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고등학교의 수학시간. 칠판에 필기하는 소리도, 교사의 설명도, 학생이 질문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모두들 컴퓨터 앞에 앉아 '톡톡톡' 열심히 키보드만 두들기고 있다. 그러나 지금 교사는 학생의 학습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기에게 맞는 진도에 따라 공부하면서 교사에게 질문하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도 한다.
외국의 수업 광경이 아니다. 앞으로 CAI프로그램이 실시될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인 것이다.
컴퓨터의 이용 능력은 다가온 정보화 사회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전체가 되고 있고, 컴퓨터교육에 대한 요구가 나날이 중대되어 가고 있다. 이에따라 문교부에서는 학교컴퓨터교육 강화 마련하고(87년 12월), 89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CAI프로그램을 활용하기로 하는 한편, 90년에는 교육과정에 컴퓨터 관련 내용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초 중 고 25단원에 CAI 실시키로
CAI란 Computer Aided Instrution의 약자로서 컴퓨터를 활용하여 공부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컴퓨터하는 학습의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컴퓨터 자체(예를 들어 베이직 프로그래밍 등)를 공부하는 것과는 구별된다.
CAI프로그램의 추진을 위해 문교부에서는 한국교육개발원내에 컴퓨터교육연구센터를 설립하고, CAI프로그램의 개발 및 현장 적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중에 문교부 학술 연구조성비 9천8백만원을 들여 25종의 CAI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34억3천4백만원을 들여 교육용컴퓨터 1만1백73대를 3백27개교에 보급한다.
CAI프로그램의 개발은 96년까지 연도별로 추진되며, 총24억원을 투자, 교과지도용과 특별활동용을 합쳐 8백57종이 개발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컴퓨터 하드웨어는 학교당 31대(교사용1대, 학생용 30대)를 기준으로 9백37억 9천7백만원을 투자, 총 8천9백33개교에 27만6천9백23대를 보급하게 된다. 국민학교와 중학교에는 8비트 퍼스널컴퓨터가, 고등학교에는 16비트 퍼스널컴퓨터가 보급되어진다.
개별학습이 가능해진다
CAI프로그램 개발의 실무책임자인 컴퓨터교육연구센터의 이남호 실장은 CAI프로그램에서 완벽성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는 "CAI프로그램은 학습자의 형태에 따라, 개발 여하에 따라 효과가 좌우된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중간정도 수준의 학생에 촛점을 맞추었으며, 산수·수학과에서는 학습전개 후 보충자료로써 그리고 자연·과학과에서는 수업진행중의 학습자료로써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라고 말한다.
CAI프로그램은 다른 컴퓨터 프로그램과 달리 교육적인 효과가 중시되므로 컴퓨터 전문가와 교육전문가의 공동작업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도 교과 분석 및 수업 설계는 교사와 교과 전문가가 담당하였으며, 시스팀 플로우 작성은 수업이론 전문가와 컴퓨터 전문가가,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은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개발 경험이 있는 업체에서 담당하였다.
그러면 실제로 CAI프로그램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고등학교 수학 행렬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교사용 지침서에 따라 IBM PC호환 기종과 5 $\frac{1}{4}$인치 디스크드라이브를 1대 이상 준비한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교사가 먼저 행렬에 대한 강의를 하고 나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10∼15분 정도로 학생 스스로 내용을 정리한다. 또 한 단원을 끝마친 후에는 CAI프로그램의 내용을 모두 학습한 후에 1∼2시간을 할애하여 학생 스스로 총정리한다. 학습의 진행을 보면, 먼저 행과 열의 뜻에 대한 문제가 출제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행렬의 상등문제로 넘어가지만 틀리면 설명이 나오고 확인 문제를 통과해야 다음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제시된 문제를 2번 이상 틀린 학생에는 정답을 알려주고 개별 지도한다.
CAI프로그램의 활용 여부는 교사의 판단에 실시되는데, 국민학교에서는 연간 2백50시간을, 중학교에서는 연간 1백94시간을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는 연간 1백23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교육 효과는 미지수
이번에 개발된 CAI프로그램은 일부 선진국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최첨단의 교육자료로서 교육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형식적 교육의 장' 외에서 체계없이 실시되어 오고 있던 컴퓨터 교육을 학교내로 끌어들임으로써 컴퓨터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할만하다. 그러나 몇가지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어서 CAI가 제대로 실시되면 이에 대한 대책과 함께 교사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활용이 요구된다.
