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은 잘못된 식사를 정확히 반영한다.
워터루 전투에서 영국의 '웰링턴'장군에게 참패한 '나폴레옹'은 1821년 한많은 영웅의 일생을 마칠 때가지 센트헬레나섬에 유폐되었었다.
'나폴레옹'이 죽은지 1백40년이 되던 1961년에 분석된 그의 모발에서는 정상치의 1백배가 넘는 비소(砒素)가 검출되어 세인을 놀라게 했었다.
이 모발분석의 결과는 '나폴레옹'이 장기간에 걸쳐 독소가 함유된 음식물을 먹음으로써 독살됐을지도 모른다는 그간의 역사 및 전기학자들의 끈질긴 의혹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준 셈이다.
공해시대의 건강진단법-모발분석
미국예방의학아카데미 회장인 'G.F. 고든'박사에 의하면 모발분석이란 'ICP 플라즈마 유도 결합발광분석법'이란 방법으로서, 모발의 미네랄 함유량을 측정하여 식사의 잘못, 발병가능성, 잠재적 질환상태 등을 발견함으로써 병을 미리 예방하는데 기여하는 새로운 진단법이다.
모발분석은 피를 뽑는다든지, 조직을 떼어낸다든지, 방사능물질을 집어 넣는다든지, X선을 쪼이는 등 사람에게 고통을 주거나 피해를 입히지 않고, 다만 머리의 뒷부분의 머리카락을 1g정도 채취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 스크리닝법(집단검진법)이라는데 매력이 있다. 이 방법은 또한 여태까지의 혈액 오줌 침 바이오프시(생체검사)등에 의해서도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미네랄 밸런스에 의한 질병의 예측을 가능케 함으로써 질병의 정확한 진단, 질병발생의 예지, 식생활 및 환경위생관리의 지도, 의약품이나 영양보조제의 섭취에 관한 지도 등을 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모발분석법은 이따이 이따이 병(카드뮴중독)이나 미나마따병(수은중독) 또는 비중격결손증(크롬중독) 등의 중금속오염에 의한 건강장애를 진단하는데 중요한 검사법으로 이용된다.
그리고 모발은 식품위생분야에서도 어패류의 수은·카드뮴의 오염, 곡류나 과일 또는 야채류의 비소·수은·납 등 유해금속의 오염발생원에 대한 영향을 알아보는데도 효과적이다.
이렇게 모발을 분석해보면 공해오염의 원인규명뿐 아니라, 신체내의 미네랄값을 언제나 정확하게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액 오줌 침 조직 등의 검체(檢体)에 의한 병리검사는 그 시점에서의 영양상태나 장기 및 조직의 병적 상태를 아는 수단으로서는 유효하지만, 이러한 건강장애가 초래되기까지의 장기간에 걸친 영양대사장애의 원인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즉, 평소의 식사에 있어서 영양학적인 결함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휴먼도크에 들어가서 임상병리검사나 기타 진찰을 세밀하게 받는다 해도 병이 어느 정도로 진행되기까지는 판별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반해 모발분석은 세포레벨의 영양대사장애를 체크함으로써 뒤에 따라올 조직의 변화나 기관의 변화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모발 자체가 생물학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서 검체로서의 취급이 용이하고 편리하다.
또 신체에 상처를 주지 않고도 채취할 수가 있고, 혈액 오줌 침 조직 등과 같이 변질할 우려도 없다.
미국에는 현재 수십개소의 모발분석 연구소가 있고 일본에도 2개소가 있다. 아직 국내에는 없으나 가까운 장래에 선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모발에는 단백질 외에도 많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데, 최근 모두 27종의 미네랄이 검출되고 있다. 이들 미네랄은 체내에서 뼈나 피의 성분이 될 뿐만 아니라, 효소계(酵素系)의 중요한 성분이 되며, 체액(体液)의 산·알카리평형과 면역기구를 비롯한 호르몬계통에도 관여한다.
신체에 있어서 이렇듯 중요한 생명현상에 관계되는 미네랄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해결할 수 없었던 많은 난치성 질환을 정복할 날도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모발분석법이 성인병시대에 특히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것은 성인병의 대부분이 식원병(食源病)이고 모발의 미네랄값은 식사의 잘못을 예리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세포레벨에서의 영양대사장애가 질병을 유발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 영양대사의 균형이 발생하는 질환의 수는 당뇨병이나 통풍을 비롯하여 약 1백17종을 헤아리고 있다. 이 숫자는 의학이나 생화학의 발달에 의해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양대사의 장애가 늘고 있는 것은 영양의 밸런스가 잡혀져 있지 않은 식사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칼로리원은 과잉으로 공급되는데 비해 이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효소의 원료인 비타민이나 미네랄과 같은 미량영양소가 부족하게 공급되는 불균형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여태까지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미네랄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져 가는 것은 의학이나 생화학 부문에서의 연구가 진보되어 미네랄의 신비한 생리작용이 차츰 새롭게 밝혀지기 때문일것이다.
아뭏든 현재 미국이나 일본에서 수백만명이 모발분석을 통해 건강체크를 받고 있다는 것이고 보면, 앞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건강진단법으로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