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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미국의 메이저리그(MLB)다. 동양인 불모지로 여겨지던 이 땅에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필두로 추신수, 스즈키 이치로 같은 아시아 선수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자 아시아에서 날고 긴다는 타자들이 여럿 MLB에 도전했다. 일본과 미국, 양쪽에서 25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만 해도 모두 열두 명이다. 일본프로야구(NPB) 시절과 비교했을 때 이들의 성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모두 내로라하는 선수였지만 MLB 진출 이후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먼저 타구의 질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타자가 만든 타구의 방향과 속도 등 전반적인 타구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인플레이 된 타구타율(BABIP)이 MLB에 진출했을 때 7.4% 떨어졌다. 타석당볼넷 비율도(BB%)도 11.1% 줄어 출루 횟수도 줄었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것은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순수장타율(ISO)이다. ISO는 무려 36.6%가 감소했다. 타석당 삼진 비율(K%)만이 4% 정도 좋아졌다(감소했다).

일본 타자들은 상위리그에서 자신의 스윙을 포기하고 공을 맞추는 데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장타는 줄고 타구질은 더 나빠졌지만 삼진만은 적게 당한 것이다. MLB에서도 뛰어난 활약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한 이치로가 대표적인 예다. 이치로는 완전한 교타자로 변신하면서 MLB에서 살아남았다.

이치로는 일본에서는 7년 연속 10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이 있는 타자였지만 MLB에서 10홈런을 친것은 단 세 번이다. 그는 올해까지 14시즌을 MLB에서 뛰고 있다. 반면 타율은 거의 변화 없이 일본시절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강정호의 최종 성적은?

그렇다면 한국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떨까. KBO 야수 중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은 강정호가 처음이기 때문에 자료가 부족하다.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타자들의 기록 변화율을 구한 뒤, 여기에 일본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이동했을 때 변화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한국타자 중 일본에서 뛴 타자는 총 7명이다. 그 중 한국야구 초창기인 1980년대에 일본에서 뛰었던 백인천과, 일본에서 150타석에도 들어서지 못한 이범호는 제외했다.
 

분석 결과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동했을 때처럼 전체적으로 기록이 나빠졌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일본 타자와 달리 한국 선수는 상위리그로 이동할 때 삼진율도 급증했다는 것이다. 반면 순수장타율 감소폭은 한국 타자가 적었다. 한국 선수들은 수준이 높은 리그에 진출하더라도 장타를 노리는 자기 스윙은 그대로 가져갔다고 생각할 수 있다. MLB에 직행한 강정호는 어떨까.
 

현재까지는 예상 기록보다 실제 기록이 월등히 좋다. 상위 리그에 진출했음에도 장타도 늘고, 삼진도 줄었다. 볼넷만 한국 때보다 줄었을 뿐이다. MLB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타격을 한 것이 지금까지는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다만 일본 타자들도 처음 100타석 정도는 뛰어난 활약을 보이다가 약점이 드러나면서 성적이 떨어진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아직 판단은 시기상조다.

상위리그에 진출한 일본과 한국의 타자들 기록을 살펴보면서 두 나라의 스타일 차이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한 해설자가 방송에서 말해 화제가 됐던 ‘파워의 한국, 정교함의 일본’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피츠버그에서 강정호를 영입한 이유 역시 장타력 때문이었다.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국의 파워를 미국 곳곳에 널리 알려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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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원 작가
  • 글 및 사진

    bizball project
  • 에디터

    송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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