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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가 추천하는 논구술 책

논구술을 준비하려면 많은 독서를 통해 통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이 글에서는 본지에 구술 가이드를 연재하는 서울 동북고 강현식(물리), 서울 태릉고 박명순(화학), 서울 세종과학고 김대준(생물), 경기북과학고 조영우(지구과학) 선생님과 과학동아 편집부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한다.

융합과학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
이충환 외 | 동아사이언스 | 216쪽 | 1만 3000원

논구술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는 바로 최신 과학이슈들이다. 이 책은 과학잡지 편집장과 기자, 과학자들이 선정한 과학계의 최신 이슈를 설명한다. 중간 중간에 화려한 그래픽과 도표가 함께 실려서 기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일본 대지진은 올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뉴스였다. 첫 장에서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서 심층보도된 기사를 통해 지진해일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원전 사고에 대한 막연한 공포증을 해소해준다. 또 외계인을 발견했다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발표로 큰 화제를 모았던 비소 생명체 논란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뇌과학, 스마트 그리드, 탄소나노, 스마트 기술,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정리해 놓았다. 제목 그대로 청소년이라면 꼭 알아야 할 배경지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마지막 장에서는 노벨상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는 세계 속의 한국 과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과학 기사를 유용하게 접하려면 우선 기사에서 다루는 각각의 개념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평소에 교과과정에 충실히 따랐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두 번째는 단순히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왜’, ‘어떻게’라는 궁금증을 갖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구제역에 걸린 소를 왜 죽여야만 할까, 일본 쓰나미 때 밀려온 바닷물은 왜 검은색이었을까, 비소 같은 독극물을 먹고 사는 생물은 무엇일까 등 핫이슈를 둘러싼 궁금증을 만들어보고 그에 대한 답을 찾도록 하자.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홍성욱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344쪽 | 1만 2000원

문화로서의 과학은 어떤 얼굴을 갖고 있을까. 이 책에서 다루는 과학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물리, 화학과 같은 과학이 아니다. 추상적인 지식 체계로서의 과학이다. 물리학과 과학사를 두루 공부한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역사적 안목으로 흥미있는 주제를 우리나라의 상황과 연계해 다룬다.

인문학, 예술, 건축, 언어, 젠더(gender), 법, 인권 등의 주제를 통해 문화로서의 과학을 통찰한다. 그 과정에서 과학이 예술과 만나지만 무조건 과학이 문학과 접점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론적인 접근을 피한다. 대신에 우리가 몰랐던 방식으로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과학과 또 다른 분야가 서로의 간극을 좁히려 애써온 그간의 사회적 노력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과학 연구자의 꿈을 키운다면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과학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철학적으로 고민해보기 바란다.



원자와 우주 사이
마크 호 지음 | 고문주 옮김 | 북스힐 | 256쪽 | 1만 5000원

원자와 우주 사이에는 어떤 세계가 존재할까. 이 책은 미시와 거시 사이의 ‘중간세계’에 대한 과학자들의 끝없는 탐구 과정을 그렸다. 중간세계란 원자보다는 크고 모래 알갱이보다는 작은 세계, 즉 나노 세계를 가리킨다. 1827년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은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나노과학의 효시를 열었다. 교과서에도 소개된 브라운 운동의 개념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궁금증을 풀 수 있다.

중간세계에 대한 탐구는 물리학, 생물학, 식물학, 화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났다. 열역학, 기체의 운동, DNA에서의 마구잡이 운동, 플라스틱 및 비누 제조, 통계학의 ‘마구 걷기’ 개념이 하나의 주제로 이어진다. 오늘날 각광받는 나노 과학에 대한 호기심의 역사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과학자로서의 삶을 동경한다면 과학자들의 연구과정을 보며 그들의 일상과 고뇌를 간접 체험할 수도 있다.

