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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발생 인자의 정체는?

기형아가 늘고 있다

요즘 산모들은 '아들이나, 딸이냐'보다 '건강한 아기인가'를 먼저 묻는다. 기형아 출산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형발생 인자를 알고 대처하면 그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초음파검사법으로 태아의 기형유무를 진단하고 있다 (왼쪽).초음파검사에 의해 나타난 상(像).태아의 팔과 다리가 선명하게 보인다 (오른쪽)
 

선천성기형아란 출생시 또는 출생후 수년 사이에 발견되는 구조적 결함을 말하는데, 정신박약아와 같이 뚜렷한 구조적 결함없이 기능적 이상만을 나타내는 경우도 포함한다.

선천성기형의 발생빈도는 조사한 학자들에 따라 다양한데 대체로 출생아의 2~3%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작은 기형들까지 포함한다면 약 10%에 이른다. 따라서 우리나라 인구 4천만명 중에는 최소한 수십만명이 선천성기형을 갖고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선천성기형아는 본인 자신은 물론 부모나 그 가족에게 정신적 경제적으로 크나큰 괴로움을 안겨주며 사회적 국가적으로도 부담을 지우게 된다. 당장 생명에는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라 하더라도 선천적으로 외부에 기형이 있거나 교정되지 않은 선천성 심장질환자, 또는 뇌성마비등의 장애자들은 선천적으로 건강한 아이들과 똑같이 활동할 수가 없다. 뿐만아니라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적응을 못해 결국 소외당하기 쉽다.

기형이 두려운 나머지 인공유산도

주산기(周産期) 사망률이나 신생아 사망률은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점차 감소되고 있다. 하지만 선천성기형의 발생은 별로 감소되지 않고 있다. 아직도 기형은 신생아의 3%, 사산아의 20%에서 주산기이환이나 사망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과 예방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옛날에는 선천성기형이란 신의 저주에 의한 천벌의 결과라고 생각하여 이들을 마치 괴물처럼 취급하였다. 따라서 예방이나 치료에 대한 생각은 일체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전학이나 기형학, 환경학의 발전으로 그 원인이 하나 둘씩 밝혀지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른 예방과 치료 및 처치가 어느 정도 가능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인간의 기형원인을 분류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1. 유전요인 20%
2. 염색체이상 5%
3. 환경요인 10%
①방사선 노출 1~2%
②감염 2~3%
③산모질환 1~2%
④약물과 화학제 4~5%
4. 유전과 환경의 복합작용 65%

우리 나라도 날로 팽창하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소수의 자녀갖기 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요즈음은 한쌍의 부부가 두자녀 혹은 한자녀만을 낳게됨으로써 과거와는 다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즉 소수의 자녀만을 갖게됨으로써 자녀에 대한 관심, 특히 자녀의 건강에 대한 배려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아울러 건강한 임신과 건강한 자녀의 출산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아지게 되었다.

따라서 산모들은 현재 임신중인 아기의 선천성기형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많다. 임신중 복용한 약물이 걱정되어 인공유산까지 원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 정도.

건강한 자녀의 출산은 한 가정의 소망만은 아니다. 건강한 인적 자원의 확보라는 견지에서 보면 사회적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개인적 사회적 요구가 충족될 때에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 그리고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열거한 기형발생 원인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천성기형의 원인중 유전적 요인이 25%, 환경적 기형발생인자에 의한 것이 10%, 원인이 확실치 않은 것이 65%다. 하지만 원인불명의 경우는 대부분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되어 기형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기형발생은 그 원인규명이나 예방이 무척 어렵다. 그러나 이미 기형발생인자로 판명된 환경인자라면 그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이것들을 피하면 선천성기형발생의 빈도를 어느 정도 확실하게 감소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환경적 기형발생인자의 기형발생 효과는 용량, 노출시간, 숙주(宿主)의 감수성, 유전적 특성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러므로 기형이 발생하려면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가능하다.

동물실험결과도 안심할 수 없어

어떠한 약제나 화학제는 동물실험에서 선천성기형을 일으키지 않았어도 인간에게 사용한 경우에는 태아에게 치명적인 선천성기형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는 동물과 인간은 같은 약물에 대하여 서로 다른 반응결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극적인 예로 1960년대 초 독일에서 판매되었던 탈리도마이드를 들 수 있다.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로부터 태어난 신생아가 선천성 사지단지증을 일으켰던 것이다. 신경안정제 탈리도마이드는 인간에게 처방되기전 생쥐실험에서는 기형을 일으키지 않았었다. 뒤에 밝혀진 바로는 탈리도마이드는 인간이 생쥐에 비해 60배, 개에 비해 2백배의 기형발생 감수성이 높았다고 한다.

