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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왜 동성연애자에 많은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AIDS 희생자가 생겼다. 통제하기 어렵게 급속 전염되는 AIDS의 정체를 소상히 살펴본다.

'현대의 페스트' '세기말의병'등 아주 기분나쁘고 참혹한 인상을 주는 갖가지 별명이 붙은 AIDS(후천성면역결핍증·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이병의 무서움과 예방대책 실태 등은 미국, 유럽의 매스미디어나 학술지에 지난 몇년간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정도 보고가 되기는 했지만 AIDS환자가 적어 외국에 비해 그렇게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2월 12일 아프리카에서 귀국한 AIDS 양성반응자 윤모씨(62)가 사망함으로써 AIDS는 이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별것 아니다'라는 의식을 떨쳐버리게 했으며 자칫 우리도 엄청난 희생을 치루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게 해줬다.

현재로서는 AIDS 병원체를 찾아낸것 이외 아무런 치료법도 없다. 일단 걸리면 3~5년 사이에 거의가 죽는다. 최선의 방법은 AIDS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법을 자세히 알아주고 실천하는 것 밖에 없다. AIDS 실체와 그 바이러스, 예방대책 등을 총체적으로 살펴본다.

WHO자료에 따르면 세계의 AIDS환자 3만 8천 4백6명 중 아메리카지역이 3만 1천 7백41명, 아프리카지역이 2천 3백23명, 유럽지역이 3천 3백58명, 아시아지역이 89명, 오세아니아 지역이 3백95명이라 한다. 현실적으로 최소한 이 수자의 10배가 넘으리라 예상된다. 특히 아프리카지역의 감염은 '말기적'이라고 한다. 실태파악에 힘을 쏟는 미국에서는 '80년대말에 미국의 환자수는 27만명에 이르고 18만명이 사망한다' (전염병예방본부), '치료법이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으면 20세기말에는 세계에서 1억명이 사망할 것이다'(쿠프(E. Koop) 공중위생국장)라고 예측한다.

AIDS바이러스ㅡ원숭이 또는 혜성설까지

AIDS는 중앙아프리카의 푸른원숭이에게서 처음 나타난 것 같다. 아프리카대륙 오지의 어떤 벽지마을에서 나타났을 것이라고 한다. 영국의 어떤 학자는 우주의 혜성에서 생겨나서 비와 함께 지상으로 씻겨져 왔다고도 주장했다.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왔든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AIDS의 무시무시한 천벌이 존재하며 각지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미국에 침입한 것은 1970년대다. 'AIDS의 원산지는 아프리카'라고 하지만 미국인 동성연애자가 카리브해상의 휴양지인 '아이티'로 놀러갔다가, 현지에서 아프리카이민과 동성연애관계를 가진 것이 원인이었다. 81년 미국에서 제 1호환자가 생기고 나서 잠간사이에 확산되었다. 현재 미국의 AIDS 감염자는 '환자수의 약 1백배'라고 추정된다.

일본에서는 미국을 경유하여 AIDS가 상륙하여 81년 제 1호환자가 생겨난 이래 2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최초의 여성사망자가 최근에 생겨 공포감이 만연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AIDS에 대한 국민의 두려움이 정치적 의도로 이용되기도 한다. 필리핀에서는 좌익이 미군기지를 철수시키라는 요구를 주장하는 데 이 소동을 이용한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필리핀인 22명중 대부분이 미군과 깊은 성관계를 갖고 있었다. 어떤 필리핀인은 심지어 AIDS가 창궐하여 미군기지철수를 지지하는 여론이 확대되기를 공산주의자가 바란다고까지 생각한다.

20세기말에는 5천만명?
 

WHO에 보고된 세계의 AIDS 발병건수(실제는 이보다 10배 이상이라고)


전염병을 전공하는 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AIDS가 세계적으로 전염될 경우 20세기말이 되면 3천만내지 5천만이나 되는 엄청난 사람들이 이 병에 감염될 것이다. 그 이유는 이 병이 '2,4,16,256,(256)²,…' 라는 형태로 증가하리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DS에 감염된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체를 오랫동안 끈질기게 가지고있다는 사실에 가장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전염병이란 일반적으로 단 몇일 혹은 몇주만에 인간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것이 보통이며 또한 매개체가 동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말라리아는 모기, 발진티푸스는 이, 페스트는 쥐나 벼룩에 의해서만 감염이 가능하다. 하지만 AIDS는 인간을 매개체로 하여 폭넓은 활동영역을 갖고 있다.