수학



수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귄터 치글러 지음 | 여상훈 옮김 | 들녘 | 232쪽 | 1만 2000원

책 표지에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독자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저자 귄터 치글러는 독일 베를린공대 최연소 교수이자 현재 독일 수학자 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과학계에서 상금이 가장 많은 ‘라이프니츠상’도 수상했다고 하니 그는 그야말로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수학자다. 하지만 그런 그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참으로 엉뚱하다. “숫자도 공식도 ‘완전히’ 믿지 말라!”니, 그는 괴짜수학자다.

치글러 교수는 ‘생각할 힘’만 있다면 누구나 수학을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학은 일반인이 상상하는 것처럼 복잡하고 난해하며 일상과 관련이 전혀 없는 분야가 아니란다. 그래서 치글러 교수는 우리가 날마다 신문과 잡지에서 읽는 기사들, 인물 동정, 역사, 여행, 정치, 날씨, 퀴즈에 숨어 있는 수학을 끄집어낸다. 수학 공부 좀 해보려는 심산으로 수학책을 집어 들었다가 절망한 독자들이라면 믿고 읽어볼 만하다.



미적분학 갤러리
윌리엄 던햄 지음 | 권혜승 옮김 | 한승 | 336쪽 | 1만 7000원

딱딱하고 어려운 미적분학을 미술관의 갤러리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살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적분학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소개한다. 미적분학을 발견한 영국의 수학자 아이작 뉴턴의 업적부터 자신의 이름을 본뜬 ‘르베그 적분’을 발견한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르베그의 업적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윌리엄 던햄은 뉴턴이 왜 미적분학, 혹은 그가 이름 붙인 대로 ‘유율(fluxion)’의 창시자로 존경받는지, 라이프니츠는 어떻게 해서 외교관의 신분으로 유율에 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는지를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그 당시 학문적 분위기와 수학자들 사이의 경쟁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는 도중에 이항전개의 복잡한 수식과 변환 정리의 난해한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단, 종이나 책의 여백에 필요한 수식들을 써가며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로지코믹스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외 지음 | 알레코스 파파다토스 외 그림 | 전대호 옮김 랜덤하우스 | 341쪽 | 1만 4800원

영국의 철학자이자 논리학자, 수학자, 사회사상가로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한 20세기의 지식인 버트런드 러셀. 그는 소년 시절 광기와 불확실성에 맞닥뜨린 후, 절대적인 이성과 확실성의 세계를 갈구한다. 그래서 찾은 답은 바로 수학. 하지만 기하학의 공리를 접하며 큰 절망에 빠졌다가, 다시금 논리학을 통해 완전무결한 수학의 토대를 확립하려 애썼다.

이 책에는 집합론의 체계를 세우고, 논리학과 분석철학의 토대를 만들고, 컴퓨터와 정보의 개념을 세상에 내놓은 러셀의 드라마틱한 삶과 천재적인 열정이 담겨있다. 독특한 점은 만화 형식을 활용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점.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물음은, 지식의 영토를 탐험하고픈 인간 이성의 매우 진지한 고뇌다. 수학의 근원이 무엇인지 한번쯤 궁금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멋진 세상을 만든 수학
이광연 지음 | 문학동네 | 304쪽 | 1만 4000원

누군가 수학을 몰라도 평생 살아가는 데 아무 문제없다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의 저자인 이광연 교수는 반대로 수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 당장 어렵게 다가오는 수학적 지식이 미래에는 상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처음 발표됐을 때에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아는 기본 상식이 됐다. 이 교수는 이 책을 읽으면 미래의 상식을 미리 얻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영화나 예술작품 같은 익숙한 소재를 잘 활용하고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영화 ‘나비효과’를 통해 우주 탄생의 비밀인 카오스를 설명하고 판화 작품 ‘천사와 악마’를 통해 푸앵카레의 우주모델과 프랙털 도형을 설명한다. 수의 시작, 0과 피보나치수열, 그래프와 중력 등 논구술에서 질문하기 좋은 주제들이 포진해 있다.