반대로 코티코스테로이드는 특정한 종의 생쥐에게 구개열의 기형을 유발시킨다. 하지만 인간에게 같은 형태의 기형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

이와 같이 같은 약제에 대해서 기형이 발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은 인간과 동물 사이에 유전적 감수성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약물의 신진대사가 서로 다르다는 데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동물은 실험이 가능하지만 인간을 대상으로는 실험을 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보인다.

약물이 태아에 기형을 유발하는 시기를 임신주(週)수에 따라 나누어 생각해보자. 가장 기형을 잘 일으키는 때는 대부분의 태아기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수정후 17일에서 57일 사이(최종 월경일로부터 계산하면 임신 31일에서 71일사이)로 알려져 있다.

수정후부터 17일사이에 약물에 노출되면 세포가 사망하여 유산이 되거나 원상회복된다. 다른 세포들이 손상받은 부위를 메꾸어 원상회복되면 형태적 결함없이 임신이 지속될 수 있다.

수정후 56일이 지나면 대부분의 태아기관이 이미 형성된 상태. 이때 약물에 노출되면 형태적 기형을 일으키기 보다는 세포의 크기와 수가 감소, 성장지연이나 기능결여를 일으킨다. 그러나 뇌의 박육은 출생시기까지 불완전하므로 어느 때라도 손상받기 쉽다.

이와같이 환경기형발생인자에 의한 기형발생은 태아의 기관이 형성되는 임신 첫 3개월에 생기기 쉽다. 하지만 반드시 이 시기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기관 형성시기가 지난 후에도 기형이 얼마든지 발생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기형발생인자는 일정한 양 미만에서는 기형작용의 효과가 없고 일정량 이상에서만 기형을 일으키거나 태아를 사망시킨다. 따라서 임신중에 약물을 복용해야 할 때는 최소 유효량만을 복용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머리에 물이 가득찬 기형아
 

풍진의 놀라운 기록

임신중에 산모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환경인자인 약제나 화학제, 기호품, 기타 산모의 감염증 중에서 기형유발과 관련있거나 혹은 추정되는 경우를 간추려 보자.

1. 방사선조사
임신중에 산모가 소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태아가 출생후 백혈병이나 그외 다른 악성 종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산모가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다면 태어난 아기는 더욱 위험해진다. 소뇌, 이분척추, 사지기형, 발육지연 등의 선천성기형 발생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는 원폭이 투하된 지역에서 실제로 증명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임신중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방사선 조사량은 0이다. 흔히 X선을 직접 골반에 쬐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하는 산모가 많으나 이는 크나큰 오산이다. 오히려 내과적인 이유로 X선 조사를 받은 산모의 아기에게 더 놓은 사망률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2. 담배
담배를 피우는 산모로부터 출생한 신생아는 저체중아나 미숙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천성기형이 증가한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 유산의 가능성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산모에 비해 높으며, 유산되는 시기도 일반적인 유산보다는 늦는 경향이 있다.

독성의 정도는 피우는 담배의 양에 비례한다. 따라서 될수있는대로 산모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피우는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알콜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함께 여성 음주가 증가된 것이 사실이다. 알콜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임신부가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면 신생아는 중추신경장애 지능저하 소뇌증과 아울러 눈 안면 골격의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알콜에 의한 태아의 기형도 마시는 알콜의 양에 비례하나 어느 정도까지가 안전한 양인지 그 한계치는 없다. 하지만 하루에 순수한 알콜 약 30g 이상을 계속 마시면 태아에 구조적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4. 카페인
카페인 자체가 기형을 발생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하루에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경우에는 자연유산 조산 사산 미숙아 저체중아의 빈도가 증가한다. 특히 하루에 6백mg이상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더 커지나 하루 1백mg이하 섭취할 때에는 특별한 영향이 없다.
커피 한잔 속에는 1백25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5. 풍진(風疹)
풍진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산모가 풍진에 걸려 앓게되면 태아에게 전염, 여러가지 기형을 초래한다 임신 첫달에 감염되면 태아의 50%, 2개월째에 감염되면 25%, 3개월째에는 15%의 태아에 심한 결손을 초래한다.

