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대륙의 남북으로 뻗은 8천km나 되는 이 산맥은 적도 아래에서도 빙하가 녹지 않는다. 이곳에서 번영했던 잉카제국은 평지와 멀리 떨어진 이런 산위에서 역사를 이루었다.
북쪽은 카브리해에서 남쪽은 혼곶에까지 이르는 남아메리카의 산맥 안데스는 19세기에 히말라야가 계측되기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로 알려졌었다. 현재도 옛날에 최고봉으로 꼽혔던 해발 6,310m인 에콰도르의 침보라소(Chimborazo) 산은 지구의 중심에서 재었을 경우 계산상으로는 가장 높다.
지금은 익숙하여졌지만 필자(로렌매킨타이어·미국인·르포라이터겸 사진가) 가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안데스 갔을 때는 가족 모두가 머리가 아프고 숨을 헐떡이고 구역질을 하는 등 고산병(高山病)증상에 시달렸다. 이곳에서는 한숨 들여마실 때 폐에 공급되는 산소가 통상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땅은 필자를 매료시키고 말았다. 베네수엘라 콜롬비아를 거쳐 더욱 남쪽으로 내려간 에콰도르 일대에서 부터 시작되는 화산군은 모두 하나 하나의 특징이 있어 싫증을 느끼지 않게 한다.
적도에서 조금 남으로 내려간 곳에는 남반구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상가이(Sangay)가 우뚝 서 있다. 표고 5,148m로 되어 있으나 화산재와 용암이 끊임없이 솟아나와 하루하루 더 높아가고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면 용암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뚜렷이 볼 수 있다.
상가이산을 넘고 나면 거기서부터 남쪽으로 수백km는 활발히 화산도, 겨울에 내려 봄까지 남아있는 잔설이 쌓인 산도 볼 수가 없다. 무역풍을 타고 서쪽에서 밀려오는 구름은 분지를 지나 안데스산맥에 이르러서는 높이 올라가면서 냉각되어 대량의 비가 되어 내린다. 산 위에 쏱아진 비는 폭포처럼 몰아붙이며 평지로 흘러가는데 바다에 이르기 전에 증발하여 구림이 되어 버린다. 이런 과정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비가 협곡에 쏟아지며 안개가 벼랑을 덮는다. 두터운 구름이 태양광선을 차단하기 때문에 식물성장에 기묘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이 일대에는 약치식물이나 진귀한 착생식물이 많다. 그리고 원주민들은 고도 2천4백m를 넘으면 저주를 받는다고 두려워하여 그 이상 오르려 하지 않는다.
대륙의 폭발로 생겨
안데스산맥의 원형은 1억8천만년쯤 전에 대륙의 일부가 대폭발을 일으켰을 때 만들어졌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지각의 융기는 지진을 일으키고 화산분화를 일으킨다. 한 화산의 눈엎인 정상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면 꼭같이 눈을 이고 있는 사화산의 정상이 주변에 몇개고 있다.
필자는 이런 화산에 올라갈 때마다 다른 행성을 탐험하는 것 같은 것을 느꼈다. 얼어붙은 산꼭대기에서 너무나 가까운 태양에 두려움을 느끼고 옅은 공기를 잊게하는 돌풍에 밀리면서 마치 생명이 깃들어 있는 것같은 많은 화산에 둘러싸여 있으면 이런 화산들이 숭배자 없는 신처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