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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최적기 맞은 화성 100% 즐기기

6월 한밤 남쪽하늘 주목하라

화성을 100% 만끽할 수 있는 적합한 시기를 맞았다.화성이 6월 22일 13년만에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다.한밤중 남쪽하늘 전갈자리 근처에서 붉은 행성 화성을 소형 망원경으로 즐겨보자.붉은 빛 이외에 표면에 나타나는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허블우주 망원경이 찍은 화성. 북쪽의 극관 이 눈에 띈다. 화성의 극관은 이번 화성접근시기에 볼만한 대 상이다.


6월에는 자정을 전후한 한밤중에 남쪽하늘을 보자. 지평선 위로 그려진 커다란 S자 모양인 전갈자리 왼쪽으로 밝게 빛나는 불그스름한 ‘별’이 눈에 띈다. 바로 붉은 행성 화성이다. 화성은 6월 22일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다. 소형 망원경으로 화성표면을 즐길 수 있는 최적기다.

2년 2개월마다 맞는 접근

다른 행성들과 달리 관측 적기가 드문 화성. 언뜻 생각하기에는 지구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잘 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을 것 같지만, 천체의 오묘한 법칙은 오히려 우리에게 화성의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우주공간에서 행성과 지구의 궤도를 그려보면 위치에 따라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기도 한다. 명왕성처럼 아주 먼 곳에 있는 행성은 지구의 위치가 어디이든 거리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태양과 명왕성 사이의 거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만큼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옆의 화성은 태양에서 봤을 때 지구와 화성이 같은 방향인지 다른 방향인지에 따라 거리 변화가 유달리 심하다. 두 천체가 가장 가까이 만나는 시기는 우주공간에서 태양과 지구, 그리고 화성의 순서로 일직선으로 배열되는 때다. 이런 시점을 ‘충’이라고 부른다. 지구와 화성이 충을 이루는 시기는 평균 7백80일, 즉 2년 2개월마다 한번씩 일어난다. 충의 배열이 이뤄지는 순간에 화성과 지구가 접근하는 것은 당연하다.

화성의 경우는 이런 주기 이외에 또다른 미묘한 문제가 있다. 지구 궤도는 거의 완전한 원에 가깝지만 화성 궤도는 상당히 심하게 이지러진 타원형이다. 따라서 화성과 태양의 거리가 그때그때 매우 달라지며, 이에 따라 지구와 화성이 가까이 만나더라도 우주공간의 어느 자리에서 만나는지에 따라 지구와 화성의 거리는 항상 달라진다. 즉 충인 시기에도 지구와 화성간의 거리가 가깝게는 5천6백만km, 멀게는 1억1백만km까지 변한다. 당연히 지구에서 보이는 화성의 크기도 달라진다.


지구에 접근한 화성의 연도별 거리변화. 오는 2003년에 최근 10년 중 가장 가까워지 지만, 올해에도 이에 못지 않 아 소형망원경으로 화성표면 을 관측하기 좋다.


2년 전에 비해 28% 커

화성이 지구와 가까운 상태에서 충이 될 때 화성을 관측하기 더 양호한 것은 당연하다. 이번 달에 충이 되는 화성은 최근 13년 간에 걸쳐 가장 잘 보이는 조건을 갖췄다. 지난 1999년에 비해서도 밝기가 두배 정도 밝아졌고 크기도 28% 가량 커보인다.

유난히 붉은 빛을 띠는 화성은 다른 별이나 행성과 구별하기가 쉽다. 표면의 흙에 섞여 있는 철 성분이 녹슬어서 붉게 보이는 탓이다. 또한 과거 화성 표면에 철을 산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물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망원경의 시야에 들어오는 화성의 표면은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띠는 노란색을 나타낸다. 이것을 배경으로 해서 상대적으로 밝거나 어두운 부분이 있고, 양극지역에 쌀눈처럼 하얗게 보이는 극관이 보인다. 이런 모습은 초점거리가 긴 구경 4인치 굴절망원경이나 8인치 반사망원경 이상에서 좀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화성의 밝고 어두운 곳에 대한 이름은 지형학이나 신화를 고려해 붙여졌는데, 19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지오반니 스키아파렐리가 주로 고안한 것이다.

화성 표면은 지역에 따라 여러 모양을 한다. 황갈색인 밝은 곳과 검고 어두운 곳으로 나뉘어 보인다. 극지방에 나타나는 흰색의 극관은 이산화탄소가 얼어붙은 드라이아이스가 주성분이다. 북반구에는 주로 낮은 평원이 넓게 펼쳐지고, 남반구는 크레이터가 많으며 오래된 고지대가 이어진다. 군데군데 물이 흘러 생긴 듯한 계곡도 있다. 북반구의 평원지대인 타르시스에는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으로 알려진 올림푸스산이 있다. 높이는 에베레스트산의 세배가 넘는다.