풍진에 대한 예방접종은 생후 15개월 째에 실시한다. 나라에 따라서는 사춘기 이전의 여자아이에게만 선택적으로 접종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받았다고 해도 1백%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국내 통계를 보아도 금방 나타난다. 20~30세 가임여성의 풍진항체양성률이 82%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산부가 풍진으로 여겨지는 환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곧 혈청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풍진항체의 존재가 증명된다면 태아에게 감염될 염려는 없다.

그러나 풍진항체가 음성이면서 혈액내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경우는 태아감염에 대비한 특별한 예방방법이 없으므로 치료적 유산을 고려해야한다.

선천성 풍진증후군에 걸린 신생아는 백내장 심장기형 청각결손 황달 등 여러 가지 기형이나 이상을 동반하게 된다. 이와같은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임신전에 자신의 항체보유 유무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풍진백신은 약독화된 살아있는 바이러스이므로 임신 직전이나 임신중에는 접종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6. 톡소플라스마증
세포내에 기생하는 원충류 감염을 뜻한다. 이 병은 감염된 날 고기나 감염된 고양이의 배설물에 의하여 감염된다.
임신 초기에 감염되면 태아에 대한 영향이 크다. 유산이나 조산이 되기 쉽고 수두증이나 소안구증도 동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조리안된 날생선을 먹지 않도록하고 고양이의 배설물과 접촉치 않도록 해야 한다.

7. 항생제
임신중에 복용하는 약제중에 가장 많이 복용되는 약제는 항생제로 여겨진다. 이는 상기도 감염(감기 편도선염) 및 기타 염증성 질환으로 인한 것이다.

항생제중 임신중에 가장 안전하게 처벌될 수 있는 것은 페니실린제제나 암피실린제제. 에리스로마이신도 비슷한 안정성을 갖고 있다. 특히 산모가 매독에 감염되어 있으면 태아의 선천성 매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페니실린이 특효약이다.

테트라사이클린은 임신 7개월부터 생후 6개월 사이에 사용되면 유치의 변색을 초래한다.

결핵의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스트렙토마이신은 태아에게 난청이나 청각소실을 일으키므로 임신중 장기간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다른 결핵약제들이 기형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8. 항구토제
임신초기에 입덧이 심하거나 구토가 있을 때 과거에는 항구토제가 많이 처방되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이러한 약제들이 선천성기형의 발생 활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 사용을 금하고 있다.

입덧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임신 4개월 이후에는 거의 자연 소실된다. 그러므로 입덧이 생기면 우선 안정을 유지시키고 식이요법, 비타민 투여 등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탈수가 심하고 체중의 감소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치료를 맏아야 한다.

9. 마약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을 임산부가 사용한 경우 태아는 체중저하, 자궁내발육지연, 자궁내 태아사망이나 출생직후 금단증상을 초래한다. 또 임신 후반기 질출혈 등으로 고통받게 된다.

헤로인중독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의 반수 이상이 출생후 24시간 이내에 금단증상을 나타내는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이중 상당수가 사망하게 된다.

자연유산이 기형의 특효(?)

이밖에 선천성기형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환경적 외인인자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예컨대 대기오염,식품첨가물,농작물에 대한 농약의 남용 등으로 인간은 수태되면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선천성기형의 예방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나 모든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완벽하게 예방한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아직 요원한 상태이다.

반면 자연은 인간에게 선천성기형이라는 비극을 피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자연유산이라는 방법으로 기형수태물을 임신초기에 미리 제거해 주는 것이다.

자연유산되는 기형수태물은 정상 태아에 비해 염색체 이상이 10배 이상 높다. 이는 잘못 형성된 생명은 발육되지 못하고 초기에 자연적으로 도태되도록 하는 자연의 법칙인 것이다. 물론 비정상 수태물이 자연유산으로 도태되지 않고 선천성 기형아로 태어나기도 하지만 만약 자연유산이라는 자연의 예방적 방법이 없다면 선천성 기형아의 출생 빈도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의학적으로 선천성질환을 조기진단하기 위해서는 유전상담이나 염색체 검사, 융모막 융모생검과 양수천자 그리고 초음파검사를 이용한 형태학적 결함의 진단방법이 있다.

선천성기형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될 것으로 보이며 장래에는 더욱 좋은 성과가 얻어지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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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권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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