AIDS는 감염되고나서 병이 악화되는 기간이 다른 어떤 전염병보다도 길다. 소위 이런 잠복기가 2년이나 3년, 길어지면 5년이 될 수도 있다(물론 5년 이상의 장기간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호랑이가 반항하는 짐승을 오랫동안 괴롭히기 위해 야금야금 죽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AIDS의 전염경로
 

AIDS의 전염경로


지난 83년 1월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종양 바이러스 연구팀장 장 클로드 세르망(Jean-Claude de chermann) 박사는 AIDS의 원인인 LAV(Lymph Adenopathy Virus)를 발견하여 천형(天刑)으로 알려진 이 병을 퇴치하는 데 서광을 비추어 준 장본인이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모든 분비물에는 LAV가 존재한다고 보면 틀림없다고 한다. 즉 혈액, 오줌, 눈물, 침, 정자 및 자궁분비물 들이다. 현재 분명히 전염경로가 밝혀진 것은 수혈 및 성교에 의한 것과 LAV에 감염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감염되는 수직감염이다.

최근까지 밝혀진 환자의 78%가 문란한 성생활자였다는 통계는 청결한 성생활을 요구한다. 환자중 남성동성연애자가 압도적으로 많고 다음으로 일반 남성, 여성의 순서로 확률이 높다.

따라서 성생활이 난잡한 사람중 특히 남자와는 성접촉을 하지 말고 성접촉상대가 남성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혈우병환자 등 AIDS 위험집단에 속해 있으면 접촉을 피하며 성접촉시에는 콘돔과 살정제가 든 젤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마약중독자들은 더러운 주사바늘을 돌려가면서 정맥주사를 맞으므로 AIDS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아시아에서는 헤로인을 주사하기 보다는 담배로 피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양보다 정맥주사로 인한 감염률은 낮다.

그런데 침에는 바이러스가 포함되어있지만 최근 침속에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키스는 격렬한 것이라도 AIDS를 옮기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공기에서는 바이러스가 죽으므로 악수하거나 포옹하거나 울거나 기침하거나 하품하는 것도 AIDS를 옮기기 어렵다. 또한 수영장이나 뜨거운 욕조, 음식점에서 식사해도(음식점 종업원이 AIDS환자라도) AIDS를 옮기기 어렵다. AIDS는 침대시트나 수건, 컵, 빨대, 접시, 기타 식기를 같이 써도 여간해서 감염되지 않는다. 또 맛사지, 자위, 또는 성적 접촉이 아닌 육체 접촉도 옮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감염여부 알기 어려워

AIDS환자나 감염자와의 성접촉 등으로 감염이 되면 약 8주후에 혈액속에 항체가 나타나는 이를 AIDS 바이러스 항체양성자라고 한다. 다시말해 바이러스의 침입은 받았지만 아직 발병은 되지 않은 상태인데, 이들중 10~30%(평균 15%)가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DS는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와는 달리 잠복기가 3~5년으로 매우 길다. 그때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일어나지 않아서 검사를 해보지 않는 한 감염여부를 전형 알 수 없으므로 그사이 많은 사람과 아무련 죄책감없이 성접촉을 갖고 AIDS를 옮기게 된다.

게다가 일단 이 병에 걸리기만 하면 진단받고 난 뒤 1년반 이내에 50%, 3년 이내에 75%, 5년 안에 90%가 사망하기 때문에 발병은 사형선고와 다름이 없다.

WHO는 지난 86년 3월 AIDS를 진단하는 중상의 기준을 빌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AIDS에는 세가지의 주증상과 여섯가지의 2차증상이 있다.
주증상은 ① 몸무게가 10%이상 줄고 ② 1개월이상 만성적인 설사가 계속되며 ③ 1개월이상 지속적으로 또는 가끔 열이 나는 것이다. 2차증상은 ① 1개월이상 계속되는 기침 ② 온몸이 가려운 피부염 ③ 계속 발생하는 수포진 ④ 구강 및 식도염 ⑤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대상포진 ⑥ 온몸의 임파선종창 등이다. 이중 주증상이 2가지 이상 있고 2차증상이 한가지이상 있을때는 AIDS로 진단한다. 암의 일종인 카포시 종양이 온몸에 번져 있으면 이것만으로도 AIDS로 진단된다.

반면의 어린이의 경우는 앞의 증상 외에도 만성설사, 빈혈, 성장정지 등의 증상을 보린다.

