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에너지산업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아직 기술적으로나 경제성에서 볼때 석유, 석탄등 화석자원을 대체시킬만한 것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석탄은 난방취사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서민가정의 가장 주요한 에너지원이다. 그런데 매장량이 30년후면 바닥이 난다거나 매년 깊이 파들어가는 바람에 채탄비가 점증하고 있다는 등 어두운 소식이 많았다.
그런데 석탄부존 상태를 쉽고 정확히 알아내는 새로운 탐사법이 개발되었으며 이 탐사법으로 종래 알려진것 이상의 상당한 석탄매장량까지 확인하게 되었다. 화제의 무대는 한국동력자원연구소. 그리고 이 연구소의 구자학박사(具滋學ㆍ55ㆍ응용지구물리학)가 얘기의 주인공이다.
▲이번에 개발한 TEM 탐사법은 어떤 것인가 부터 설명해 주시죠.
"종전의 석탄부존탐사법은 시추에 의한 것이었읍니다. 실제로 땅속을 깊이 뚫어 채취한 광물을 분석하여 석탄의 질과 부존범위를 알아내는 것이지요. 이번에 개발한 방법은 전자파를 이용하여 지하자원이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가를 3차원적(입체적)으로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현장의 지표에 송신장치를 설치해놓고 수신장치는 기존의 갱도 안에 설치하여 땅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전자파를 측정합니다. 그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처리한 내용을 칼라도면으로 해석하여 그려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도면만 보고 새로운 갱도를 뚫고 나갈 방향과 깊이를 쉽게 정할수있어 대단히 경제적입니다"
▲전자파를 이용하는 원리는 어떤것입니까.
"시간영역전자탑사법(time electro-magnetic method)라는 명칭에 나타나듯 전자파가 전도체 (지하의 광물)를 통할때 생기는 변화를 측정하는것이지요. 즉 지표에서 송신루트를 이용하여 1차자장을 형성시켜 주면 이 자장이 전도체와 만났을때 와전류(渦電流ㆍeddy current)가 형성됩니다. 그 와전류의 강도를 통해 세가지 성분(상하와 동서, 남북방향)을 측정하고 동시에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신호도 측정하죠. 그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3차원적으로 전산처리 한뒤 최종결과를 컴퓨터플로터에 의해 도면으로 출력시키는 것입니다. 이 방법에서 자료 측정방법은 이미 알려진 방법이고 기존의 갱도속에서 수신기로 측정하는 방법과 자료를 칼라도면화 시키는 방법(Key technology)은 처음으로 시도된것이며 착수한지 3년만에 개발했읍니다. 이 방법을 개발하는 데는 저 말고도 동력자원연구소 자원탐사연구부의 이태섭, 서상용, 정형기박사등이 공동참여했읍니다"
▲TEM 탐사법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우리나라의 석탄광은 외국의 것과 달라 규모가 작고 분포상태가 불규칙하며 복잡합니다.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바닥이 나고 맥이 끊기고 맙니다. 그러므로 독특한 방법을 개발해야 하는 사정이었고 우리나라의 석탄은 전기가 잘 통한다는 물리적 성질을 이용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하게 되었읍니다. 그 결과 지금부터는 이방법으로 돈과 시간과 인력을 적게 들이고도 쉽게 새광맥을 찾아낼 수있게 되었읍니다"
▲TEM탐사법을 실제 적용한 실적은 어떤지요.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의 기존 갱도 4㎞를 지난6월5일부터 10월20일까지 탐사하여 많은 양의 새 석탄부존을 입체적으로 확인하였읍니다. 이어 황지에 있는 한보탄광에서도 10월20일부터 11월20일까지 현장조사를 끝냈읍니다. 이곳의 현장자료는 컴퓨터로 전산처리하여 내년 2월16일까지 도면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 밖에 봉명 광업을 비롯한 여러곳에서 탐사의뢰가 있으나 겨울철의 작업진도부진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내년 3월부터 탐사작업을 새로 시작하려 합니다. 이미 채탄할 광맥이 바닥이 났다고 결론을 내리고 다른 광맥을 찾으려 할 때 그 기존의 갱도 속에서 지상과 전파로연결하여 쉽게 새 광맥을 찾아 낼수있어 비용이 적게 든다는데 대해 업계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읍니다. 이것은 바로 생산비 절감과 소비자 부담 절감으로 연결되는것이어서 여러가지로 좋은 효과가 나타나리라 봅니다."
▲앞으로 연구해갈 목표는…
"먼저 이번에 개발한 방법으로 전국의 석탄광을 전반적으로 정밀조사해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이어 금속자원 탐사에도 적용할 방법을 연구해야 할것입니다. 더 장기적인 계획은 우리나라의 땅속 깊은곳에 있는 지열을 탐사하는 방법을 개발 하는것입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자원을 찾아낸다는것은 대단히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기어이 해내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서울대공대를 졸업(58년) 한뒤 줄곧 자원개발 분야에 대해서만 연구해온 구박사는 앞으로도 이분야의 연구에 매진해 갈 뜻을 결연히 다짐하는 표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