먼저 각급학교에 이미 설치된 기종을 교체해야 하는 것과 기종 설치시 따르는 예산의 확보이다. 특히 공립학교에만 컴퓨터가 보급됨에 따라 사립학교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둘째, 현장 교사들의 CAI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중간 수준의 학생을 기준으로 개발된 것이어서 성적부진아 및 우수학생에 대한 대책이 없다.
새째, 컴퓨터를 잘 아는 교사들만이 CAI프로그램을 활용하리라는 것이다. CAI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던 강영철 교사는 "컴퓨터에 대해 무지한 교사들이 주 1∼2시간의 수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여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 따라서 컴퓨터와 LAN(근거리지역 통신망) 시스팀을 잘 아는 소수의 교사들만이 활용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한다.
네째, 학생들의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컴퓨터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김기태 교사는 "실제로 컴퓨터를 공부한 학생과 안한 학생과의 차이가 크다. 학원 등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프로그램 작성면에서 뛰어나다" 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는 단원이 너무 적어서 아직은 전시효과에 그칠 뿐이라는 것이다.
90년에는 정보산업 교과 설치
CAI프로그램의 실시와 함께 90년부터는 교과내용 중에 컴퓨터 관련항목이 강화된다. 국민학교에서는 실과교과에, 중학교에서는 가정 및 기술가정, 상업 교과에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는 기술 및 상업에 관련 내용이 추가되어지며, 특히 고등학교 일반계에 '정보산업' 교과가 선택으로 설치된다. 정보산업 교과는 정보의 개념 및 효율적 이용과 통신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패키지의 활용도 포함되어 있다.
컴퓨터 어디서 어떻게 배울수 있을까-방학중의 기회이용
컴퓨터활용이 확대되어 가고, 학교 교과과정에 정식으로 컴퓨터과목이 설치됨에 따라 컴퓨터를 배우고자 하는 욕구도 늘고가고 있다. 그러나 첫길을 잘못 들어서면 오랜 기간 헤매는 것이 정해진 이치. 컴퓨터에 잘못 접근할 경우 초기의 흥미마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선택에 신중을 요한다.
올 겨울방학을 통해 컴퓨터를 접할 기회는 많다. 몇가지 경우를 중심으로 어떤 선택이 자신에게 바람직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컴퓨터학원
컴퓨터를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곳은 컴퓨터학원이다. 대형학원과 PC위주의 소형학원이 있는데, PC를 배우고자 하는 초보자라면 집근처의 소형학원이 좋다. 주로 베이직프로그래밍 강좌를 실시하고 있으며 드물게는 기계어과정을 설치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일반적으로 1일 1시간씩 강의하며, 강의료는 2만~3만원 선이다.
요즘은 16비트 PC가 사무용으로 널리 사용되자 응용프로그램 패키지 강좌를 개설한 곳도 종종 있다. 예를들면 워드프로세서나 데이타베이스 스프레드시트 등. 이런 강좌를 선택할 경우는 자신이 쓰고 있는 기종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한다. 강의는 매일 연속되는 단기코스도 있고 격일제로 2~3시간씩 하는 강좌도 있다.
컴퓨터학원을 선택할 때는 먼저 자기가 배우고자 하는 강좌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다음 단계까지 공부할 수 있는지, 전문적인 강사가 가르치고 있는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시설(컴퓨터시스팀 및 디스크드라이브)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시장이나 공공기관의 강좌
컴퓨터판매장이나 대기업의 고객센터, 그리고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강좌를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강좌는 무료이거나 수강료가 싸서 인기이므로 일찍 등록해야 한다.
대부분의 판매장에서는 유저들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전시장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전시장은 실제로 PC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으므로 가끔 기웃거리는 것이 유리하다. 자세한 내용은 (표1)에 정리하였다.
(표1) 겨울방학 중 실시되는 컴퓨터 강좌
■관련서적 및 교육용소프트웨어
컴퓨터강좌를 수강하지 않고도 관련 서적이나 잡지 그리고 교육용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혼자 공부할 수도 있다. 진도가 느린 단점이 있으나 자신의 의지만 강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컴퓨터 보급 초기에는 독학으로 훌륭한 실력을 쌓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표2)에 정리했다.
(표2) 활용할 수 있는 교육용소프트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