AIDS에 감염되면 최하 4개월에서 5년까지의 잠복기를 거친 뒤 AIDS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AIDS 잠복기간은 3년정도로 알려져 있고 그뒤 2,3년간은 가벼운 AIDS 증상(AIDS-related complex)을 나타내며 이것이 심해지면 목숨을 잃는다.

AIDS 바이러스는 생체의 경비병격인 T세포라는 방어군을 파괴, 병균을 이겨내는 면역능력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면역결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AIDS 자체가 병이 아니고 이러한 면역결핍증 때문에 신체가 병균에 대해 무방비상태가 되므로 평소에 활동을 못하던 잠재바이러스나 곰팡이들이 활동을 시작하거나(이를 2차감염이라 한다) 새로운 병원균이 큰 저항없이 체내에 활동하고 결국 생명을 앗아간다.

이렇게 '죽음에 이르는 병'에는 카리니폐렴을 비롯하여 카포시종양같은 희귀한 피부암에 걸리거나 중추신경조직에 발생하는 톡소플라즈마증(症), 결핵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환자들의 3분의 1정도가 뇌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어 이로 인한 장애가 증가하므로 뇌신경의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뇌혈관에는 약제가 도달하기 힘들어 AIDS 바이러스가 침입할 경우 아무런 저항없이 잠복하면서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쳐 가벼운 신경이상증세나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또 뇌염이나 곰팡이에 의한 뇌막염을 비롯하여 혈소판감소, 뇌출혈 등 중추신경계에 염증 내지 뇌혈관장애를 일으킨다.

파스퇴르 연구소 AIDS 바이러스 발견

AIDS 바이러스는 앞에 서술한 대로 83년 1월에 처음 발견되었다.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에서는 레트로바이러스(종양을 일으키는 원인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피를 뽑아 그속에 든 바이러스를 배양하다가 독특한 성격을 나타내는 새 바이러스를 찾아냈다. 이 바이러스를 혈액에 침투시켰더니 이것은 혈액속에서 면역을 담담하는 백혈구중 T세포를 공격, 파괴하여 면역체계를 깨뜨림을 알게 되었다.

또 신종 AIDS 바이러스인 LAV-2도 발견되었다고 역시 파스퇴르 연구소가 2월 14일 도쿄 AIDS 학술회의에서 밝혔다.

AIDS 바이러스는 급속하게 변하고, 표면의 항원을 너무 자주 바꾸는 능력이 있으므로 면역체계는 바이러스에 지지 않을 만큼 빨리 항체를 바꾸지 못한다. 이것은 백신을 개발할 때도 문제가 된다. 한 종류의 AIDS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백신을 개발해도 곧 다른 항원을 가진 바이러스가 많이 나타난다. 또한 백신이 만든 항체가 침입한 바이러스에 적합할 때에도 항체는 바이러스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함이 증명되었다.

바이러스의 또다른 특징은 T세포를 녹인 후 혈액으로 되돌려주지 않고 다른 T세포로 옮겨감으로써 백신제조자를 무력하게 하는 것이다. 세포안에서는 혈액의 공격적인 항체(자연적인 것이든 백신으로 생겼든)로부터 바이러스가 안전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바이러스의 완전한 파괴력은 AIDS환자의 면역체계가 소생하는 것을 확실히 방해한다. 바이러스는 면역체계가 소생될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T세포를 파괴한다.

겨우 AIDS 진행 늦추는 약만 개발돼
 

AIDS복제^1.AIDS 바이러스가 면역체계 T세포를 공격한다. 2.리버스 트랜스크립타제가 AIDS RNA를 DNA로 변화시킴. 3.DNA는 더 많은 AIDS 바이러스를 생산하도록 지시한다.


AIDS와의 투쟁에서 진보는 아주 느리다. 병이 발견되고나서 5년후 과학자들은 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추출했고, 항체를 알아내는 실험을 거듭했고 어떤 징후를 통제할 것처럼 보이는 약을 발견했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미감염자를 보호하기 위한 백신을 제쳐놓더라도 환자를 치료하는 약을 발견하는데만 몇년, 어쩌면 몇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치료약이라기보다는 AIDS의 진행을 늦추어 환자의 수명을 조금 연장해주는 데 불과하다. 그래도 항바이러스약(현재 4종류가 있음)과 면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약물이 사용되어 초기의 급속사망률은 크게 떨어졌다.

작년 9월 미국 보건당국은 아지도티미딘(AZT, azidothymidine)이란 약이 AIDS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AIDS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AZT는 AIDS를 완치시키거나 예방할 수 없다는 전제를 붙였다.