물리



모두를 위한 물리학
한스 그라스만 지음 | 이정모 옮김 | 사계절 | 320쪽 | 1만 3800원

언뜻 보기에 교양 과학서 분위기를 풍기지만, 단순히 지식만을 주지 않고 과학의 역할까지 되돌아 보게 하는 개성 있는 물리학 개론서다. 저자는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 연구원 출신으로 현대 물리학에 해박하다. 그는 점점 거대하고 복잡해지는 과학을 비판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안겨줄 수 있는 느리고 보편적인 과학을 주장한다. 그래서 선택한 기술은 효율 좋은 풍력발전기나 태양광 반사기. 첨단기술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 기술들은 제3세계 같은 에너지와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모두를 위한’ 물리학이다.

이 책은 이런 저자의 철학과 연구 경험을 중심으로 역학부터 양자역학, 입자물리학과 정보물리학까지 물리학의 주요 개념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태양광의 반사 각도를 설명하면서 방향성을 고려한 물리량인 벡터를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참신한 비유와 설명을 만날 수 있다.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음 | 고중숙 옮김 | 김영사 | 304쪽 | 1만 6000원

이 책은 ‘상대성이론’의 창시자 아인슈타인이 1921년에 일반인과 동료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연속 강연을 엮은 강의록이다. 마치 아인슈타인에게 직접 설명을 듣는 듯한 착각이 일어나는 책이다. 상대성이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시간과 공간이 기존 상식과 달리 중력의 영향을 받아 구부러지고 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우주가 절대불변하며 변하는 것은 그 안에 있는 물질뿐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세계관 전체를 무너뜨렸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생각을 한 아인슈타인은 절대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 단, 상대성이론 자체가 수학을 이용한 이론이기 때문에 수식이 많이 등장한다. 미분방정식과 백터해석 등을 알고 있어야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수학을 모르는 독자를 위한 배려도 있다. 초끈이론의 대가 브라이언 그린이 상대성이론의 의의를 서문에 자세히 풀어 썼다.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폴 데이비스 지음 | 박병철 옮김 | 승산 | 246쪽 | 9800원

최근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리학에도 이에 못지않은 책이 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강의가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미국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했던 일반물리 강의를 추려서 정리한 것이다.

모든 강의가 주옥같지만 특히 에너지 보존법칙을 다룬 4장과 중력을 주제로 한 5장, 핵자의 양자적 행동을 다룬 6장을 추천한다. 양자역학은 복잡한 수식과 계산 때문에 대체로 어려워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파인만의 강의는 안개 속에서 시야가 뻥 뚫리는 듯 유쾌하다. 불확정성 원리는 이제 사회, 경제, 철학, 윤리학, 심지어 예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즐겨쓰는 ‘유행어’가 됐다. 하지만 정작 양자역학의 정확한 의미와 본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파인만이 들려주는 양자역학 얘기를 들어보면 그가 왜 ‘대가’인지 알 수 있다.

지구과학



천재지변 탐사학교
자연탐사학교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64쪽 | 1만 3800원
이 책의 집필진은 지구과학교육연구회 자연탐사학교 소속 9명의 과학교사들이다. 지구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천재지변 현상을 소개하고 그 배경 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개정된 지구과학I 교과서를 학습하는 데 폭넓은 배경지식이 될 책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천재지변’에는 어떤 게 있을까.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을 강타했던 쓰나미, 2005년 8월 미국 뉴올리언스에 상륙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비롯해 태풍, 화산, 지진, 쓰나미, 지구 온난화 등 인류에 큰 피해를 일으켰던 대표적인 자연재해 11가지를 설명한다. 총 4장으로 구성해 각 장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과학적인 원리와 최근 연구되고 있는 예방책을 소개한다. 책의 끝 부분에서는 천재지변을 다룬 영화들을 소개했다. 영화를 함께 감상하며 영화 속 과학적인 원리와 오류를 찾아내면 흥미로울 것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이석영 지음 | 사이언스북스 | 303쪽 | 1만 5000원

