문화적 유산이며, 유전적인 면, 심신의학적인 면, 개체성을 중요시한 면, 나아가 사회속에서의 올바른 행동규범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이고 진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남긴 "세상에 가장 많은 병은 남의 현명함을 질투하고 능력이 있음을 시기하는 것이고, 가장 훌륭한 약은 현명함을 사랑하고 선한 행동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 주고 있다.
이 학문이 태동된 것은 불과 1백년이 못되지만 현재 한방 임상에서 여러 성인병, 각종 내과질환 및 심신증에 광범위하게 응용되어 다른 치료에서 얻기 어려운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제마 자신이 지적한 바와 같이 아직 완성된 이론이 아니므로 보완하여야 할 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우선 체질구분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지표가 마련되어야 하고 각 체질별로 효율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 더욱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가 점차적으로 진행되어 사상의학이 완전한 면모를 갖추게 될 때 체질의학의 기여도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새로운 의학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세상을 하직할 때 "나는 비록 지금 떠나지만 앞으로 백년이 지난 후에는 의학이 이 곳에 귀의될 것이다"라고 한 말은 되새길만 하다. 현재 난치병을 환자 개인의 정신적인 면이나 면역상태를 감안하여 해결하려는 연구가 진행되는 것을 볼 때 머지않아 사상의학의 우수성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