AZT는 1964년 미시건 암재단의 호비츠(Jerome Horwitz)가 항암약으로서 처음 개발했다. 그러나 양에는 비효율적임이 드러나 국립암연구소의 '갈로'(Robert Gallo)와 파스퇴르연구소의 '몽타니에'(Loc Montagnier)가 각각 AIDS 바이러스를 분리한 1984년까지는 잊혀졌다.

어떤 바이러스는 단백질로 둘러싸인 2중가닥의 DNA로 되어있다. 그들이 세포를 공격할 때 DNA는 세포의 발생기구를 점령하여 바이러스를 복제하도록 명령하고 다른 세포에 침투하지는 않는다. 공격받은 세포는 그 과정에서 대개 죽는다. 그러나 AIDS 바이러스는 소위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이고, 1가닥의 RNA를 포함한다. RNA혼자서는 세포를 정복할 수 없지만, 레트로바이러스는 리버스 트랜스트립타제(reverse transcriptase)라는 효소를 운반한다. AIDS 바이러스가 면역체계인 T세포를 공격할 때 그 효소는 바이러스 RNA가 DNA로 바뀌어 세포기관을 장악하고 복제하여 세포를 쓸모없게 만든다.

백신제조는 왜 어려울까?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잊혀졌던 AZT를 인간세포의 투입하면 인간의 효소로 인해 '모조당'(false sugar)으로 바뀌는 것을 발견했다. '모조당'은 DNA를 만드는데 유용한 AIDS바이러스의 리버스 트랜스크립타제가 사용하는 당과 닮았지만 같지는 않다. AIDS효소가 잘못하여 모조당분자를 DNA사슬에 첨가하면 DNA합성이 정지된다. 따라서 바이러스 복제도 중단된다.

AZT는 버로우 웰컴(Burroughs Welcome)사에서 청어의 정자를 추출하여 만들었다. AZT는 현재 3천여명의 AIDS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이 약의 결점은 빈혈같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이다.

지난 1월초에는 캘리포니아의 ICN제약회사에서 리바비린(ribavirin)이란 약이 AIDS와 관련된 감염의 진행을 정지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마술적 치료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감염 초기에 AIDS의 진행을 억제할 것으로 보이는 약을 발견한 것은 처음이다. 림프절이 부어오른 환자에게 24주간 실험했는데 52명중에서 아무도 AIDS가 전면적으로 퍼지지 않았다.

1월말에는 미국정부가 AZT보다 부작용은 적고 치료효과는 높은 디디옥시시티딘(DDC)이라는 AIDS치료제의 특허를 60일 이내에 '호프만 바로슈'사에 내주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DDC는 예비실험으로 AIDS 진행환자에게 투여되고 있는데 실험실내 연구로는 기대가 모아지는 약이다. 그러나 이 약도 AIDS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뿐 원인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하지는 못한다.

AIDS의 백신에 대해 한편에서는 낙관적인 기대를 걸고 있지만 3가지 장벽이 있다. 즉 바이러스는 항상 변하고 있꼬, 백신약이 개발되어도 실험할 동물이 없으며, 따라서 누구에게 백신을 주사하여 효과를 검증할까 하는 것이다. 즉 이론적으로 백신을 만들기는 쉽다. 죽거나 약화된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하면 면역체계가 생겨 진짜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이를 공격하도록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 상비군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죽거나 약화된 AIDS 바이러스를 포함한 백신은 너무 위험하다. 생산과정에서 몇개라도 소생하면 백신은 예방약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용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으로 무해할 정도의 바이러스만을 포함한 '소단위'(subunit) 백신을 사용한다. 그렇지만 이들이 적절한 항원을 가졌으면 면역체계가 반응하여 B세포 군대를 만들어 항체가 생긴다.

다른 방법으로 하버드대학의 에섹스(Myron Essex)는 AIDS와 닮았지만 무해한 아프리카 바이러스가 AIDS를 막아낼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HTLV-4라는 대단히 약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AIDS에 걸리지 않는다는 증거가 조금 있다. 에섹스는 HTLV-4를 보유한 아프리카인들이 AIDS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만일 그들이 AIDS에 면역이 된다고 하면 HTLV-4백신은 AIDS바이러스에 거세게 도전할 것이다.