빅뱅 우주론과 인플레이션 우주론을 기반으로 오늘날 과학자들이 우주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 우주론의 화두가 무엇인지를 대중과 공유하기 위한 이석영 교수의 저서다. 우주에 관한 천문학적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에는 저자가 만나본 석학들과 유명 연구기관 및 대학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며 책을 놓기 어렵게 만든다. 융합형 과학 교과서의 우주에 대한 인식 부분에 풍부한 교양을 제공한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의 발견 근방에서 저자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폭발 이후 기본 입자가 생기고 원자가 형성되면서 우주 배경 복사가 발생한 38만 년의 세월 동안 초기 우주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간략하게 다룬 후, 태초의 3분 동안 일어난 일을 빅뱅에 의한 핵합성에 초점을 맞춰 전개한다.



극한의 우주
데이비드 베이커 외 지음 | 김옥진 옮김 | 북로드 | 368쪽 | 2만 5000원

지구에서 극한의 지역이라 불릴만한 곳이라면 사하라 사막, 남극, 에베레스트 산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좀 더 범위를 넓혀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장소를 뽑자면 어디일까. 이 책은 우리 우주에서 극한의 공간로 꼽히는 50곳을 선보인다. NASA 출신의 두 행성과학자가 집필했다. NASA에서 찍은 천체 사진이 대거 담겨있어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우주의 신비로운 면을 엿볼 수 있다.

깊이가 10km나 되는 화성의 협곡, 표면온도가 460℃인 금성, 자전축이 98°라 여름이 21년이나 지속되는 천왕성, 히로시마 원자폭탄 7억 개의 위력으로 1994년 목성을 강타한 SL9 혜성…. 우주의 여러 극단적 공간을 지구의 산, 바다, 기후, 생물 등 지구과학적 지식과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신비로운 우주의 다양한 공간을 접하다 보면,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

화학



미술관에 간 화학자
전창림 지음 | 랜덤하우스 | 304쪽 | 1만 6000원

이 책의 저자는 화학자다. 저자에 따르면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을 먹고 사는 예술이란다. 실제로 그림의 주 재료인 물감은 화학 물질이다. 또 캔버스의 물감이 마르고 발색하고 퇴색하는 과정 역시 ‘화학 작용’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밀레, 렘브란트와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화학적으로 재조명했다.

예를 들어 렘브란트의 한 작품에서 안료를 분석하니 납과 황 성분이 검출됐다. 두 재료가 결합하면 황화납(PbS)이 돼 공기 중에 검게 변하는 흑변 현상을 일으킨다. 그 때문에 본래 대낮을 그린 그림이 오늘날 ‘야경’이란 제목을 갖게 됐다. 이처럼 화학으로 인해 미술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평소에 명화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안에 숨겨진 신비로운 화학의 원리를 쉽게 접목할 수 있다. 세계적인 명화에 대한 교양이 높아지는 것은 덤이다.



생명의 화학, 삶의 화학
김희준 지음 | 자유아카데미 | 583쪽 | 3만 8000원

생명 현상, 의식주, 건강, 교통, 통신, 환경 등의 여러 영역에서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화학이 핵심 역할을 한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화학이 융합과학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몸으로부터 원자와 분자의 크기, 원소의 종류, 원소의 기원을 연결지어 설명했다. 빅뱅의 우주론에 기초한 소립자, 가벼운 원소의 형성을 설명하고, 별의 진화로부터 무거운 원소가 형성되고 초신성의 폭발로부터 다양한 원소가 우주에 방출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초반부에는 양자역학적 원자 구조 같은 물리적인 내용을, 후반부에는 광합성, 센트럴도그마 등 생명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한다. 마지막에 의식주, 건강, 교통과 통신, 에너지와 환경에 관련된 화학을 소개한다. 중간 중간에 소개하는 리비히, 멘델레예프, 폴링과 같은 화학자들의 일화와 과학적인 발견 과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알고 보면 너무나 오묘한 원자의 세계
요네야마 마사노부 지음 | 성지영 옮김 | 이지북 | 238쪽 | 8500원