극관과 먼지폭풍 스케치

화성 표면의 지형이나 변화를 포착하는데 손쉬운 방법이 바로 스케치다. 화성을 스케치하려면, 지름 5cm 정도의 원이 그려진 관측용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편리하다. 먼저 시야에 들어온 화성표면을 전체적으로 묘사하고, 특이한 현상이 보이면 시간을 측정함과 동시에 세부를 묘사한다.

소형 망원경으로 눈여겨볼 만한 현상은 극관과 먼지폭풍에 따른 밝고 어두운 부분일 것이다. 관측자료의 객관성을 유지하려면 묘사하고자 하는 현상의 상대적인 명암에 대해 기준을 정해 수치화하는 것이 좋다. 이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망원경의 시야에서 흰 극관의 밝기를 0으로 두고 배경의 어두운 하늘을 10으로 하면 된다.

극관은 충에 이르러 관측조건이 양호해지며, 4인치 굴절망원경이나 6인치 반사망원경 수준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극관은 화성의 계절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한다. 예를 들어 화성의 북반구가 봄을 맞았다고 하자. 이때는 태양광선의 입사량이 증가되기 때문에 북극의 극관은 작아진다. 극관은 여름이 되면 완전히 사라져 버리기도 하며, 가을로 접어들면서 온도가 내려가면 서서히 극관이 커지기 시작해 한겨울에는 최대의 크기에 이른다. 화성의 남반구에서도 화성년으로 반년의 차이를 가지고 북반구와 비슷한 계절적 변화가 생기지만 남극의 극관은 한여름에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화성 표면에는 때때로 한정된 범위를 가진 노란색의 먼지폭풍이 나타난다. 이들 먼지폭풍은 햇빛의 반사도 차이에 의해 이미 친숙해져 있는 화성표면의 지형 위를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움직인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충이 되면 화성의 표면온도가 높아지고 먼지폭풍이 발생하는 빈도도 높아진다. 거대한 먼지폭풍은 주로 화성의 남반구에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지폭풍은 몇일 사이에 크게 변화하므로 퍼져나가는 위치와 시간을 정확히 기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이번 화성접근시기에 관측을 시도해볼 만한 대상이다.

‘우주전쟁’과 화성

태양계 행성 가운데 지구와 가장 닮은 화성은 역사적으로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지로 주목받아왔다. 영국의 SF소설가 웰즈의 ‘우주전쟁’에 묘사된 화성인은 과학적인 사실성 여부를 떠나 당시 외계생명체에 대한 관심을 잘 나타냈다. 1894년 화성인의 존재를 굳게 믿었던 미국인 로웰은 본격적인 화성 관측을 위한 천문대를 세워 화성의 운하를 그려내긴 했지만, 결국 천문학사에 하나의 해프닝으로 기록되고 말았다.

화성의 지름은 지구의 절반 정도며, 자전축은 공전 궤도면의 수직축에 대해 25° 가량 기울어져 있어 지구(23.5°)와 비슷하다.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으므로 지구와 같은 계절 변화가 있다. 자전주기는 24시간 37분으로 하루의 길이도 지구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다른 점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1년의 길이는 두배 가량 되며, 햇빛이 약해 지구보다 춥다. 대기는 거의가 이산화탄소이며 약간의 질소와 수증기를 포함한다. 일교차도 심해 한낮에는 22℃까지 올라가지만 밤에는 영하 1백33℃까지 떨어진다.

‘걸리버 여행기’에 나온 화성의 두 위성

화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라는 두개의 작은 위성을 가지고 있다. 지구의 달처럼 둥글지 않고 불규칙한 모양을 한다. 18세기 초 영국의 스위프트가 쓴‘걸리버 여행기’에는 화성이 두개의 달을 가진다는 예언이 나오지만, 실제로 이들 두 위성은 1877년 미국 해군 천문대의 홀이 65cm 굴절망원경을 사용해 발견했다.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각각 10.5, 11.5등급까지 밝아지나 화성에 가까이 붙어 공전하기 때문에 아마추어들이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화성과 포보스 사이의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에 비해40배 이상 가깝다. 천문학자들은 두 위성이 본래 소행성이었으나 화성의 인력에 이끌려 주위를 공전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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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지현 아마추어 천문가
  • 강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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