일부일처주의를 지키며 정맥주사를 맞지 않고 혈우병 등으로 수혈을 받지 않는 정상인이면 AIDS에 감염될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이 가능성은 미국에서 보통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할 가능성이 5천분의 1이고, 살인범에게 살해될 가능성이 1만분의 1, 심지어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이 60만분의 1이라는 통계와 비교해보면 그리 높은 것이 아니다.

예방법

일반적인 AIDS예방법은 절대로 안전한 상대 이외에 특히 AIDS환자, 남성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등 위험한 사람과는 성관계를 갖지 않는 것이다. 또한 성관계를 가질 떄는 콘돔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로써 AIDS감염을 100%막을 수는 없지만 AIDS전파를 억제할수는 있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아무와도 성관계를 갖지 않는 것이지만 아마 이것은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성관계의 방법을 바꿀 수는 있을 것이다. 인간의 성본능은 이미 상당히 퇴화되어 교육받지 않으면 남자든 여자든 성관계를 가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즉 인간은 어디선가 배운대로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AIDS환자와 함께 생활할 때는 면도기 칫솔을 따로 쓰고, 이들의 혈액이 묻은 물건은 태워버리는 게 좋다.

사회적으로는 AIDS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에 대해 항체검사를 실시해야 된다. 귀고리나 문신도 삼가하는 것이 좋고 주사바늘도 1회용을 써야 한다.

영국에서는 최근 안전하게 사용하고 버리는 주사기를 새로 고안한 'P.시순'씨 등 3명의 연구팀이 'ID-테크'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보급하기 시작했다.

AIDS 자기진단방법

영국의 신문 '더 선'에 게재된 AIDS의 자기진단방법. 아주 쉬운 해설이 있어서 이 질병의 증세를 쉽게 알 수 있다.

1. 피로
AIDS환자는 피로하여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큰일이다. 머리를 빗는 것도 귀찮다. 식은땀이나 열때문에 잠을 잘 못자 피로는 한층 더해진다. 만일 언제나 피곤한 사람을 보면 그것은 좋지 않은 징후라 할 수 있다.

2.체중 감소
AIDS는 급격한 체중감소를 일으킨다. 그 원인에 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다르다. 식은땀, 잇몸의 통증, 식욕부진으로 식사를 잘 못하게 된다. 차차 겉모습이 물집잡힌 피부로 덮인 해골처럼 바뀐다.

3. 설사
AIDS환자는 내장조절이 안 된다. 다소 배탈난 정도를 넘어 물같은 설사가 계속된다. 설사는 에너지나 비타민 흡수를 방해하여 더욱 체력을 저하시킨다. 그래서 다른 균의 침입을 쉽게 한다.

4. 입안의 통증
AIDS환자에 특유한 입안의 통증은 과음한 뒤 잠에서 깰 때의 느낌같다. 입술이나 혀에 얇고 흰 풀이 덮인 것처럼 되어 식사가 곤란해진다. 그리고 차차 식도로 퍼진다.

5.몸의 통증
AIDS환자는 포진등이 입술에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배에 생겨 보통의 통증에 비해 심하며 고통스럽다. 단 매독이라면 약으로 통증은 없어지지만 AIDS는 몇개월이나 지속된다.

6. 임파선의 붐
입, 겨드랑이, 사타구니 옆에 임파선이 딱딱하게 붓지만 통증은 없다.

7.폐렴
죽음에 이르는 새로운 폐렴(카리니폐렴)이 AIDS환자 사인 중 첫째다. 그것은 AIDS 바이러스의 침입으로 면역기능이 파괴되어 생긴다. 어릴 때부터 몸에 있던 원충이 억제받지 않고 증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8. 커다란 기미, 반점
새로운 피부암인 카포시종양은 현재 AIDS환자의 30%를 공격한다. 그것은 처음에 보라색의 엷은 반점으로 나타나 전신으로 퍼진다. 그러나 그자체로는 통증을 수반하지 않고 직접 사인이 되기 전에 다른 감염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9. 임파암
한번 임파선이 침범되면 암이 몸전체로 퍼진다. 임파선은 서양 자두정도로 부풀어 오른다. 이 경우 건강인이라면 암이 되지 않는 다른 병의 바이러스라도 면역을 잃는 AIDS 환자에게는 암이 된다.

10. 노망증세
AIDS 바이러스는 20~30대의 젊은이를 바보노인으로 바꿔버린다. 기억상실, 정상을 벗어난 성격변화 등 보통 노쇠로 나타나는 증상이 생긴다. 이것은 AIDS 바이러스가 뇌에 침입했기 때문인데 의식불명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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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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