이 책은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인 원자에서부터 화학반응까지 개념이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세 사람의 이야기 형식으로 쓰여져 있어, 읽다 보면 마치 옆에 있는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는 느낌을 갖는다.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가 발견되는 과정, 원자핵의 크기와 무게, 보어의 원자 모형까지 원자 구조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또 전자의 배치로부터 주기율표가 만들어지는 과정, 주기율표와 이온결합, 공유결합을 연관지어 알려준다. 이온화 경향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양이와 쥐가 생선을 주고 받는 비유를 든 부분은 재치있다. 나아가 산화환원 반응을 토대로 화학전지와 실용전지, 전기분해의 메커니즘, 패러데이의 법칙을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했다. 하나의 개념과 관련된 개념들을 모두 망라함으로써 화학 반응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생명과학



마이크로코스모스
린 마굴리스 외 지음 | 홍욱희 옮김 | 김영사 | 412쪽 | 1만 8000원

생물의 역사를 미생물에서부터 시작된 기나긴 진화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게 한 진화생물학 분야의 고전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 ‘인간은 모든 것의 척도’라는 믿음이 생물 전체의 눈으로 보면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를 밝혔다.

지구에서 처음 생명이 탄생한 순간부터 인류가 등장한 최근까지 40억 년을 놓고 보면 미생물만 존재하던 기간이 25억 년으로 가장 길고, 인류의 조상이 등장한 것은 겨우 700만 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생물이 25억 년만 살고 다른 생물에게 지구를 넘겨준 것이 아니다. 지금도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고, 다른 어떤 생물보다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사실상 미생물인 셈이다. 생물의 역사 전반을 이해하고, 동시에 생물과 인류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DNA: 생명의 비밀
제임스 D. 왓슨 지음 | 이한음 옮김 | 까치글방 | 464쪽 | 2만 3000원

이 책은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밝히고 유전자 혁명의 역사를 가까이에서 몸소 체험한 저자가 쓴, 일종의 DNA 대백과사전이다. 생명 탄생에 대한 과거의 생각에서부터 고등학교 생명과학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유전학, 분자생물학, 생명공학의 발전 과정과 이와 관련된 주요 실험 및 개념까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또 DNA의 구조 및 복제 과정, DNA의 유전 암호와 같은 분자생물학 분야와, 제한효소와 리가아제의 발견에 의한 재조합 DNA의 합성, 유전자 치료와 같은 생명공학 분야를 깊게 다룬다.

이뿐 아니라 과학의 상업화, 특허 전쟁, 기술 독점과 같은 어두운 면도 언급한다. 생명과학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한 번쯤 정리해 볼 수 있다. 저자가 크릭과 함께 DNA의 구조를 밝히는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제너시스: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로버트 M. 헤이즌 지음 | 고문주 옮김 | 한승 | 416쪽 | 2만 5000원

이 책은 특이하게 지질학을 전공한 저자가 생명의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생명의 창발성을 강조하면서, 생명의 속성을 ‘스스로 유지 가능한 화학계’로 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지구에 처음으로 생명이 출현한 증거를 하나씩 찾아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제시했다. 생명 현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생물학이 지질학이나 화학 등 다른 학문 분야와 다양하게 상호 작용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교과서에 소개된 유리-밀러의 실험을 토대로 한 생명의 기원과 원시 수프 가설, 잠수정 앨빈호의 심해 탐사에서 비롯된 열수공 가설, 철-황 가설 등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여러 가설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지구에 처음 생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하거나, 생물체 내 화학 반응을 다루는 분야인 생화학에 관심 많은 독자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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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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