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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해양분야의 선구 부산수산대학

어업기술뿐 아니라 각종 해양자원과 해양에너지를 개발, 이용할 역군을 길러내는 특성 있는 대학

"부산수산대학을 나오면 어선을 타고, 해양대학을 나오면 상선을 탄다는 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수산대학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수산대학은 어업기술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해저광물 해양에너지 해수용존물질 해양공간자원 등을 개발, 이용하는데 관련된 제분야를 탐구하는 '해양과학에 관한 종합대학'인 셈입니다."
 

부산 수산대학의 전경


전공분야 매우 다양해

박영호학장의 설명처럼 부산수산대학(釜山水産大学)은 보통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양·수산관련 고등교육기관이다. 부산수산대의 학과를 대충 일별해보면 수산해양학부에 어업학과 양식학과 해양공학과 등 9개 학과, 이공학부에 자원생물학과 식품공학과 등 11개 학과, 사회과학부에 수산경영과 등 3개 학과로 모두 23개 학과에 이른다.

이처럼 해양·수산과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련된 학과가 23개에 이르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해양개발이 종합응용과학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바다밑 3천m까지 내려가는 심해저에는 망간 코발트 구리 등 40여종으로 구성된 망간덩어리가 자갈처럼 깔려 있는데, 이같은 노다지를 자원으로 개발하여 이용하려면 각 분야의 해양과학기술이 망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수산대학도 해양대학과 마찬가지로 실습선을 보유, 근해는 물론 원양을 무대로 실습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새바다(2천2백76t)부산402(3백3t)부산403(2백44t)부산404(1백60t) 등 4척의 실습선이 있는데, 앞으로 아시아개발은행차관으로 2척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어업학과 기관학과 등 승선학과 학생들은 대개 3,4학년때 원양실습을 나가는데, 작년의 경우는 인도네시아쪽을 다녀왔다. 수산대학의 원양실습은 단순한 '실습'의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의 원양어업발달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좋은 예가 1966년의 제1차 실습항해. 당시 수산청의 지원하에 북양(北洋)의 연어·송어어업 및 트롤어업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여 한국원양어업의 신기원을 열었다. 그후로 남태평양의 어업조사에도 큰 활약을 보였다는게 수산대학측의 자랑거리다.

수산대학은 바다뿐 아니라 육지의 내수면어업에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수산해양학부에 소속된 양식학과가 바로 내수면어업을 다루는 곳인데, 여기서는 각종수산동물의 양식에 관한 학과목을 교수할 뿐 아니라 대학구내에 양어장을 설치해 실제로 어류양식의 실험·실습을 해오고 있다.

양어장에서의 실험양식을 통해 수산대학 양식학과의 교수·학생들이 개발해낸 양식기술사례로는 초어 백련어 비단잉어 등을 들수 있다. 이들 어종은 60년대중반경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들인데, 종묘생산 등의 연구가 결실을 맺어 국내양식이 가능하게 했다.

또 뱀장어의 경우도 사육에 관한 기본조건들을 밝혀내고 국내여건에 알맞는 초고밀도 사육기술을 확립한 것이 눈에 띈다. 최근에 양식어종으로 각광받고 있는 틸라피어에 관해서도 국내조건에 부합하는 사육시설과 사료등을 연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처럼 내수면어업분야에 있어서도 수산대학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은 과소평가할 수 없을 정도다. 따라서 전국 각지의 내수면어업종사자들이 수산대학의 자문을 얻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바다자원은 물론이고, 내수면의 이용도 좁은 국토의 효율제고라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수산대학의 양식분야에 대한 연구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 같다.
 

교내에 설치된 양어장


한국 원양어업개척의 선구역할

아뭏든 바다와 내수면에 관련된 적지 않은 분야를 포용하고 있는 부산수산대학은 졸업생들의 진로 역시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기업체는 물론, 수산회사와 해양연구소 식품연구소 수산진흥원 등 수산관련기관에도 많이 진출하고 있으며 교육계로도 많이 진출하고 있다.
박영호학장은 "현재 연간어획량이 약 3백만t으로 세계상위권에 속해 있는데,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수산대출신들이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고 본다"며 요즘 졸업생들은 원양어선을 타고 아프리카연안이나 남·북태평양, 남아메리카의 포클랜드 부근에 많이 진출해 있다고 밝혔다.

1986년도 수산대학 졸업자의 취업현황을 보면 일반기업계통으로 35.6%가 진출했고, 수산기업계통으로는 23.3%, 교육계 6%, 연구기관 2.5% 등으로 나타나 학교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의 국립부산수산수산대학이 처음 설립된 것은 1941년으로 4년제 전문학교인 관립부산고등수산학교였다. 따라서 수산대학의 역사는 거의 반세기에 미치는 셈인데, 이는 부산·경남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며 해방당시만 해도 이 지역의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이었다는 것이다.

관립부산고등수산학교는 해방후 잠시 부산대학교 수산대학으로 개편됐다가 곧 오늘날의 부산수산대학으로 분리됐다. 이때가 1946년 12월이었는데, 그후 몇차례나 서울대학교로의 합병이 거론됐으나 수산대학의 특수성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인해 실현되지 않고 오늘날의 규모로 성장해왔다.

현재 3개 학부의 23개 학과와 대학원에 모두 6천여명의 재학생을 포용, 종합대학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부산수산대학은 학내분위기 역시 일반대학들과 다를 게 없다. 해양대학의 경우, 엄격한 규율아래 절도있는 학교생활을 요구받고 있어 사람들중에는 성격이 비슷한(?)수산대학도 마찬가지 분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기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얘기다.

수산대학의 한 학생은 수산대학의 학교분위기를 "해양대학과 운동경기를 할 때 응원광경을 보면 해양대쪽은 사관학교 응원을 연상시키고, 수산대는 연·고전 응원과 같은 모습"이라고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주었다. ROTC의 경우도 희망자에 한하는 등 타대학과 동일한데, 다만 특수성을 살려 육군ROTC외에 해군ROTC도 설치돼 있다.

바다의 효율적 이용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시점에서 부산수산대학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 하겠다. "개척자정신을 갖고 해양개발에 인생을 바칠 각오가 선 사람을 대환영한다"는 게 이 대학교수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이다.
 

진해만을 축소시켜 각종의 해양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해양수리실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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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정경택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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